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필립 로스
오늘은 왠지 묵직한 작가 필립 로스의 신간 <샤일록 작전>이란 책을 이야기할게.
신간이라고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만 신간이고,
원작으로는 1992년에 출간된 비교적 오래된 소설로,
고전의 반열에 들어가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필립 로스는 자신이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여러 편 집필했다고 하는데,
이번에 읽은 <샤일록 작전>도 주인공이 필립 로스란다.
<샤일록 작전>은 아빠가 읽은 필립 로스의 다섯 번째 작품인데,
그 전에 읽은 <미국을 노린 음모>의 주인공도 필립 로스였단다.
그런데 <미국을 노린 음모>는 대체 역사 소설로
당연히 허구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이번에 읽은 <샤일록 작전>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이라며 이야기를 시작하고,
1992년 당시 실제 벌어지고 있는 데미야뉴크 사건에 대한 재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까,
이것이 소설인지 실제 이야기인지 헛갈리기도 했단다.
아빠는 초반부에 지은이가 직접 겪은 일에 허구적인 요소를 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소설 맨 마지막 작가의 말을 통해 이 모든 것이 허구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읽는 사람이 헛갈리는 것은
필립 로스의 필력이 그만큼 좋았다는 것이 아닐까 싶구나.
소설의 제목 <샤일록 작전>의 샤일록이 무슨 말인지 몰랐어.
소설 중간을 넘어서까지 샤일록 작전에 대해 나오지 않아서 더욱 궁금했단다.
그런데 Shawn이 책의 제목을 물어보고 아빠가 <샤일록 작전>이라고 하니,
샤일록?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그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라고 물어봤잖니…
이 책이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을 소재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소설 제목의 샤일록이 <베니스의 상인>의 유대인 고리대금업자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
<베니스의 상인>을 언제 읽었냐고 물어보니 학원에서 읽으라고 한 책에 있었다고 했잖아.
비록 학원 숙제로 읽었어도 그걸 잘 기억하고 있구나.
아빠는 기억력이 완전 휘발성인데 말이야.
아빠도 Shawn 덕분에 샤일록은 안 잊을 것 같다.
아빠는 <베니스의 상인>을 그 전까지는 읽지 않았는데,
<샤일록 작전>을 읽고 나서 <베니스의 상인>도 읽어 보았단다.
<베니스의 상인>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해줄게.
자, 그러면 <샤일록 작전>은 어떤 작전인지 이야기해 보자.
아참, <샤일록 작전>은 지금까지 읽은 필립 로스의 소설들 중에
가장 읽기 어려웠던 것 같구나.
소설의 설정은 신선해서 흥미롭게 시작해서 좋았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역사와 관계의 배경지식이 적다 보니 그러지 않았나 싶구나.
하지만 필립 로스의 소설들은 역시 묵직함과 재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번 소설에서도 증명된 것 같구나.
1. 가짜 필립 로스
1988년 이스라엘에 사는 친척과 친구 작가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이스라엘에 필립 로스를 사칭하고 다닌다는 사람이 있다는 거야.
그 가짜 필립 로스는 자신이 필립 로스라고 하면서 재판에서 참석하고
언론 인터뷰도 한다는 거야.
이런 어이 없는 상황이 있나.
그런데 당시 필립 로스는 건강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어.
몇 달 동안 잠을 못 자서 수면제를 복용하였고,
무릎의 통증으로 치료를 받았으나 더 악화가 되었어.
정신도 비몽사몽인 상태라서,
며칠이 지나자 이스라엘에서 온 전화가 진짜 있었던 일인지 꿈인지 헛갈렸어.
그러던 중에 또 자신을 사칭한다는 전화를 받았단다.
가짜 필립 로스가 묵고 있는 호텔도 알려주었어.
그래서 그 가짜 필립 로스가 묵고 있는 호텔에
기자인 척 목소리를 변조해서 전화를 했는데,
그 놈은 자신이 필립 로스라면서 인터뷰에 응하는 거야.
내가 진짜 필립 로스라고 큰 소리를 치고 싶음 마음을 참고 전화를 이어갔단다.
그런데 그 인터뷰에서 가짜 필립 로스는 자신의 확고한 의지를 이야기했어.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서 이야기했어.
유럽 출신인데 이스라엘에 들어와 사는 사람들은
모두 유럽으로 돌려 보내고 이스라엘 국경을
1948년 이전의 국경으로 삼고
이웃하는 이슬람국가들과 협조하며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단다.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처럼 들리는구나.
그런데 그는 이런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했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이웃 이슬람국가들에 의해 학살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말이야.
필립은 반박하며 이야기를 했지만,
가짜 필립 로스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단다.
그런 식으로 이스라엘에서 자신을 사칭하면서 인터뷰를 한다면,
그곳에는 필립 로스가 그런 주장을 편다고 생각하겠지?
얼른 가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어.
…
그는 데미야뉴크 사건 재판에도 방청했는데,
이 사건은 실제 있었던 재판으로 상당히 논란이 되었다고 하는구나.
그 사건의 내막과 결론은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알 수 있단다.
아빠는 간단히 이야기할게.
2차 세계 대전 당시 홀로코스트에서 만행을 저지른 ‘공포의 이반’이라는 별명을 가진 자가 있었어.
그런데 미국의 공장에서 평범하게 일하고 있는 존 이반 데미야뉴크라는 사람이
‘공포의 이반’과 동일한 사람이라고 신고를 해서 진행되는 재판이었단다.
아무런 특색 없이 평범하게 살아가는 그 사람이 제2 홀로코스트 범죄자였다니..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는데,
그가 동일인이었다는 것 또한 밝히기 쉽지 않았대.
그래서 재판은 엄청 길어졌다고 하는구나.
이 소설을 쓴 1992년도 여전히 재판 진행 중이라고 했어.
가짜 필립 로스가 이스라엘에서 하고 돌아다니는 것을 보니,
필립 로스는 자신이 직접 이스라엘에 가지 않을 수 없었단다.
소설가 친구 아하론를 인터뷰할 일도 있고 해서 그는 이스라엘로 향했단다.
2.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필립 로스는 이스라엘에 도착해서 데미야뉴크 재판에 방청했어.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을 사칭하는 가짜 필립 로스도 만나게 되었단다.
가짜 필립 로스, 이름 부르기가 헛갈리니까
필립 로스가 가짜 필립을 부르는 호칭인 모이셰 피픽으로 호칭을 부르자꾸나.
이제부터 가짜 필립 로스는 피픽으로 부를게.
피픽은 필립 로스를 보더니 먼저 아는 척을 하고
반갑게 일사를 했어.
보통 자신이 사칭한 사람을 만나게 되면, 도망가기 마련인데 말이야.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은 외모마저 무척 닮아있다는 거야.
필립 로스도 놀랬단다.
아주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구분을 못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
피픽은 자신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이름도 필립 로스라고 했어.
그런데 자신은 암에 걸려서 시한부 삶을 살고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믿을 수 있는 것인지…
그러면서 자신이 소설가 필립 로스 행세를 한 것은 맞지만
그것으로 피해를 준 적이 없지 않냐고 반문했어.
필립 로스는 사칭 그 자체가 큰 잘못이라고 했어.
…
나중에 호텔에 묵고 있는데,
피픽의 대리인이라면서 간호사 징크스 모제스키라는 사람이 찾아왔어.
필립 로스가 바로 내치지 못하고 이야기를 들은 이유는
매력적인 사람이었다는 것.
징크스는 필립의 담당 간호사였는데,
오히려 극심한 우울증에 빠진 반유대주의자였던
자신을 살려준 이가 필립 로스, 그러니까 가짜 필립 로스, 그러니까 피픽이라고 했어.
그들은 반유대주의자 비밀 모임을 갖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어.
…
필립 로스는 이스라엘에 있으면서 이상한 경험들을 했단다.
스마일스버거라는 낯선 사람이 아는 척을 하면서,
100만불을 기부하겠다면서 수표를 주었단다.
나중에 알고 그는 자신을 피픽으로 잘못 보고 그 돈을 준 것이었어.
그 이후에도 자신을 피픽으로 잘못 알아보는 경우도 종종 있었어.
그리고 우연히 30년 전 대학 친구였던 조지 지하드를 만났단다.
조지 지하드는 아랍인이었는데 미국에서 생활했지만,
결혼을 하고 나서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아버지의 고향인 예루살렘으로 이사를 왔다고 했어.
유대인도 그렇고 아랍인도 그렇고
위험한 예루살렘으로 오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종교의 믿음이 그렇게 강한 것일까?
아빠로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구나.
조지는 자신뿐만 아니라 아내와 어린 아들까지 함께 왔다고 했어.
하지만 아들은 예루살렘에 온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어.
당연한 것 아닌가 싶네.
조지는 예루살렘의 현실을 알려주겠다면서 필립 로스를 데리고 재판장에 데리고 갔어.
그 재판은 친구 카말의 동생은 십대 소년인데
누명을 쓰고 감옥에 투옥되어 있다고 했어.
조지는 재판장에 가는 길에 예루살렘의 현상황과 문제점에 대해 엄청 길게 이야기를 했어.
이스라엘 사람들이 홀로코스트에서 많이 희생한 것은 맞지만
그들은 그것을 상품화하여 자신들만 큰 희생을 당한 것처럼 홍보한다고 비판했어.
그러면서 그들이 아랍인에게 하는 행하는 나쁜 짓들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어.
이것은 좀 생각해볼 문제란다.
이스라엘이 아랍국가들을 상대로 한 전쟁으로 인해
아이들을 비롯하여 수많은 죄 없는 민간인들이 죽었단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에 대해 사죄를 안 한 것으로 알고 있어.
자신들인 인종 차별을 당해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다른 인종에게 가한다니..
아빠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질 않는단다.
그들 또한 용서 받지 못할 죄를 저지를 뿐.
아무튼 필립 로스는 대학 동창의 친구의 어린 동생의 재판에 참여했는데,
그 어린 소년은 몸이 엉망이 되어 있었어.
그 재판이 잘못된 것임을 알면서도 그는 재판에 대해 자기 의견을 내는 것을 조심스러워 했단다.
…
3. 결국 가짜
피픽의 필립 행세는 계속되었어.
어느날은 필립을 사칭해서 필립이 없는 필립의 호텔 방까지 들어와 있었어.
뒤늦게 필립이 와서 또 둘은 설전을 벌였어.
피픽은 필립에게 100만불 수표를 달라고 했어.
그 길거리에서 만난 스마일스버거가 건네준 돈 100만불을 달라는 거였어.
하지만, 필립은 오는 길에 경찰에 수색을 당하다가 잃어버렸다고 했어.
실제로 필립은 그 돈을 어디선가 잃어버렸단다.
둘은 티격태격하다가 피픽이 문 밖에 잠시 나간 틈에 문을 굳게 잠그고 그를 들여보내주지 않았어.
그가 돌아가고 징크스가 찾아왔단다.
그녀의 매력 때문인지 그녀의 말에 설득하여 문을 열어주었어.
징크스는 피픽이 데미야누크의 아들을 납치하려고 한다…
그러니 그걸 막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했어…
필립은 그녀의 매력 때문인지 또 그녀의 말에 설득 당해
결국 피픽의 숙소를 찾아가 보았지만 그는 그곳에 없었고,
어떤 무리들에 잡혀 감금당하게 되었단다.
그제서야 함정에 빠진 것을 알았지..
당연히 피픽이 자신을 데리고 온 줄 알았는데,
그의 앞에 나타난 사람은 스마일스버거였어.
스마일스버거는 자신들이 계획하고 있는 샤일록 작전에 참여 달라고 요청했어.
결국 필립 그 작전에 참가하게 된단다.
…
하지만 아테네에서 진행된 샤일록 작전에 대한 내용은 책에 실리지 않았단다.
원래 필립 로스가 그 작전에 대한 내용으로 한 챕터를 썼다고 했어.
하지만 그 내용에 중요 기밀이 너무 많이 실려 있다면서
스마일스버거가 책에서 빼달라고 요청을 했고,
필립 로스는 그 작전에 대한 내용은 빼고 책을 만들었다고 하는구나.
끝까지 이 이야기가 진실인지 허구인지 헛갈리게 하는 지은이의 능청.
그렇게 소설은 끝맺음을 하게 된단다.
그리고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맨 마지막에 ‘독자에게 보내는 말’에서 ‘이 책은 허구다’라고 자백을 했단다.
…
아빠가 너희들에게 이 소설에 대한 줄거리를 이야기하면서
앞뒤 흐름이 이어지지 않고 개연성 없이 이야기가 점프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은 모두 아빠가 이 소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란다.
이런 소설은 좀더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데,
핑계지만 좀 바쁜 기간에 읽어서 집중해서 읽지 못한 점도
소설의 흐름을 잃은 이유 중에 하나였던 것 같구나.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지만,
일단은 밀린 책들이 워낙 많이 대기하고 있어서 먼 훗날로 미루기로 하자.
이 책이 쓰여진 것은 1992년.
30년이 흘렀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구나.
더 악화되었다면 되었지 해결할 기미가 잘 보이지 않는구나.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뿐만 아니라 주변 아랍국까지 횡포를 부리고 있는 상황.
더 이상 유대인이 제2차 세계대전의 희생자로 보이지 않는 요즘이란다.
그거보다 더 큰 가해자로 보이기 시작했어.
어떻게 이 문제가 해결될지…
…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1988년 1월, 신년이 밝은 지 며칠 뒤에 나는 또 다른 필립 로스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책의 끝 문장: “당신의 유대인 양심이 이끄는 대로 따르시오.”
책제목 : 샤일록 작전
지은이 : 필립 로스
옮긴이 : 김승욱
펴낸곳 : 비채
페이지 : 572 page
책무게 : 801 g
펴낸날 : 2025년 02월 24일
책정가 : 22,000원
읽은날 : 2025.04.03~2025.04.10
글쓴날 : 2025.04.28,30,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