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포럼에 오시는 스마트피플인 여러분들께서는
아마도 "Prisoner's Dilemma" 라는 게임이론에 대해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혹 모르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의 문서를 참고하시고
아니면, 그냥 간단하게 제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공범인 두명의 용의자가 체포되어 수감되었습니다.
이 둘은 서로 격리된 취조실에 있으며, 다음과 같은 제안을 받습니다.
둘중 한명만 자백을 하고, 다른 한명이 자백을 하지 않으면, 자백한 사람은 즉시 석방되고, 다른 한명은 10년간 감방에 가둔다.
두사람 다 자백하면, 둘 모두 5년간 감방에 가둔다.
두사람 다 자백하지 않으면, 둘다 6개월만 감방에 산뒤 석방된다.
이 경우, 각 용의자는 각자의 이익을 위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데,
그 결과는 결국 둘다 자백을 하게 되어, 둘다 5년형을 살게 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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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글에서 부동산 가격이 거의 정점에 도달했다는 신호중의 하나로
렌트비의 급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다른 신호 중의 하나는 급격한 매물의 증가, 즉, 공급량의 증가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부동산 가격의 정점 부근에서 공급량은 예년에 비해 꽤 높게 나타납니다.
반면에 수요는 예년과 별 다름이 없거나,
관망세로 돌아선 수요자들 덕분에 아주 약간 줄어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공급량이 늘어나면,
부동산 시장은 자연스레 바이어스 마켓 (Buyer's Market) 으로 전환이 되어야 하는데
현실세계는 그렇게 쉽게만은 동작하지 않습니다.
공급량이 늘어난 시장은 실제로는 더이상 셀러스 마켓 (Seller's Market) 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바이어스 마켓이 된것도 아닙니다.
공급자시장에서 수요자시장으로 변하기 위한 이 미묘한 싯점을
저는 "트와이라잇 존 (Twilight Zone)" 이라고 부릅니다.
한때 미국의 인기있었던 TV 시리즈인 트와이라잇 존을 기억하시라 믿습니다.
트와이라잇 존에서 부동산 가격은 쉽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부동산 가격 그래프를 보면 정점에서 평평한 고원(plateau) 형태를 나타냅니다.
가격의 정점에서 그 가격을 오랜기간 유지 한다는 것이지요.
이 기간의 일반적 특징은
임대주택의 부족으로 임대료가 급상승하고
매물이 예년에 비해 상당량 증가하며
가격은 급등세를 멈추고 약간씩 상승합니다.
2006년의 LA가 그러했고,
2007년의 시애틀이 그러했습니다.
이러한 트와잇라잇 존에서
셀러(Seller)들은 프리저너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셀러들은 예년처럼 호가를 시장가보다 높게 부르지만,
예전만큼 거래가 쉽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느낍니다.
바로 건너 옆집도 "For sale" 간판을 걸어 놓았지만,
그들이 부르는 가격도 자신이 부른 가격과 비슷합니다.
만약, 자신이 낮은 가격의 호가를 부르면
자신은 아마도 쉽게 시장에서 빠져 나올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자신은 높은 호가를 고수하는데,
다른 셀러가 상대적으로 낮은 호가를 부르면,
그 셀러는 시장에서 즉시 빠져나가고
자신은 아마도 더 오랜세월을 시장에 남아 있어야 할지 모릅니다.
한달 두달이 지나고, 자신의 집거래는 여전히 불발로 끝나고,
시장의 누군가는 자신의 집값보다 무려 5만불이 싼 가격으로 집을 내 놓습니다.
그리고, 그 집은 그로부터 한달도 되지 않아 "Sold" 싸인으로 바뀝니다.
고백 혹은 자백(Confession)을 한 것이지요.
자백을 한 죄수(Seller)는 빠른 시일내에 감방(Market)에서 석방(Sold) 됩니다.
반면에 자백을 하지 않은 죄수는 더 오랜시간 감방(Market)에 남아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결국은 모두들 자백을 하게 됩니다.
"죄수의 딜레마"의 결과는 늘 모두다 자백을 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너도 나도 감방에서 나오기 위해 다들 안간힘을 씁니다.
그렇게 되면서, 부동산 가격은 급격히 하락하게 됩니다.
드디어, 시장은 바이어스 마켓으로 변하면서 폭락을 경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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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의 딜레마"에서는
"두 죄수가 서로 격리되어 담합을 하지 못한다" 는 것이 전제조건입니다.
만약에 한국의 아파트 부녀회처럼 담합을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혹은 두 죄수가 끝까지 자백을 안해도 되는, 엄청 든든한 빽이 있다면 어떨까요?
마치, 이명박이란 빽을 강력하게 믿는 고소영 강부자들처럼 말입니다.
상황이 그래서 둘다 끝까지 자백하지 않는다면,
"죄수의 딜레마"에서의 죄수들은
단 6개월만 살고 석방될 것입니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에서의 상황은 약간은 다를겁니다.
담합과 신뢰가 없는 상황보다 더 길게 더 오랜시간 Plateau(높은평지, 즉 높은 가격대)를 유지할수 있을 뿐입니다.
게다가, 그 시장은 Immune(불패)한 것처럼 보일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수요창출을 기대할수도 있다고 보이지만,
결국은 무너질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경우,
1밀리언이 넘는 고가주택에 비해,
50만불 이하의 중간가격대의 집값 하락이 그 폭도 컷고, 먼저 하락했습니다.
일례로 LA의 중간가격대의 집들은 2006년 대부분 하락세로 돌아 섰습니다만,
베벌리힐즈를 비롯해서 해변가의 고급주택가들은 2007년 8월이 되어서야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유인즉슨, 부자들은 서민이나 중산층에 비해 오랜기간 버틸수 있다는 뜻입니다.
자백을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야기지요.
시애틀도 그랬습니다.
2006년이 지나고 2007년이 되자,
워싱턴주 변두리 지역은 아예 상승하지 않았습니다.
소폭하락하기 시작했지요.
반면에 시애틀과 벨뷰를 중심으로 한 중심지역은 계속 급등하기 시작합니다.
2007년 8월, 시애틀도 대부분의 집들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클라이드힐과 머다이나의 고급주택은 하락하지 않습니다.
이들 주택들은 2008년 여름부터 급격히 하락합니다. 상대적으로 오래 버텼지요...
아래 제가 썼던 지난 글에 적절한 사례가 있으니 참고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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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붐, 즉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주택이 먼저 상승합니다.
이곳 시애틀도 상대적으로 싼주택이 많았던 사우스시애틀부터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고급주택이 본격적으로 상승하던 시기는 붐이 절정인 시기였습니다.
지난번에 소개해 드린 베벌리힐즈의 사례도 그러합니다.
베벌리힐즈도 상대적으로 늦게 그리고 상승폭도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아마도 상승기에는 사람들이 더 큰 집으로 갈아타기 시작하는데
그래서, 고가일수록 좀 더 늦게 가격이 상승한다고 보입니다.
반면에, 하락시점에서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금년에도 미국의 주택시장은 중저가 주택은 그 하락세를 멈추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고가주택의 경우, 작년부터 폭락의 쓰라린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하락기에는 상승기와 달라
사람들이 더 큰 집을 사려고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불경기로 큰집을 팔고 지출을 줄일려고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 집니다.
그 결과로, 고가주택이 원초적 자금이 많아 버티기는 오래 할수 있으나
문제는 그 고가주택을 받아 먹을 수요자가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계속 버틸수 있는 여력이 있는 고가주택은 아직도 버티고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고가주택은 엄청나게 무너집니다...
이곳 시애틀의 대표적인 부촌들인 클라이드힐과 머다이나에 이런 집들 우글우글합니다.
내년에도 사정이 별 나아보이질 않습니다.
이 불경기에 2밀리언 3밀리언 짜리 집을 살 수요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
오늘 글이 좀 길어 졌군요.
한국의 강남 아파트도 언제까지 그들 아파트를 받아 줄 수요자가 있을까요?
10억 20억 되는 아파트를 누가 계속 받아 줄지 무척이나 궁금해 집니다.
소득의 상승없이 만들어진 집값은 언젠가는 붕괴됩니다.
강남 아파트 가격을 지탱할 만큼의 소득이 증가할 동안
그들은 버티기를 할수 있을까요?
이명박에 대한 막연한 신뢰와 부녀회의 담합으로
그때까지 버틸수 있을까요?
무척이나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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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부동산문제
"죄수의 딜레마 (Prisoner's Dilemma)" in the "투와이라잇 존 (Twilight Z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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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저도 무척 기대가 됩니다...
먼저 객과적 정보를 공유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위 글을 읽다가 한 가지 궁금한 사항이 있습니다. 님께서 미국의 경우 시장의 공급량이 잘 집계된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과정(process)으로 그러한 집게가 잘 되는지 보충 설명을 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기가 막힌 글이군요.. 언제나 잘 쓰시지만 글 솜씨도 느는것 같아요.. 감사드립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 합니다.......올라가는 전세값에 속은 타들어 가지만 덕분에 바닷물을 마시는 우를 범하진 않을수 있을것 같습니다
논리정연한 글 넘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혹시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전세제도 때문에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와 다르게 폭락은 있을 수 없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봤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전 그게 늘 궁금한데 캐네디언 님이 쓰신 위험한 경제학이라는 책에도 그 내용을 직접적으로 언급은 하시지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잘 읽었습니다. *^^*
잘읽었습니다..
소득의 상승없이 만들어진 집값은 언젠가 붕괴된다는 말씀 가슴에 와 닿습니다.
감사감사^^
잘 읽었습니다. ^^
서울에 살면서 부동산 문제에 대해 중심을 잃으며 정신을 못차리겠더라구요. 내 삶은 날아가고 온통 부동산에만~~~ 중심을 잡아가고 있는 저에게 더더욱 탄탄한 중심을 잡게 해줍니다. 더불어 삶도 돌아오구요. 고맙습니다~^^
서울에 살면서 부동산 문제에 대해 중심을 잃으며 정신을 못차리겠더라구요. 내 삶은 날아가고 온통 부동산에만~~~ 중심을 잡아가고 있는 저에게 더더욱 탄탄한 중심을 잡게 해줍니다. 더불어 삶도 돌아오구요. 고맙습니다~^^
왜 이케 글 잘써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문학쪽 소질도 다분해 보여서 세상이 참...불공평 하다는 생각이 들려고 합니다.ㅋㅋㅋ
감사합니다.
부동산의 속성을 잘 읽었습니다.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