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빵'은 '하나님이 늘 주시는 일용할 빵'의 줄임말입니다.
🔔 '번지와 수취인 바로 적기'라는 제목으로, 12월 두 번째 주일에 '하늘빵'을 올려드립니다.
택배를 보내거나 편지를 보낼 때, 받는 이의 집 주소와 번지 수를 맞게 써야 택배도 편지도 제대로 배달됩니다.
어떤 일이나 행동을 함에 있어서 그 일의 성질을 이해하지 못하여 엉뚱하게 행동할 때 우리는 "번지 수가 틀렸다"라는 표현을 씁니다.
오래전에 '굿모닝 팝스'에 이런 글이 실렸습니다.
대전 한남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보성'이라는 학생의 집에는 미국에서 유학 온 '빌'이라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김보성은 미국인 친구와 함께 계룡산 동학사로 소풍을 갔습니다.
그곳 '절'에서 목탁을 치고 있는 승려를, '빌'이 유심히 관찰하더니 하산하는 길목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서 목탁을 발견하고는 좋아하면서 하나를 구입을 하더랍니다. 김보성 학생이 이상하여 "너 그 목탁을 왜 샀느냐?"라고 물었더니, '빌'의 대답이 걸작이었습니다. '빌'의 어머니는 미국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계시는데, 수업 시간에 학생들을 부를 때나, 수업 시간에 학생들을 주목시킬 때 사용하시도록 목탁을 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김보성 군은 배꼽을 잡고 웃었답니다.
'중'이 잡고 두들겨야 제격인 목탁을 백인 여선생님이 "자, 여러분 앞을 보세요" 하면서 목탁을 두드릴 것을 상상해 보니 그 모습이 가관 일 것 같아서 배꼽을 잡고 한바탕 웃었다 했습니다. 목탁이 목탁으로 쓰이든 불쏘시개로 쓰이든 안마기로 쓰이든 상관할 바 아니지만 목탁 본래의 용도로 볼 때 빌의 생각은 번지 수가 틀린 것 같습니다.
이처럼 번지 수가 틀리면 우습게 보이기도 하고 심지어는 뜻하지 않는 큰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조선시대 청백리 중 한 분인 '이안눌'은, '예조 참판'을 지낸 분으로, 광해군의 폭정에 분개하여 정치에서 은퇴한 것과 병자호란 때 인조를 남한 산성으로 모셔간 일화로 유명한 분입니다.
이안눌은 안동 사람인데 서울의 상사골로 장가를 갔습니다. 그가 장가간 날은 때마침 '사월 초파일'이라서, 장안은 등불로 휘황 찬란한 가운데 갖가지 행사가 여기저기서 열렸습니다. '이안눌'은 신방에 들기도 전에 새신랑이라는 신분도 잊어버리고, 종로 거리로 등불 구경하려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마침 거기서 우연하게도 친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두 사람은 코가 삐뚫어 지도록 술을 마셨습니다.
술에 취하기는 하였으나 새신랑이라는 것은 잊지 않았기에 그는 처갓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그래도 비틀 거리면서 처갓집을 향하여 갔습니다. 그러나 이안눌의 발걸음은 처갓집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이안눌은 취중이지만 처갓집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한 생각에 이 집 저 집을 열심히 기웃거렸으나 처갓집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얼마쯤 그렇게 걸었을까, 처갓집 대문과 비슷한 대문을 발견하였습니다. 그제야 '찾았구나'하는 안도감이 들었고, '맥'이 탁 풀리면서 대문 앞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 집의 하인들이 이안눌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며 "아이고, 새서방님이 여기 쓰러져 주무시네!", "약주를 많이 드신 모양이야!", "아무튼 아씨가 기다리고 계시니 빨리 신방으로 모셔가세"라는 말을 주고받으며 그를 신방으로 옮겨 가는 것을 어렴풋이 느낀 이안눌은 은근히 기뻐하며 옮겨 주는 대로 모른 척하고 몸을 내맡겼습니다. 신부는 등을 돌리고 토라져 누워 있었습니다.
이튿날 희부옇게 날이 밝기 시작할 무렵 새신랑 이안눌은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런데 무엇인가 이상한 느낌이 냉기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간밤에 분명 처갓집 신방에 눕혀졌었는데, 자기 옆에 누워 있는 신부를 보니 신부 차림은 틀림없었으나 자기 신부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주독으로 멍한 눈을 비비고 정신 차려 들여다보아도 성도 이름도 모르는 낯선 신부임에 틀림이 없었습니다. 무언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 같아 방문을 살며시 열고 마당을 둘러보니 처갓집 마당이 아닌 것이 확실하였습니다. '쌔근쌔근' 자고 있는 신부를 다시 한번 자세히 살펴보았으나 역시 자신의 신부가 아니었습니다.
그 집 역시 어저께 초례를 치른 '조진사'라는 사람의 집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 집의 새신랑 역시 이안눌과 마찬가지로 신방에 들기 전에 종로거리로 등불 구경을 나갔다가 길을 잃고 밤새도록 헤매다가 끝내는 처갓집을 찾지 못하고 자기 집으로 돌아갔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 이안눌이 술에 취하여 조 진사 댁 대문 앞에 쓰러져 있었던 것입니다. 조 진사 댁 하인들은 새서방 얼굴을 확실히 알 수가 없었습니다. 더욱이나 어두운 밤인지라 새신랑 차림을 하고 있는 이안눌을 의심 없이 주인집 새신랑이 등불 구경을 나갔다가 술에 취하여 대문 앞에 쓰러져 있는 것으로 알고 신방으로 모셔간 것입니다. 이안눌은 번지를 잘못 찾아 일생일대의 큰 실수를 범하였습니다.
이안눌의 실수는 두말이 필요 없이 여지없는 큰 실수였지만 그래도 해결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번지 수가 틀리면 영원토록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범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구원에 관한 것입니다. 천국 번지를 쓰지 않고 지옥 번지를 쓰게 되면 집배원은 그를 지옥불에 던져 넣을 것입니다. 그러나 천국 번지를 알게 되어 천국 번지를 쓰게 되면 집배원인 천사들에 의하여 그는 천국으로 갈 것입니다.
천국 번지는 간단합니다. '주 예수를 나의 구주로 믿는 것'입니다.
번지도 정확해야 하지만 번지와 똑같이 중요한 것은 수취인이 또한 확실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천국 주인의 이름을 정확하게 바르게 적어야 합니다. 천국의 집주인 이름은 '예수'뿐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