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경에는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가 천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한국갤럽의 흡연실태조사보고서에서 따르면 2008년도 우리나라 성인남성흡연율은 40.9%로, 2000년도의 67.6% 보다 26.7% 줄었으나, 오히려 청소년 흡연율은 10.8% 증가 하는 등 남녀 청소년들의 흡연이 10여년 간 급속히 증가했다. 이 놀라운 통계와 한국이 청소년 흡연율 세계 1위라는 보도를 보며 실망을 금치 못한다. 이는 사회 전반에 걸쳐 청소년의 흡연을 묵인하고 방관한 결과이다. 필자는 담배를 피우지 말자라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은 인체의 세포나 조직 장기 등이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상태로, 담배가 지닌 독성성분과 접촉하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가 없기 때문에 완숙한 성인이 되어서 담배를 피우도록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고등학교 교정에 가면 담배연기를 쉽게 볼 수 있다. “교정에서 겁 없이 흡연하는 학생을 단속 할 수 없다. 그들은 이미 중학교 또는 초등학교 때부터 상습적으로 흡연을 해 왔기 때문에 단속을 한들 오히려 부작용만 초래한다”고 할 정도면 심각하지 않는가.
보건복지부 국감자료인 ‘2007년도 청소년 유해환경 접촉 종합실태조사’결과에서 중ㆍ고등학생 가운데 초등학교 4~6학년 때 흡연을 경험한 경우가 29%로 가장 많았고, 초등학교 3학년 이하 저학년 때 담배를 피웠다는 응답도 12.5%로 나타났다. 특히 14세 미만 청소년 흡연인구는 11만 명에 이르고 흡연을 시작하는 시기도 점점 빨라져 5년마다 1세씩 낮아지고 있다는 충격적 통계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청소년의 흡연은 뇌를 망치고 뼈를 파괴하고 혈관을 괴롭히며 피부를 태운다. 흡연은 40여 종의 발암물질과 4,000여 종의 독성물질이 청소년의 성장을 황폐화 시킨다.
우리의 청소년 흡연은 삼삼오오 모여 후미진 골목길, 놀이터, 빌딩옥상, 공중화장실, 빈집, 신축 중인 아파트 건물, 또는 지하실계단에서 3~4명씩 쭈그려 앉아서 하는 등 대중의 감독 사각지대에서 이뤄져 제2의 청소년비행을 만들어 내고 있다.
최근에는 흡연하고 있는 청소년에게 어설프게 훈계 하다 폭행을 당한 어른들이 빈번하다. 그래서 흡연하는 청소년을 보면, 자신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못 본체하고 지나간다며 부끄러워 하는 게 요즘 어른들의 고충이다. 그 만큼 이기적인 사회로 변하고 있다.
한 어머니는 자신의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남편에게 이를 알리면 충격이 클 것이라는 판단에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남편은 학교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학교를 방문해 달라는 연락 받고야 비로소 착하게만 자라줄 것이라고 믿었던 자신의 아이가 담배를 피우는 비행 학생으로 분류된 사실을 알고 부끄러움과 모욕감, 억장이 무너지는 절망감과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누구에게 그 책임을 물을 것인가. 부모인가. 사회교육 환경인가. 이것은 청소년보호법을 다루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 흡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보면, 담배세수가 2조4,479억원 인데 비해 흡연으로 인한 인적유해성 피해는 약 네 배에 이르는 9조원이나 된다.
공교육은 참으로 중요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그러나 그보다 청소년이 금연을 할 수 있는 국가적 처방이 있을 때 참다운 공교육의 미래가 보인다. 청소년은 우리의 희망이며 미래며 귀중한 국가재원이다. 청소년의 금연은 그들이 건강하게 성장 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국민운동으로 시급히 전개해야 할 공동의 과제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