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이다.
며칠 전 감기몸살로 힘들더니 허리가 아프고, 어제부턴 등으로 목으로 통증이 퍼진다. 설마 디스크는 아니겠지.
지난 토요일에 동네작가 몇 분과 우리 집에서 삼겹살 파티를 했다. 이젠 웬만하면 부부동반이다. 얘기가 오가다 부인들의 제안. 게으른 남자 대회가 있으면 메달은 자신 있단다. 모두들.
그러나, 오륙십 대의 화가, 조각가, 평론가 그리고 젊은 시인-신경숙씨 남편 들의 자랑스런 고백이 이어지고 결국은 우리 집 남자가 챔피언 먹었다.
그러니 챔피언을 대신하는 내 노동량은 오죽하겠는가. 그런데 이 잘난 물건보다 내가 더 게으른 부분이 있다. 병원 가는 것…
지난 금요일엔 프랑스 아저씨가 왔다. 남편의 파리 전시를 본 이후 팬이 되었다며 한국에 올 때마다 대사관의 안내로 우리 집엘 들른다.
문명비평가니 파리 근교 무슨 시의 부시장이니 해서 우리나라에선 꽤 거물급 인사로 분류되는 모양이지만 내겐 그냥 동네 아저씨 같이 편한 외국인일 뿐이다. 다정하고 겸손하고 소박한…
그가 내게 준 최고의 찬사-한국에서 자기가 만난 최고의 쿡(공동1위, 이문열씨 부인과 함께)이란다.
뭐냐고? 언젠가 집에서 점심으로 가볍게(남편의 건망증으로 두 시간 전에야 집에서 점심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통고 받고) 쟁반냉면과 유부초밥을 냈더니 한국에서 먹은 최고의 음식이란다. 청와대에서도 전경련 모임에서도 온통 풀코스 프랑스 요리. 소식가인 그가 프랑스에서도 먹을 기회가 많지 않은 그 엄청난 음식에 너무 피곤했단다.
물론 그냥 인사려니 했다. 또 언젠간 금방 가야 한다고 하여 녹차에 맨날 우리 식구가 먹는 고구마를 내놓았다. 또 감동이다.
이렇게 고구마에 냉면으로 난 베스트 쿡이 되었다.
이번엔 그림을 사겠다고 한다. 지난 봄에 왔을 때 작업실에 널려 있던 드로잉을 잊을 수가 없다며 새로 장만한 뉴욕 아파트에 걸겠단다. 집들이 선물을 해도 좋으련만 작품이란 반드시 사야 한다며 굳이 지불을 한다. 십 수 년간 꿈꿔 오던 뉴욕아파트의 벽에 걸리게 될 그 그림을 꼭 보러 오라며 발갛게 상기되어 그림을 안고 가는 그의 뒷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 전날은 올림픽미술관의 개관일. 개관기념 전시 오프닝.
그 전날은 몇 십 년 친분이 있는 일본 화상이 와서 이틀을 함께 하고,
그 전날은 아는 이태리 작가 아니 라티의 전시오프닝에 가서 밤 12시까지 놀고(?), 또 그 전엔 일본 친구 부부와 광주에서부터 며칠…
아, 어젠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미술사가가 와서 점심.
첫댓글 한국을 빛내고 있구나. 힘내라 화이링! 우리 사이들이 팍팍 밀어주께.
나, 빛좋은 개살구.
파업은 안되겠는데 영원한 동업이어야겠다,..건강지켜가며 능력발휘하길~~~~~~
오메~ 걱정이네~ 척추 사진에 아무 이상 없길 기도드리마! 설사 이상이 발견 되도 그건 쉬라는 신호니까 그도 감사하게 생각해야할 터... ^^*
미경이 글 오랜만이네.. 남편 덕분에 무척 바빴구나. 미경이 화이팅~~
네 글을 읽으면 잔잔한 생활의 정겨움과 멋이 느껴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지는 모습이 보기 좋구나. 푹 쉬고 힘내거라
향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