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20 화 맑음
삶이 정확하게 똑바로 반듯하게 사는 것이라며
인간미는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어수선한 것 같으면서도
정리 되어가고 있는 것 같고
돌아보면 쉬운 것도 비우지 못해서
참으로 어렵게 살았는 것 같다.
입력 되어 있지 않은 모르는 번호 전화벨이 울렸다.
아무생각없이 받았다.
첫 대화가 어색했다.
누구를 찾는지 병율이 이야기를 하면서 백순옥이가 아닌냐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내기억속에는 이기준 친구의 이름도 기억나지 않아서 미안하기까지 했다.
창녕농고 창녕여고 학교는 달라지만 우리동네 병율이 집에 자주 놀려왔다고 했다.
나의 목소리가 조용해져서 아닌 것 같다고도 했다.
학창시절의 나를 기억하는 친구에게 그 시절에 나 어때는지 물었다.
와일드 하고 키 크고 넌 친구를 이야기 잘 들어주고 잘 웃었던 순옥이 맞나 했다.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었지만
학창시절에 추억을 되살려준 친구가 고마웠다.
나이가 들어 듣게 되는 옛친구들의 목소리
낯설게 들리는가 싶더니
금방 친숙함과 친근감으로 깔깔거리며 웃음보를 터트리게 되고
그시절의 나의 모습은 왈가닥에 가까웠나 보다
그래서 여성스러워져야 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기도 했다.
몇 분의 대화였지만
친구는 자기 이야기 보다 여러친구들의 기억을 되살려주었고
다른 친구들과 견주지 않고
자기 나름 행복의 기준을 두고 잘 살고 있는 이기준친구 같았다.
친구야
스스로 정하는 행복의 측도
어제보다 나아진 삶이 되기를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