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칼국수라고 하면 고향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동짓달 겨울뿐 아니라 사철 입이 궁금할 때 차려먹던 별미였다. 손품이 많이 드는 새알심 대신 칼국수를 넣어 쉽게 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 조미료를 넣지 않고도 우러나던 그 진하고 깊고 구수한 맛. 그것은 어머니의 맛이다. 냄비 들고 시장에 팥칼국수 사러 가던 기억을 지닌 이도 적지 않을 것 같다. 벌교 구례 장흥 남해…. 지금도 남도 장터엔 1500~2000원 하는 팥칼국수가 향수(鄕愁)를 일깨운다.
경기 고양시 효자동 '오우가'의 팥칼국수는 고향집에서 먹던 바로 그 맛이다. 흔히 삶은 팥을 통째로 믹서에 갈아버리는데, 그러면 거칠고 탁하다. 이 집은 팥을 일일이 체에 으깨 받쳐내 아주 곱다. 찹쌀 가는 기계도 갖춰놓고 매일 새알을 빚는다. 집으로 사가는 손님, 가족 특히 어머니 모시고 오는 손님이 많은 것도 거기 담긴 정성의 맛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5000원. 새알심 팥죽은 1000원 더 받는다. 설탕보다는 소금을 넣어 먹어야 제 맛이다.
낙지비빔밥도 흔치 않은 메뉴다. 매콤하게 볶아 무친 낙지를 잘게 썰어 넉넉하게 얹었다. 호박채볶음·콩나물·무채·시금치·쑥갓과 함께 비벼먹으니 쫄깃한 낙지가 색다른 비빔밥 맛을 낸다. 6000원. 홍어삼합은 적당히 삭힌 홍어를 얇게 썰어 초보자도 쉽게 먹을 수 있다. 차갑게 얼린 자잘한 옥돌에 얹어 낸다. 삶은 돼지고기도 얌전하다. 3만~5만원.
어떤 차림에나 시원새콤한 미역오이냉국이 딸려 나온다. 탱탱하고 질 좋은 미역을 썼다. 알맞게 익어 시원하고 개운한 열무김치에서도 여주인의 손맛이 느껴진다. 언뜻 잘 어울리지 않는 이 집 메뉴의 공통점은 주인 부부가 고향 무안 집에서 해먹던 음식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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