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월풀, 정부 등에 업고 반격… 1%대 관세를 40%로 인상 요구 현지 매체들 "美 소비자도 손해… 삼성·LG, 미국에 수천억씩 투자 일자리 약속한 기업에 벌 주나"
정부·업체들, 11일 대책 회의… "근거없는 제재" 美설득 총력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세탁기 산업이 한국 제품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판정하면서 삼성전자·LG전자 등의 1조원대 세탁기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미뤄 ITC의 결정이 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에 피해가 생길 경우 수입국이 관세를 높이거나 수입량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삼성·LG전자 관계자들은 오는 11일 합동 대책 회의를 열고 총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LG 급성장에 제동 건 월풀
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ITC는 오는 19일 공청회를 갖고, 다음 달 21일 한국 기업에 대한 제재 방법과 수준을 결정한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60일 이내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하게 된다. 일정대로면 2월 초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제재가 시작된다. 국내 생산 제품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세이프가드 적용에서 제외되지만, 미국 시장에서 팔리는 세탁기 대부분은 제재 대상에 들어간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수출 물량 대부분을 태국과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고, LG전자는 창원 공장 물량 20%를 제외한 나머지를 베트남과 태국에서 소화하고 있다.
▲ 7일 서울 한 전자제품 매장에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의 세탁기가 진열돼 있다.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미국 세탁기 산업이 삼성·LG가 만든 세탁기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판정하고 세이프가드 발동을 위한 절차에 들어가면서 국내 기업들의 세탁기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덕훈 기자
업계에서는 미국 월풀이 최근 삼성과 LG에 추격을 허용하며 현지 가전 시장에서 입지가 흔들리자 미국 정부를 등에 업고 집요한 반격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월풀은 현재 1%대인 관세를 40% 수준으로 올리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세탁기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인 것을 감안하면 사업을 철수하라는 말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시장조사 기관 트랙라인에 따르면 2014년 삼성과 LG를 합쳐 23%였던 미국 세탁기 시장점유율은 올 상반기 31%까지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월풀은 41%에서 38%로 감소했다. 국내 업체들이 전자동 세탁기와 드럼 세탁기를 결합한 세탁기와 같이 혁신적인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미국 소비자 공략에 성공하는 동안 월풀은 제자리에 머문 결과다. 세탁기·냉장고·전자레인지 등 생활가전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삼성은 지난해 17.3%로 부동의 1위 월풀(16.6%)을 제쳤고, LG(15.7%)도 월풀에 바짝 따라붙었다.
월풀 측은 더 나아가 모터 등 핵심 부품을 해외에서 생산해 미국 공장에서 조립하는 경우도 세이프가드 범위에 넣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한 가전업체 관계자는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삼성과 LG가 미국에서 건설 중인 가전 공장도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월풀 살리기' 현지 매체들도 비판 나서
외신들은 '월풀 살리기'일 뿐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손해가 될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미국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세탁기를 골라주는 연방정부는 필요 없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판정은 삼성과 LG가 월풀과 경쟁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매체는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면 미국 매장에서 한국 세탁기를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세탁기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LG전자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에 각각 수천억원을 투자해 일자리 1500여개를 만들 예정"이라면서 "미국에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기업에 오히려 벌을 주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삼성과 LG는 공청회에서 월풀이 입었다는 피해가 근거 없으며, 제재가 결국 미국 소비자의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승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은 "이번 판정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일관되게 이어진 자국 우선주의 정책의 결과"라며 "월풀의 점유율 하락은 브랜드 관리와 투자 실패 등에 따른 것으로 삼성과 LG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美 "삼성·LG 세탁기로 美산업 큰 피해"...통상 압박/ YTN
게시일: 2017. 10. 5.
[앵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출한 세탁기로 자국산업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판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하면 긴급수입제한조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김희준 특파원입니다.
[기자] "수입산 가정용 세탁기의 판매 급증으로 미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미 국제무역위원회가 삼성과 LG를 겨냥한 가전업체 월풀의 청원에 대해 내린 결론입니다.
위원 4명 전원이 만장일치로 판결했습니다.
지난달 한국산 태양광 패널에 이어 트럼프 정부 들어 내린 두 번째 산업피해 판정입니다.
국제무역위는 이달 공청회와 다음 달 투표를 거쳐 관세부과나 수입량 제한 등의 구제조치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이를 12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의하면 60일 내 최종 결정을 하게 돼 있어 내년 초쯤 결론이 날 전망입니다.
만약 세이프가드, 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면 연간 1조 원이 넘는 삼성과 LG 세탁기의 미국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 측은 수입제한 조치가 미국 소비자의 선택권 제약과 가격 인상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판결에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또 노스캐롤라이나 공장을 언급하며 미국 노동자 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삼성과 LG가 공동전선을 구축해 대응하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가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면 2002년 이후 16년 만의 조치가 됩니다.
미국 제조업 부활과 보호무역주의를 내건 트럼프 정부의 통상 파고는 한미FTA 개정 압박에 이어 각 산업 분야까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YTN 김희준입니다.
“삼성·LG세탁기 최대 40% 관세 땐 영업이익 10% 손실”... 새로운 무역 제재 이슈가 불거졌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LG전자 등 한국 세탁기 수입으로 미국 세탁기 업계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한 것도 이런 ... 소비자들만 타격을 받을 것이란 논리다. 최악의 경우 완제품만이 아닌 부품별 관세가 적용되면 삼성·LG전자가 계획 중인 미국 공장 생산 계획도 연기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완제품 조립이 이뤄지는 ...중앙일보(조판) | 2017.10.09 01:00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 둘째)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왼쪽 둘째)가 지난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USTR에서 제2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회의를 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1차 공동위가 서울에서 열린 지 한 달 반 만에 열렸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美 월풀, 정부 등에 업고 반격… 1%대 관세를 40%로 인상 요구 현지 매체들 "美 소비자도 손해… 삼성·LG, 미국에 수천억씩 투자 일자리 약속한 기업에 벌 주나"
정부·업체들, 11일 대책 회의… "근거없는 제재" 美설득 총력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세탁기 산업이 한국 제품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판정하면서 삼성전자·LG전자 등의 1조원대 세탁기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미뤄 ITC의 결정이 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에 피해가 생길 경우 수입국이 관세를 높이거나 수입량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삼성·LG전자 관계자들은 오는 11일 합동 대책 회의를 열고 총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LG 급성장에 제동 건 월풀
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ITC는 오는 19일 공청회를 갖고, 다음 달 21일 한국 기업에 대한 제재 방법과 수준을 결정한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60일 이내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하게 된다. 일정대로면 2월 초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제재가 시작된다. 국내 생산 제품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세이프가드 적용에서 제외되지만, 미국 시장에서 팔리는 세탁기 대부분은 제재 대상에 들어간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수출 물량 대부분을 태국과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고, LG전자는 창원 공장 물량 20%를 제외한 나머지를 베트남과 태국에서 소화하고 있다.
▲ 7일 서울 한 전자제품 매장에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의 세탁기가 진열돼 있다.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미국 세탁기 산업이 삼성·LG가 만든 세탁기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판정하고 세이프가드 발동을 위한 절차에 들어가면서 국내 기업들의 세탁기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덕훈 기자
업계에서는 미국 월풀이 최근 삼성과 LG에 추격을 허용하며 현지 가전 시장에서 입지가 흔들리자 미국 정부를 등에 업고 집요한 반격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월풀은 현재 1%대인 관세를 40% 수준으로 올리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세탁기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인 것을 감안하면 사업을 철수하라는 말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시장조사 기관 트랙라인에 따르면 2014년 삼성과 LG를 합쳐 23%였던 미국 세탁기 시장점유율은 올 상반기 31%까지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월풀은 41%에서 38%로 감소했다. 국내 업체들이 전자동 세탁기와 드럼 세탁기를 결합한 세탁기와 같이 혁신적인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미국 소비자 공략에 성공하는 동안 월풀은 제자리에 머문 결과다. 세탁기·냉장고·전자레인지 등 생활가전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삼성은 지난해 17.3%로 부동의 1위 월풀(16.6%)을 제쳤고, LG(15.7%)도 월풀에 바짝 따라붙었다.
월풀 측은 더 나아가 모터 등 핵심 부품을 해외에서 생산해 미국 공장에서 조립하는 경우도 세이프가드 범위에 넣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한 가전업체 관계자는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삼성과 LG가 미국에서 건설 중인 가전 공장도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월풀 살리기' 현지 매체들도 비판 나서
외신들은 '월풀 살리기'일 뿐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손해가 될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미국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세탁기를 골라주는 연방정부는 필요 없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판정은 삼성과 LG가 월풀과 경쟁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매체는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면 미국 매장에서 한국 세탁기를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세탁기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LG전자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에 각각 수천억원을 투자해 일자리 1500여개를 만들 예정"이라면서 "미국에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기업에 오히려 벌을 주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삼성과 LG는 공청회에서 월풀이 입었다는 피해가 근거 없으며, 제재가 결국 미국 소비자의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승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은 "이번 판정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일관되게 이어진 자국 우선주의 정책의 결과"라며 "월풀의 점유율 하락은 브랜드 관리와 투자 실패 등에 따른 것으로 삼성과 LG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美 "삼성·LG 세탁기로 美산업 큰 피해"...통상 압박/ YTN
게시일: 2017. 10. 5.
[앵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출한 세탁기로 자국산업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판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하면 긴급수입제한조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김희준 특파원입니다.
[기자] "수입산 가정용 세탁기의 판매 급증으로 미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미 국제무역위원회가 삼성과 LG를 겨냥한 가전업체 월풀의 청원에 대해 내린 결론입니다.
위원 4명 전원이 만장일치로 판결했습니다.
지난달 한국산 태양광 패널에 이어 트럼프 정부 들어 내린 두 번째 산업피해 판정입니다.
국제무역위는 이달 공청회와 다음 달 투표를 거쳐 관세부과나 수입량 제한 등의 구제조치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이를 12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의하면 60일 내 최종 결정을 하게 돼 있어 내년 초쯤 결론이 날 전망입니다.
만약 세이프가드, 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면 연간 1조 원이 넘는 삼성과 LG 세탁기의 미국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 측은 수입제한 조치가 미국 소비자의 선택권 제약과 가격 인상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판결에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또 노스캐롤라이나 공장을 언급하며 미국 노동자 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삼성과 LG가 공동전선을 구축해 대응하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가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면 2002년 이후 16년 만의 조치가 됩니다.
미국 제조업 부활과 보호무역주의를 내건 트럼프 정부의 통상 파고는 한미FTA 개정 압박에 이어 각 산업 분야까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YTN 김희준입니다.
“삼성·LG세탁기 최대 40% 관세 땐 영업이익 10% 손실”... 새로운 무역 제재 이슈가 불거졌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LG전자 등 한국 세탁기 수입으로 미국 세탁기 업계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한 것도 이런 ... 소비자들만 타격을 받을 것이란 논리다. 최악의 경우 완제품만이 아닌 부품별 관세가 적용되면 삼성·LG전자가 계획 중인 미국 공장 생산 계획도 연기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완제품 조립이 이뤄지는 ...중앙일보(조판) | 2017.10.09 01:00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 둘째)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왼쪽 둘째)가 지난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USTR에서 제2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회의를 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1차 공동위가 서울에서 열린 지 한 달 반 만에 열렸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