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업체 통해 미국산 3천800만개 수입
최저가 입찰축소…국민혈세 추가투입 불가피
수입업계 “공정·투명성 상실…상도의도 무시”
수급안정을 이유로 계란 수입에 나서고 있는 정부가 ‘최저가 공개입찰’ 원칙을 벗어나 ‘수의계약’ 방식까지 동원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기존 수입 업체들의 반발은 물론 수입 원가 상승에 따른 국민 혈세 낭비의 가능성도 배제치 못하게 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수입 업체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수급 안정을 위해 수입키로 한 계란 2억개 가운데 3천800만개를 한국코스트코와 수의계약을 통해 내달초까지 미국으로부터 들여오기로 했다. 이에 따라 첫 물량이 이달 셋째주 국내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가 공개입찰 방식을 유지해 왔던 정부가 수의계약을 통해 계란을 수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공개입찰을 통한 계란 수입의 경우 해당 업체들이 납기일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서 수급 안정 효과를 도모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영세 업체들이 주류를 이루다 보니 사후 정산 방식인 수입 계란 납기일을 제대로 맞추기 어려웠던 게 현실이다. 이달 둘째주에만 1천800만개의 계란이 수입되지 못했다”며 “납기일 준수가 가능한 대형 유통업체와의 수의계약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의계약의 경우 최저가 공개입찰과 비교해 더 높은 가격이나,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큰 만큼 이번 정부 방침으로 인해 국가재정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와 관련 최저가 입찰과 비교해 수입 상한액이 일부 조정됐음을 전제하면서도 수입 이후 실비 정산이 원칙인데다, 정부의 취지를 이해한 해당 유통업체에서도 마진율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추가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도 어떤 수준이든 계란 수입 가격의 상승이 불가피함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수의계약을 통해 수입되고 있는 계란의 경우 기존의 공개입찰 조건과 달리 생산국 현지 포장 규격에 맞춰지면서 추가적인 비용 부담도 예상되고 있다.
국민 세금으로 특정 업체의 이윤을 보장해 주고 있다는 비난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공개입찰에 참여해 온 기존 수입 업체들의 반발도 확산되고 있다. 공정성과 투명성 측면에서 수의계약과 공개입찰 병행이라는 정부 방침 자체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납기일을 맞추지 못한 원인으로 수입 업체의 영세성을 지목한 정부 입장에 대해서는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다.
한 계란 수입 업체는 “모든 수입 절차를 완료했음에도 정부는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정산을 미루고 있다. 일부 업체는 두 달 가까이 밀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초 조건대로 수입 대금 정산이 이뤄졌다면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는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납기에 차질을 빚은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정부로부터 시작됐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미국 현지의 대형 유통업체가 한국에 대한 계란 수출에 참여하면서 기존 수입 업체들의 물량 확보가 더 힘들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는 곧 계란 수입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국가계약법에 따르면 국가가 체결하는 계약은 일반 경쟁에 부치되, 수의계약은 천재지변, 작전상의 병력 이동, 긴급한 행사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출처: 축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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