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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에도 약 한달만에 다시 찾아뵙습니다.
요즘 날씨가 장마철을 벗어나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될 것 같네요^^
이번 소설의 소재는 '남매' 그리고 '가족'입니다.
음.. 제목에서 '안녕,오빠'의 '안녕'이라는 의미가 이별의 의미일까요, 만남의 의미일까요 ^^
답은 소설의 끝부분에서 나온답니다.
그럼 이제 여름방학이 시작된 분들도 많이 계실텐데, 건강한 여름방학 보내시구요.
저도 조만간 여름방학이 되면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더 발전한 실력으로 들고올 소설 기대해주세요.
언제나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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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이년 전이였다.
언제나 화기애애하고, 여느 가정집 처럼 시끌벅쩍했던 우리집에
숨통까지 죄어오는 암울한 공기와 쓸쓸한 침묵이 찾아오게 된 것은.
...............
.........................
-쏴아아아.
"아앗!! 비온다. 어떡해!! 우산 없는데."
"아우, 겁나게 퍼붓네. 야야, 가방 쓰고 가자."
...
분명히 아침에는 화창하기 그지없던 하늘에 삽시간 내에 시커먼 먹구름이 뒤덮이더니
결국에야 비를 쏟아내고 있었다.
그것도 무시무시한 기세로.. ..왜 하필, 딱 학교 수업 끝나고 집에 가려니까 비가 오는 거냐고!!!
다른애들도 이렇게까지 비가 올 줄은 예상 못했는지 하나같이 다 빈손으로 발만 동동 굴리고 있다.
어떤 이들은 핸드폰을 부여잡고 가족들에게 마중 좀 나와달라고 하고 있고..
....나와 하교길을 같이 하는 친구들은 벌써 가방을 머리 위에 걸치고 빗속을 뚫으며 뛰어가고 있었다.
"같이가!!!!"
에라이, 어쩔 수 없이 나도 엉거주춤 가방을 쓰고 빗속을 헤쳐 나가려는데.
"야! 여인선!!"
낯익은 투박한 억양의 목소리와 함께
지독하게 쏟아내리는 빗속에서 역시 낯익은 얼굴하나가 이쪽을 향해 불안 불안 걸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 하나가 아니라 둘이다. ..저 황금빛 털을 휘날리며 나를 보고 사족을 못쓰는 우리 돌링이 까지 합하면..
저 결코 평범치 못한 등장에, 우리학교 아이들의 시선이 비가 쏟아내리듯 집중 되어버렸다.
그 시선들을 의식할 틈 도 없이, 어느새 한쌍의 바퀴벌레 같은 커플께서 내 앞에 납시었고,
"아, 씨바. 오느라 힘들어 뒤지는 줄 알았네."
오자마자 욕부터 내뱉고 보는 이 거칠기 짝이 없는 남자가,
바로 나보다 삼년 먼저 세상의 빛을 본 우리 오빠다.
'꺄악!!! 남자다!!"
"오빠!! 핸드폰 번호 좀 가르쳐 주세요!!!"
"나랑 사겨요!!!"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도 여자,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도 여자, 보이는 건 여자 밖에 없는
이 여학교에 남자가 하나 왔다는 이유로, 우리학교 아이들은 갑작스런 폭우로 학교에서
발만 동동 굴리고 있던 자신들의 처지는 잊은 채 아이돌 스타가 온 마냥 소리를 질러대고
자질러지고 난리도 아니였다. ...
그 소리가 어지간히 시끄러운듯 오빠는 가만히 미간을 찡그리고 있었고,
돌링이는 여인네들의 세계에 들어온 것이 황홀한지 침을 질질흘리는 혀를 내밀며 발광을 떨고 있었다.
저 여자만 밝히는 개시키.. 저러고도 맹인 안내견 이라고.
"야, 가자."
자연스럽게 내 손목을 잡는 오빠의 차가운 손에, 반응한 몸이 저절로 움찔거린다.
그러자 오빠는 내 손목을 끌어당기면서 피식,하고 짧게 웃었다.
"뭘 그렇게 놀라냐. 여기중에서 너 알아보는 건 존나 쉬워."
"....."
나는 초점없이 허공을 떠돌고 있는 오빠의 눈동자를 보았다.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는 그 딱딱한 눈동자. 이년 전 '그 사건' 이래로, 한번도 마주쳐 볼수 없던 눈동자.
하지만 오빠는 '보이지 않는 세상'속에서 그 암흑같은 세상속에서 나만은 꼭 찾아낼 수 있었다.
항상 그래왔다.
"..아, 쟤 오빠 맹인이라고 했지?"
"어쩐지.. 저 개도 맹인 안내견이잖아."
"무슨 사고로 실명 됬다고 하던데..."
"아아 ~어쨌든 저 눈만 아니면 완벽한 남잔데~ 아깝다~"
어깨 너머로, 수근수근. 재잘재잘. 남의 일이라면 쉴새없이 놀려대는 혀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주먹이 저절로 쥐어졌다.
갑자기 내 피부와 연결되어 있는 오빠의 차가운 손에 거부감이 들어 얼른 손목을 빼버렸다.
오빠는 동요하지 않았다. 우산 손잡이와 개줄을 한꺼번에 들고 있던 손에서 개줄을 놓고,
내가 빠져나와버린 그 손으로 개줄을 들었다.
"....내 우산.. 가지고 왔지? 줘..."
"....."
무뚝뚝한 표정으로 입고있던 자켓 주머니에서 내 핑크색 우산을 꺼내 건넨다.
나는 빼앗듯이 그것을 받아들고 우산을 펴 되도록이면 오빠와 멀리 떨어지려고 간격을 넓혀 걸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올 때 까지 우리 사이에 대화는 한 마디도 오고가지 않았다.
............
.....................
집으로 들어서자 마자 온기없는 싸늘한 공기가 온몸에 부딪혔다.
부모님은 두분 다 비즈니스 계통에서 일하신다. 워낙 바쁘셔서 집에 계시는 시간이 많지 않다.
아주 오래전 부터 그래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집은 여느 가정집을 부러워 할것 도 없이
언제나 사이좋고, 언제나 활기가 넘쳤다.
.......
나는 아무 말 없이 욕실부터 향했다.
-달칵,
욕실 불을 키자 오빠는 알아서 돌링이를 데리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한손에는 점자책을 들고 있는걸 보니 공부를 하려는 모양이였다.
올해 스무살인 우리 오빠는, 지금 재수생의 길을 걸으며 서울 내의 사년제 대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필요한 교과서, 문제집들은 다 점자책으로 특수제작까지 하면서 말이다.
삼년 전만 해도, 저런 오빠의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노는게 삶의 목표이고, 삶은 즐겨야 제맛이라는 말을 좌우명 삼아 늘상 떠들고 다녔던 그 오빠가,
자기는 오토바이와 담배 없이는 갈퀴없는 사자라고 말했던 그 쌩양아치였던 오빠가,
공부라는 단어와는 평생 담을 쌓고 마주하지 않을것 같았던 오빠가 말이다.
-쏴아아...
샤워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따뜻한 물의 온기에 몸을 기대며 나는 생각했다.
아까의 일을 떠올렸다. 내가 매몰차게 오빠의 손을 거절했던 그 순간.
솔직히, 그때는 앞 못보는 오빠가 한없이 수치스럽고 부끄러웠다.
또래 아이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것이 싫었다. 너무 싫었다.
그래서 그걸 오빠에게 화풀이 했던 것이다.
그 안보이는 눈으로, 지독하게 퍼부어 대는 빗속을 뚫고 손수 우산까지 들고 나와준 오빠에게
나는... .... 오빠에게 평생 갚을 수 없는 빚을 진 내가 .. 나 따위가..
..........
그렇게 자책하던 내 머릿속에 깊숙히 가라앉아 있으면서 틈만 나면 나를 괴롭히는
부모님의 질책이 다시 떠올랐다.
'니가 오빠한테 진 빚을 생각해야지!'
'너는 평생 오빠한테 사죄하면서 살아야 한다.'
..........
......................
나는 뜻하지 않은 단 한번의 실수로 인해서, '죄인'이라는 타이틀 속에 갇혀 살아야 했다.
'그 사건'이후로, 내가 오빠의 두 눈을 뺏어가 버린 거나 다름 없는.. '그 사건'이후로..
.......
그래서 나는 오빠에게 원망과 동시에 질투를 느꼈다.
보호와 관심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오빠의 처지를 어떻게든 더 어르고 달래주려는 부모님,
그 세사람에게서 나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나라는 존재는 가리워지고 있었다.
...그로 인해 삐뚤어진 마음이, 오빠를 괜스레 부끄러워하고, 오빠에게 냉정히 대하라고 명령한다.
......아니, 이건 내 의지야. ......오빠가 미워. ...착해빠진 오빠가 미워..
...............
........................
샤워를 대충 마치고, 내 방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고 있던 도중,
-와장창창!!
'컹!!컹!!!'
거실에서 한바탕 난리를 피우는 소리가 내 방문을 두들겨 댔다.
심상치 않은 굉음과, 좀처럼 짖지 않는 돌링이가 난리치는 걸 봐서 큰일이 난게 틀림없었다.
바지를 입으면서 헐레벌떡 주방으로 뛰어갔다.
"....이게...뭐야?"
상황은 말 그대로 난장판이였다.
중간 크기정도의 냄비는 김이 펄펄나는 뜨거운 물을 쏟아내고 뒤집어 진채 있었고,
오빠는 벌개진 손목을 부여잡고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이 등신아!!! 뭐 한거야?!!!"
욕을 지껄여대며 내가 제일 먼저 손을 뻗친 것은 오빠의 손목이였다.
서둘러 오빠를 싱크대로 데려가 찬물을 틀고 오빠의 손목을 씻겼다.
그리고 얼른 냉장고에서 얼음들을 꺼내 손수건에 싸서 오빠의 손목에 대었다.
이 상황에서도 어느새 무뚝뚝해진 오빠의 표정을 보니, 한 층 더 기가 막혀왔다.
나도 모르게 높여지는 목소리를 주체하지 못하고 오빠에게 몽땅 내뱉어 버렸다.
"..진짜 이 등신. 눈도 안 보이는 주제에 갑자기 물은 왜 끓여?! 이게 무슨 쌩쑈야?! 어?!"
"아, 씨바.. 음성 낮춰. 살짝 데인 것 뿐인데 왜 호들갑 질이야."
"내가 호들갑 안 떨게 생겼어?! 좀 가만히 있으란 말이야!! 밥은 내가 차려줄텐데 뭣하러 움직여?!"
"...존나 출출해서 라면이라도 끓여먹으려고 그랬다, 왜."
"그럼 나 샤워 다하고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 되잖아. 그것도 못 기다려?!"
흥분의 한계점을 벗어나서 이제는 목소리까지 떨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눈시울도 촉촉해져 버렸다.
오빠는 얼음 주머니로 손목을 문질러대며, 조용히 입을 뗏다.
"....알겠어. 질질 짜지마. 다시는 안 나댈게."
"...말하는 거 봐. 그리고 내가 언제 질질 짰어?! 놀라서 목소리가 떨리는 것 뿐이야."
"니 말하는 싹퉁머리도 그렇게 이쁘진 않거든?"
"..."
또, 결국에는 이런 말싸움으로 끝을 맺는다.
나는 은근슬쩍 흘려나오려는 눈물을 손등으로 훔쳐버리고 행주로 바닥을 덮어버린 물을 닦았다.
-달칵.
그 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두 사람의 발걸음 소리가 주방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이내 발걸음 소리의 주인공들이 주방에 발을 디뎠고, 그들의 표정은 한순간 일그러졌다.
"이거..무슨... 일이니?!"
엄마는 두 볼을 손으로 감싸며 놀란 눈으로 주방을 훑어보다가, 바닥에 주저앉아
얼음주머니를 손목에 대고 있는 오빠를 발견하고 호들갑을 떨었다.
"이..인해야!! 이게 어찌된 일이야!! 너 손목이 왜 이래!!"
"...냅둬요. 아무것도 아니야."
오빠는 언짢은 표정으로 엄마의 손을 거둬냈다.
아빠는 묵묵히 이 상황에 놀라고 있다가, 엄마가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같이 나를 쳐다보셨다.
그 시선에 못이겨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라면 끓여먹는다고 냄비에 물 끓이다가 엎었나봐. 다행히 가볍게 데인 것 같애.
응급처치도 확실하게 했고, 바세린만 바르면 될거야."
.................
원망어린 눈빛으로 나를 쏘아대고 있던 엄마는 아랫입술을 앙 다문채 나에게 다가왔고,
-짜악!!!!
곧이어.. 오른쪽 뺨에 끔찍한 마찰음과 함께 알싸한 고통이 퍼져갔다.
볼은 빠른속도로 벌겋게 부어올랐다.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눈으로 엄마를 봤다.
"무슨 애가 그렇게 못됬니!!! 어? 앞도 못보는 애가 지 스스로 라면 끓여먹을 때 까지
왜 밥도 안해줬어!! 그게 그렇게 귀찮든?!! 응?!!"
"여..여보! 말로 하지 애는 왜 때려?!"
"이것 좀 놔요!!! 인해 눈이 저렇게 된 게 다 누구 때문인데!!!"
엄마는 잔뜩 상기된 얼굴로 나한테 가시박힌 소리를 질러대고, 아빠는 그 옆에서 엉거주춤 말리고,
나는 부어오른 볼을 서럽게 만지작대며 눈물만 흘리고 있고,
최악중의 최악인 이 상황을 잠시 멈춘 건, 오빠의 고함소리였다.
"좀 그만해요!! 혼자 라면도 못 끓여먹는 눈깔병신 취급 받기도 지긋지긋 해서
내 손으로 라면 좀 끓여먹고 싶어서 내가 마음대로 그랬어.
걔 잘못 아니라구요. 다시 한번만 동생한테 손찌검 하면 내가 가만히 안 있어요."
...초점없는 오빠의 눈동자에서, 감정을 담아낼 수 없는 그 눈동자에서 분노가 표출되고 있었다.
엄마는 얼어버린 표정으로 믿을 수 없다는 듯 오빠를 바라보다가, 이내 아빠한테 끌려서
안방으로 들어가는 걸로, 사건은 일단락 되었다.
..외관상으로는 일단락 되었지만, 내가 받은 충격은 좀처럼 가시질 않았다.
방에 처박혀 침대에 얼굴을 묻고 미친듯이 울어도 서러운 마음의 응어리는 풀어지지 않았다.
엄마한테 뺨을 맞은 건 이번이 두번째였다. 생전 처음 뺨을 맞은 건 약 이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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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년 전,
아직 철 없는 중학생이였던 나.
역시 철 없는 고등학생이였던 오빠.
사건은 오늘처럼 비가 지독하게 쏟아졌던 어느 날, ..발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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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떡해!! 지각이다!! 또 지각이야!!!"
딸기잼을 대충 바른 토스트만 입에 물고 서둘러 운동화를 신는 나를 보고,
식탁에서 여유롭게 제대로 된 아침식사를 하고 있던 오빠가 비아냥 대며 말했다.
"넌 무슨 중학생이 그렇게 여유도 없냐?"
"오빠가 지나치게 여유있는거야!!! 아침 아홉시 삼십분에 등교하는 고등학생이 어딨어!!"
"여기 있잖아, 멍청아."
...말이 안통하는 인간. 내가 상종을 말아야지.
운동화를 다 신고, 현관문을 벌컥 열자 미운 하늘은 지독한 비를 퍼부어대고 있었다.
....정말 밉구나. 하늘아, 너의 그 회색빛 얼굴이 이처럼 미워보이던 때가 없었다.
"아!! 왜 이 때 비까지 내리고 난리야!!! 이 날씨에 어떻게 뛰어가!!
담임이 이번에도 지각하면 죽인다고 했었는데!! 아아악!!!"
머리털을 쥐어짜며 하늘을 원망하던 나는, 방금 아침식사를 끝내고 교복 남방을 챙겨입는 오빠를 보고
순식간에 극단적인 생각을 했다. 아니아니,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운동화를 신은 채로 오빠에게 달려갔다.
"오빠!!! 오빠는 이런 궂은 날씨 속에서도 당연지사 오토바이를 몰고 학교에 등교하겠지?!"
"... 돌았냐? 이런 날씨에 오토바이 타는 건 '나 자살합니다'라고 광고하는 거나 똑같지."
오빠는 손가락으로 목을 쫘악 긋는 시늉을 해보였다.
난감했다. 성숙하지 못한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었던 나인지라 그 때는 정말 무슨 일이 있어도
오빠의 오토바이를 타고 가야겠다는 생각부터 우선이였다.
그래야 지각을 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이, 오라버니. 오라버니의 운전실력이라면 이까짓 비쯤은 문제도 아니잖아요~"
"킥... 거야 그렇지만.. 짜식, 뭘 좀 아네. "
...쪼다같은 놈. 칭찬 몇마디에 헤벌레 하는 것좀 보소.
"그 뛰어나신 운전실력으로 이번 딱 한번만 나 학교까지 데려다 주면 안될까?"
결정적인 내 부탁에, 아까까지만 해도 기고만장해 있던 오빠의 표정이 싸악 굳어지는것이 보였다.
순간적으로 놀랐다. 오빠가 그렇게 까지 험악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건 별로 못 봤기 때문에.
오빠는 그 상태로 짧게 거절했다.
"안돼."
"왜~! 나 급하단 말이야. 진짜 진짜 급하단 말이야~"
"안된다면 안돼."
"아~ 오빠~~ 한번만, 응? 나 정말 죽어~! 우리 담임 진짜 무섭단 말이야~"
내가 오빠가 입고 있는 교복남방을 끌어당기며 끝까지 징징대자, 오빠는 신경질적이게 말했다.
"씨바..야, 이렇게 쫑알거리고 있을 시간에 벌써 학교 도착했겠다. 빨리 안 가냐?!"
"오빠 나 안 태워주면, 오토바이 탄 아무 사람이나 붙잡아서 가버린다?! 만약 나쁜 사람이 걸리면
나 그대로 유괴 될수도 있어. 나 진짜 그럴거야."
솔직히 말도 안 되는 협박이였지만, 그게 통했는지 오빠가 잠깐 주춤하는 듯 했다.
이내 나를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본다. 나는 아주 작정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잠시동안의 침묵이 흐르고, 내 이마에 오빠의 꿀밤세례가 날아왔다.
"아얏!"
"이번 딱 한번만이다. 다음에는 쥐뿔도 없어, 유괴당하든 말든. 알았냐?"
오빠는 그렇게 말하고, 오토바이 키를 흔들며 서둘러 밖으로 뛰쳐나갔다.
나는 환호성을 지르며 방으로 달려가 내가 아껴뒀던 우비를 꺼내 입었다.
처음타보는 오토바이에 은근히 기대하고 있던 터였다.
그리고 오분 후,
오빠가 몰고있던 오토바이는 반대쪽에서 돌진해 오던 트럭에 정통으로 들이박았다.
그 짧은 순간에, 오빠는 날 껴안고 오토바이를 벗어나 바닥으로 뛰어들었다.
트럭과 부딪친 오토바이는 200m가량 까지 날아가서 큰 폭발을 일으켰다.
나는 오토바이를 타기 전, 오빠가 건넨 헬멧을 쓰고 오빠가 나를 단단히 품에 안은 터라
단순한 타박상 밖에 입지 않았지만 문제는 오빠였다.
나에게 헬멧까지 빌려주고, 바닥에 떨어질 때도 자기 몸을 밑으로 해서 떨어졌기 때문에
온몸에 심한 타격을 입었다.구급차의 싸이렌 소리가 가까워져 올 때 까지 오빠는 끝까지 나를 놓지 않았다.
구급대원들이 들 것을 들고와 오빠를 옮기기 전,
그제서야 나를 풀어준 피투성이 오빠가 씨익 웃으며 내뱉은 한마디는,
"....다행...이다." 였다. 그리고 나서 오빠는 정신을 잃었다.
................
오빠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에, 오빠는 두번 다시 두 눈으로 빛을 볼 수 없었다.
사인은 시신경 손상, ... 어떤 식으로 발버둥 쳐봤자 다시는 시력을 회복할 수 없다는 게 의사의 결론이였다.
엄마는 울고불며 이게 다 너 때문이라며 내 뺨을 있는 힘껏 때렸다.
그 강도에, 한동안 귀가 멍멍했을 정도였다.
그때부터 우리집에 낯선 공기가 침입 한것 같다.
어둡고, 생기를 잃은 차가운 공기가 우리가족을 에워쌋다.
........................
.......................................
-똑똑.
거의 가물가물한 정신 속에서 들리는 노크소리에, 눈이 확 떠졌다.
축축한 베게에서 얼굴을 들었다. ..혹시... 엄마 일까. 작은 기대를 품고 문을 열었다.
"...뭐야."
하지만 문 밖의 인물을 확인 하자 마자 그 작은 기대는 날아가고 말았다.
입에 무언가를 물고 꼬리를 흔들고 있는 돌링이였다. ...돌링이한테 노크까지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나.
어쨌든 나는 돌링이를 내 방에 들였다.
"..너라도, 날 위로해 주려고 왔구나."
'끄응'
내 말에 답이라도 하는 듯, 돌링이가 입에 물고 있던 물건을 내 앞에 내려놓았다.
얼음팩이였다. ..... 누가 가져다 줬을지 뻔히 예상이 갔기 때문에, 나는 돌링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잘했다고 칭찬했다. 그리고 아직도 따끔따끔한 뺨에 얼음팩을 갖다대었다.
차갑다. 오빠의 손이 내 뺨에 올려져 있는 것 같았다.
예전에 오빠는, 감기에 걸리든, 더위를 먹든,내 얼굴에 열이 달아오를 때면 얼음팩 대신 자기의 손으로
내 얼굴을 식혀주었다. 유달리 차가운 오빠의 손길을 느끼며, 편안하게 잠들었던 기억이 난다.
........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
"....흐...으...흐으웁..."
더 나올 것도 없을텐데, 눈물이 자꾸만 기승을 부린다.
돌링이가 조용히 다가와 낑낑대며 나에게 기대왔다.
그날 밤, 나는 돌링이를 껴안고 목을 놓아 울었다. 하지만 내 흐느낌 소리 따위는
암울한 공기가 들어앉은 넓디 넓은 집안에 울려퍼지지 못했다.
......................
..................................
결국,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말았다.
어김없이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무심히 바라보며, 잔뜩 부어버린 눈두덩이를 이미 다 녹아버린
얼음팩으로 짓눌렀다. ...
방 밖에서 인기척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오빠는 진작에 깨었나보다.
나는 코까지 드르렁 골면서 곤히 자는 돌링이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조심조심 방문을 열었다.
예상대로 오빠는 거실에서 식탁에 앉아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엄마가 미리 챙겨놓고 가셨나보다. ... 아, 또 채 아물지 못한 가슴이 쓰라려 온다.
또 코끝이 찡해져오는 걸 애써 무시하고, 욕실로 들어섰다.
...세면대 위에 붙어있는 거울에 비친 건 얼굴이 띵띵부어버린 괴물 한 마리.
.......휴우, 이런 날에는 정말 학교 가기 힘든데.
오늘이 왜 휴일이 아닌지 원망하며 나는 찬물에 얼굴을 담갔다.
............
.....................
주춤주춤 교복까지 갈아입고, 차마 오빠랑 마주앉아 아침식사를 할 용기가 없었기에
그냥 아침식사는 거르고 가기로 했다.
쓰린 속으로 신발장에서 운동화를 갈아신는데, 어깨너머로 잔뜩 잠긴 오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느새 신발장 앞까지 걸어와 있는 오빠였다.
"야, 밥먹고 가."
"....됐어. 밥 맛 없어."
"어제 저녁도 안 먹었잖아. 먹고 가."
"...안 먹은게 아니라, 못 먹은거야."
.................
그 말에, 오빠도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 새를 틈타 현관문을 열려고 했지만, 오빠가 내 손목을 정확히 찾아 잡았다.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고, 오빠의 손에 더 힘이 들어갔다.
"안 먹은거든, 못 먹은거든, 저녁 거른건 확실하잖아. 아침이라도 먹고 가라고."
"..상관하지마. 나 오빠랑 마주앉아서 밥 먹기 싫어."
".....나 다 먹었어.내 밥그릇 치울테니까 먹고 가."
"하, 또 밥그릇 들고 가다 깨뜨리게? 이번에는 깨진 조각에 손이라도 베면 어쩌려구?
괜히 마음 쓰는 척 할 필요없어. 나 오빠 보기 싫으니까 이것 좀 놔!!"
-짜악!
.........
어제 뺨이 느꼈던 고통이, 이번에는 손바닥에 전해진다.
오빠의 손에서 빠져나오려고 팔목을 흔들다가, 결국 빠져나오기는 했는데..
그 반동으로 오빠의 뺨을 때려버리고 말았다.
오빠는 표정없이 가만히 맞은 뺨에 손을 대보았고,
나는 떨리는 손으로 현관문을 거칠게 열어댔다. 하지만,
"...쌤쌤이네. 밥 먹고 가라."
허를 치는 오빠의 그 말에, 억지로 참고 있던 눈물이 또 터졌다.
"됐어!! 등신아!!! 안 처먹겠다는데 왜 자꾸 지랄인데!!! 정말 짜증나게!!"
결국 그렇게 소리 질러버리고 나서, 감정을 담아 현관문을 닫았다.
그리고 달렸다. 정말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 까지 달렸다. 다리가 후들거려 넘어질때 까지 달렸다.
....................
...............................
얼마나 달렸을까, 넘어지고, 넘어지길 수십번을 반복해 피로 범벅이 되어버린 무릎을 보며
나는 인근의 공원에 있는 벤치에 쓰러지듯 앉았다.
....학교는 뒷전으로 보내버린지 오래다. .... 아.. 이제서야 무릎이 욱신대며 아파온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제 무릎을 볼 힘도 없었다. 어제 저녁도 거르고.. 아침도 거른 상태에서
미세하게 남아있는 에너지 마저 달리기로 다 써버려서.. 꼼짝 달싹도 하지 못했다.
그대로 벤치에 기대 고개를 치켜들고 하늘을 향했다.
파란하늘, 뭉게구름, 뜨거운 햇빛, 초록빛 나무들.
여름이라는 계절을 딱 느끼기 좋을 조건이였다.
이대로, 이것들에게 흡수되어 버리고 싶었다.
파란하늘이 되서 자유롭게 세상을 내려다 보고 싶고
구름이 되서 파란하늘을 마음껏 떠다니고 싶고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뜨거운 햇빛이 되서 이 땅위의 모든 것들에게 빛을 뿌리고 싶고
초록빛 나무가 되서 가끔 불어오는 바람에 잎사귀를 살랑살랑 흔들고 싶었다.
아니, 뭐가 되든지 간에 좋으니까.. 지금 내 모습에게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주르륵.
뭔지 모를 공허함에 의미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어떻게든 눈물을 떨궈내지 않기 위해서 고개를 위로 치켜들었다.
하지만 끝내 눈물은 눈가를 타고 주르륵 흘려내렸다.
손등으로 눈물을 게걸스럽게 닦아내던 그 때.
"..아이고, 이런.. 이렇게 어여쁘신 학생이 왜 지금쯤 학교에 안 있고 이런 공원에 있을까?"
바로 정면 앞에서 시커먼 얼굴 하나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동작을 멈추었다.
"크크..."
사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유난히 검은 얼굴을 가진 그 남자는 기분나쁘게 히죽, 웃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시선을 아래쪽으로 천천히 내려보니
제일먼저 눈에 띄는 건 언제 빨았는지도 모를 꼬질꼬질,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시커먼 셔츠와
마찬가지로 시커먼 반바지, 그리고 털이 덮은 몽뚝하고 굵은 다리였다.
...모든 관찰을 끝낸 내 머리는 이 사람을 '노숙자'라고 판단했고
역시 꺼림칙 해서 얼른 벤치에 널부러뒀던 책가방을 챙겨 일어서려고 했지만,
시커먼 손바닥이 날아와 내 어깨를 강하게 눌러 나를 다시 벤치에 앉혔다.
당황한 내 기색을 보고 남자는 여전히 히죽히죽 대며 입을 뗏다.
"어디를 그렇게 가시려고. 학교?"
"놔.. 주세요."
"허허허, 뭐가 그렇게 급해~"
"누...누구신데요!!"
본능적으로 다급함을 깨달은 입술이 떨려온다. 떨리는 입술 사이로 있는 힘껏 소리부터 지르려고 보는데,
다시끔 시커먼 손바닥이 날아와 내 입을 막은 뒤였다. 역겨운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주위를 살폈지만 지나가는 사람 하나 없는 상태.
심장이 불안한 템포로 뛰기 시작했다.
"으읍!!! 끄읍!!! 끄으으으으읍!!!"
"허허, 소용 없으. 넌 궁지에 몰린 바퀴벌레여."
입가를 막은 손바닥 밖으로 발악도 질러보고, 온몸을 흔들어대며 반항도 해봤지만
남자의 단단한 팔뚝은 끄떡도 하지 않았고 내 귓가에 대고 남자가 속삭였다.
"곱상하게 생긴 게..잘 사는 집 따님 같으신데.. 봉사하는 셈 치고 아저씨 좀 도와 줘야겄으?"
동시에, 목 뒤가 뻐근해져 오면서 눈 앞이 캄캄해져 왔다.
....................................
.......................................................
.........
눅눅한 냄새.
습기에 가득찬 냄새.
제일 처음 정신이 들었을 때, 그 냄새부터 느껴졌다.
그 기분나쁜 냄새를 한껏 들이마쉬고 나서야 나는 번쩍 눈을 떳고,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건, 깨어진 작은 창문 사이로 애처롭게 흘러들어오고 있는 주황색빛 한줄기.
그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 좁은 공간 안 의 사방에 내리깔아진 암흑속에서 나는 아직까지도 몽롱한 정신을 깨우려고
한참동안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이내, 상황파악을 할 수 있었다.
현재 내 두 손과, 발은 어느 한곳 움직일 수 없이 단단하게 결박되어 있다.
느낌이 질긴 밧줄에 묶인 것 같다. 그리고 내 입가에는 커다란 테이프가 붙여져있다.
테이프 특유의 냄새로 따지자면 청테이프 같다.
....나는 납치를 당한 것이다.
주위에 내 가방도 안보이고, 주머니도 허전한 걸 보니 핸드폰 같은 통신수단은 모조리 가져간 것 같았다.
아까 그 시커먼 얼굴을 떠올렸다. ..그 남자다. 그 남자가 나를 기절시켜서 여기까지..
목 뒤가 뻐근해져 왔다. 아까 남자가 내리친 부분이 얼얼했다.
......나는 유일한 환기구인 깨어진 창문에 시선을 돌렸다. 간신히 보이는 하늘은 컴컴해져 있었고,
가로등 불빛으로 보이는 주황빛 불만 보였다.
이 곳은... 대체 어디지?
머릿속이 딱딱하게 얼어오는 것 같았다.
그제서야 다시 불안감을 느낀 심장이 미칠듯한 가속도로 뛰어대고 있었다.
나는 움직일 수 없는 몸을 있는 힘을 쥐어짜 이끌어 얼굴로 벽면을 더듬거리며 출구를 찾았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출입문을 찾았다. 동그란 물체가 불쑥 튀어나와 있었다. 손잡이다.
힘겹게 몸을 일으켜 단단히 묶인 손을 손잡이에 고정시켰다. 돌려봤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밖에서 잠군 모양이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식은땀이 얼굴을 흠뻑 적시고 있었다.
밧줄로 묶여버린 다리로 통통 뛰어대며 문과 쉴새없이 몸싸움을 해댔지만 소용 없었다.
온몸이 아려오고 나서야 그 자리에 쓰러져버렸다.
방금 까지 너무 움직여서 온 몸에 열이 확 올랐다. 후덥지근한 느낌에 땀이 비오듯 흐른다.
눅눅한 땀냄새가 올라온다.
이제부터는 뭘 생각해야하는 지도,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르겠다.
단지 숨통을 죄여오는 두려움만이 느껴질 뿐이다.
-달그락,달그락.
그 때였다.
갑자기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문을 여는 소리 같았다.
나는 재빨리 몸을 굴려 원래 내가 누워있었던 자리로 되돌아갔고,문이 열리기 전 눈을 감았다.
-끼이...
-달칵.
-터벅,터벅.
낯익은 역겨운 체취가 가까워졌다.
한걸음,한걸음. 발걸음 소리가 날 때 마다 요동치려는 온 몸을 겨우 제어했다.
숨조차 쉴 수 없었다. 숨을 쉬면 소리를 지를 것 같았다.
그리고, 발걸음 소리가 멈췄다.
"....아가. 깬 거 다 아니까 자는 척은 그만 해라잉."
이윽고, 귓가에 내려앉는 니글니글한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눈을 떠버렸다.
눈을 뜨자마자 어깨채가 잡혀서 단숨에 몸이 일으켜졌다. 정면으로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역시 역겹게 생긴 얼굴이다. 시커멓게 때가 잔뜩 낀 얼굴. 가지런하지도 않은 누런 이빨.
남자가 히죽 웃으며 말했다.
"나가.. 방금 니 핸드폰을 쪼까 봐서 뉘 집에 전화를 했걸랑? 젊은 놈이 받대.
아따, 이 쌍노무 시키는 받자마자 욕질을 지껄이대.
그래서 나가 당신네들 딸 내가 잘 납치해서 데리고 있으니 더도,덜도 말고 딱 10억으로
합의 봅시다.라고 했지비. 그런데 이 놈은 지랄하지 말라면서 전화를 홱 끊어버리대.
허허, 웃긴 집안일세, 했지비. 이놈이 안 믿어 주는것 같으니께, 우리 이쁜이께서
직접 나서줘야겄어."
남자는 주절주절대며 내 입가에 붙여져 있던 청테이프를 거칠게 띄어버렸고,
나는 입가가 얼얼한 것도 잊어버린 채 무작정 소리를 질렀다.
"꺄아아아악!!! 살려주세요!!! 사람 살려!!!!! 꺄아아악!!!!"
"이거.. 말로는 안통할 아가구만."
남자는 계절과는 어울리지 않는 입고있던 재킷 안 속에서 번쩍거리고 예리한 무언가를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내 목에 들이밀었다. 당연히 소리는 그칠 수 밖에 없었다.
"....흐으...흐으웁..."
"그래,그래.. 그래야 착한 아가쟤."
냄새나는 손으로 내 머리 언저리를 토닥토닥대며 남자가 헤벌쭉 웃었다.
그러면서 내 핸드폰을 꺼내 내 귓가에 대주었다. 수신지는 우리 집.
"아가, 최대한 불쌍한 척 좀 해야 될거여."
"..."
-뚜르르르...뚜르르르....뚜르르...
나는 남자가 빈정거리는 말 따위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느릿느릿 이어지는 신호음에만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을 뿐.
이내, 달칵 거리는 소리와 함께 잔뜩 내리깔은 목소리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오빠의 목소리를 들으니 서러움이 복받쳐 눈물이 쏟아졌다.
남자는 왜 말을 안하냐는 식으로 들고있는 칼로 내 목을 위협했고, 나는 숨을 헐떡이며 입을 열었다.
"오...흐웁...오빠..."
'...뭐야, 여인선? 너 인선이냐?'
"오...빠....."
'너 왜 집에 안들어와. 죽을래?'
"...흐웁.....흐으웁.."
잠겨있던 오빠의 목소리가 활기를 되찾았다.
하지만 연이어 흐느끼는 내 목소리에 심각성을 알아챘는지 다시 한껏 낮아졌다.
'...너 울어?'
"오빠.... ...흐으...살려줘.... 도와줘...."
'살려달라니.. 도와달라니.. 무슨 말인데!!'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오빠가 흥분했다는 뜻이다.
오빠를 말려들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납치를 당해있다고 하면.. 우리 오빠라면,
두 눈이 안보이든 말든 혼자서라도 대한민국을 다 뒤져내 나를 찾으러 다닐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 목가에서 맴도는 날카로운 칼이 두려웠다.
거칠어진 숨소리를 이끌며 한마디,한마디, 힘겹게 내뱉었다.
"...나, 나.... 납치 당했어... 흐흡...아까... 오빠한테 전화걸었던 남자... 그 남자가..흐웁.."
'....그 새끼? 그 미친 새끼 말이 진짜였어?!! 너 지금 어디야, 어디야!!'
"흐흐훕..몰라...모르겠어.."
'여인선!'
수화기 속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는 오빠의 목소리가 멀어져 가고,
남자는 내 귓가에서 핸드폰을 떼어서 자기 귀에 갖다댔다.
"에.. 동생 목소리는 잘 들었겠지. 아, 그렇게 소리 지르지 말고.. 딱 10억으로만 합의 보자니까..
시간은 지체 할 수 없겠고.. 오늘 새벽 가족들 중 아무나 한 명, 한명만 이여. 혼자 10억어치 가방에 넣어서
그 가방을 내가 지시하는 곳으로 가지고 오면 따님은 아무일 없을거여.
경찰 불렀다가 들키면 그 자리에서 따님 목을 따버릴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알고... 알겠수잉.
아따,그 양반 말투 참 거시기 하네. 어쨌든 나중에 또 전화를 걸 것이니 돈이나 준비하고 있으."
-탁.
핸드폰 슬라이드가 닫히고, 남자가 다시끔 헤벌쭉 하게 웃었다.
"역시 아가 목소리를 들려주니까 태토가 싸악 돌변하대."
그렇게 말하며, 남자는 청테이프를 가져와 다시 내 입을 막으려고 했고,
나는 잠시 테이프를 거부하고 말했다.
".....지금이...어느 시대인데 납치질이야, 아저씨...이 일이 성공할 거라고 믿어요?"
그 말에, 남자가 묘하게 웃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거침없이 내 머리채를 잡아 고개를 끌어올렸다.
"성공하면 성공하는 거고.. 실패하면 실패하는 거고.. 다만 이 일이 실패하면 아가 목숨이
날아갈 거라는 걸 알아야쟤? 내는 돈 못받으면 그 자리에서 너 죽일거여."
귓가에 아련히 퍼져가는 그 몸서리 쳐지는 목소리에, 온몸이 꽁꽁 얼어버린 듯 꿈쩍도 하지 않았고
나는 그대로 혼이 빠져나간 인형처럼 바닥에 힘없이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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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릿속에 떠오르는 작은 그림 하나.
그 그림 속에 그려져 있는 정말로 행복해 보이는 가족 하나.
정말 예쁜 우리 엄마.
정말 자상한 우리 아빠.
때때로 얄밉지만 정말 듬직한 우리 오빠.
그리고 나.
가족이라는 타이틀 속에서, 이리 엉퀴고 저리 엉퀴며, 참 시끄럽게도 살았던 우리 가족.
나는 그 속에서 행복을 느끼면서.. 정말 남 부럽지 않게 자랐다.
지금은 아니잖아. 세상에서 가장 편한 안식처였던 집이.. 이제는 잠자리 구실만도 못한 장소가 되어버렸다.
이제 그곳에서 사랑을 느낄 수 없다.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 된 것 같은 느낌.
집에 있는 내내 떨쳐 버릴 수 없는 그 느낌.
이대로 집에 돌아가봤자, 달라지는 건 없겠지..?
다들... 차라리 잘 됬다고.. 평생 돌아오지 말라고 그럴지도 몰라.
오빠는 좀 다를까...? 아니야, 오빠도.. ....
.....여기서 풀려나면,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거지?
.....................
-번쩍.
나도 모르는 새에 울다 지쳐 잠이 들었나 보다.
눈을 뜨니 내 핸드폰을 만지작 대고 있는 남자가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악몽이였으면 했다. 이 철저한 현실 속에서 그 바램은 무너지고 말았지만..
......
이제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아까 남자와 오빠의 통화내용 대로.. 가족들 중 누군가가 순순히 10억이라는 거금을 들고
나를 구하러 와줄까. ...그리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면.. 달라지는게 있을까.
방금 꾸었던 꿈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 어쩐지 나는 돌아갈 곳이 없다고 느껴졌다.
한참 핸드폰을 만지작 대고 있던 남자는 내가 눈을 뜬 것을 보고 헤벌쭉 웃었다.
....정말 징그러운 웃음이다. 다시는 보고싶지 않은...
"흡!"
그 때였다.
순식간에 남자의 손이 내 목을 움켜쥐었다.
"...아가. 이제 삼십 분 후에 전화를 걸거여."
"......"
"내 계획을 알려줄까? 니 가족이 돈을 들고 올때면.. 난 이미 저 앞에 세워둔 트럭에 타고 있을거여.
니 가족한테는 트럭 앞으로 유인해서 돈이 든 가방은 트럭에 던져 넣으라고 하고..
난 이 창고에 니가 있을거라고 말하고 재빨리 튀는 거쟤... 그러면 니 가족은 이 창고로 뛰어갈테고.
내는 유유히 그 자리를 떠나는거지. 그런데 이를 어쩌나. 창고에 니가 있기는 하지만은..
살아있지는 않을거여."
........
알아듣기 힘든 불안정한 말 속에서, 나는... 그 말을 이해하고 말았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흘러 바닥으로 떨어질 때 마다 숨이 멈춘다.
남자는 말을 이어갔다.
"뭔 말인지는 알고 있겄지? 니가 내 얼굴을 봐버렸으니.. 이대로 살려두기엔 뭣하잖나.
그래서 ...죽어줘야겠으."
말이 떨어지고 나서, 내 목에서 손을 뗀 남자는 굵다란 밧줄을 손에 칭칭 동여매고 왔다.
"걱정말어. 깔쌈하게 질식사 시켜줄테니."
몸이 경직되어 움직이지 않았다. 목소리 조차 나오지 않았다.
남자의 손이 내 목에 밧줄을 두를 때 까지 메마른 목구멍에서는 간신히 쇳소리만 나올 뿐이였다.
내 목과 연결이 된 밧줄을 쥔 남자의 손에 힘이 들어갈 때, 그제서야 뒤늦게 목소리가 트였고,
"끄으으으읍!!! 끄으으으읍!!!!"
................
................................
'오빠!!!!!!!'
엄마도, 아빠도 아닌 오빠를 간절하게 마음 속으로 불렀을 때,
"컹컹!!! 컹컹!!!!"
...귀에 익는 소리. 돌링이가 짖는 소리. ....돌링...이?!
순간, 남자의 손길이 주춤했고,
"...뭐...여?"
-쾅!!!
동시에 굳게 닫혀있던 출입문이 거짓말 처럼 쉽게 나가떨어져 바닥에 쓰러졌다.
어둠속에서, 얼핏 희미한 달빛에 비춰 보이는 그 얼굴을 확인하자 마자, 눈물이 쏟아졌다.
"컹컹!!!"
"으...으어억!"
사납게 돌변한 돌링이가 뛰어들어와, 순식간에 남자를 덥쳤다.
돌링이와 남자가 격렬한 몸싸움을 벌일 동안, 오빠는 양팔로 주위를 휘저으며 나를 찾고 있었다.
"여인선!!!어딨어!"
"으읍!!!으으으읍!!!!"
나는 청테이프에 가려진 소리를 바락바락 질러댔고, 소리를 찾아 헤매이던 오빠가
마침내 내 앞까지 뛰어와 날 안고 있었다.
오빠의 차가운 체취가 느껴지고 온 몸에 힘이 쭈욱 빠졌다.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였다.
오빠가 정신없이 내 얼굴을 더듬으며 테이프가 잡히니까 "씨바, 이게 뭐야." 하면서 입가를 가리고 있던
그 지긋지긋한 테이프를 떼어줬다.
답답했던 숨이 트인다. 오빠는 여전히 내 얼굴을 더듬고 있었다.
"여인선, 인선이 맞아?!"
"오...오빠..어떻게... 어떻게....왔.."
내가 더듬더듬 말을 늘어놓으니 확신이 된 듯 오빠가 나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하아... 맞구나. 됐어. 아무 말 하지 말고 있어."
"흐웁....."
오빠는 "괜찮아."라는 말을 연신 해대며 손목과 발목을 결박하고 있던 밧줄을 차례대로 풀어주었다.
나는 오빠에게 기대 정신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하지만,극적인 재회를 만끽할 새도 없이, 어느새 돌링이를 내치고 온 그 남자가
입가에 흐르는 피를 불만스럽게 닦으며 우리에게 다가왔다.
"...이...새끼. 여기는 어떻게 온거여?! 아직 장소도 안 가르쳐 줬는디!!!"
얼이 빠진 표정으로 소리를 질러대는 남자에게, 오빠는 초점없는 눈으로 씨익 웃어보였다.
".....병신새끼. 니놈 전화를 받고 나서 바로 인선이 핸드폰으로 위치추적을 시도했더니
운이 좋게도 쉽게 잡혔어. 하지만 결정적인 장소는 찝어낼 수 없었고 그래서 이 부근을 돌다가
여기까지 오게 된거야. 돌링이의 뛰어난 후각도 도움이 됬지.
내 동생은 고등학생 주제에 향이 독특한 향수를 즐겨 뿌리거든.
이 곳까지 와서 돌링이가 이 녀석의 향을 찾아 가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
지금 여기까지 오게 도와준 내 친구가 내 신호를 들으면 경찰을 부르러 갈거야.
한마디로 니놈새끼 인생은 종쳤다 이거지."
"...오냐, 어디 니 인생도 한번 종쳐봐라!!!!"
남자는 우왁스러운 동작을 취하며 우리에게 돌진했고, 남자의 단단한 주먹이
오빠의 얼굴이 아닌 내 쪽으로 향했을 때, 놀랍게도 오빠는 그 주먹을 쉽게 받아냈다.
초점없는 눈동자가 허공을 향한다. 그 눈동자와 얼핏 마주한 남자의 모든 동작이 멈췄다.
"...내 동생 털끝하나 건드리면 죽여버린다."
............
정작 내가 들어도 머리털이 쭈삣쭈삣 설 만큼, 오빠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남자도 주춤했지만, 이내 실실 웃으며 한쪽 손바닥을 오빠의 눈 앞에 휘휘 내저었다.
"....지랄을 하네.이 새끼.. 눈 보니까 맛이 갔구만.아까 그 개시키도 맹인견이더만. 니 장님이쟤?"
"...그래. 나 장님이다."
"하이고, 앞도 못보는 주제에 니가 뭘 지켜?! 아까 그건 우연이여. 이번에는 제대로 한번 맞아봐!!"
다시 한번 남자의 주먹이 날아오고, 기적처럼 오빠는 또 그 주먹을 막았다.
그것 뿐만이 아니라, 오히려 남자의 얼굴에 주먹을 날려 명중시켰다.
그 한방에 남자는 저 멀리 나가떨어졌다.
쉴새없이 벌름거리던 양쪽 콧구멍에서 피가 쏟아져나온다. 그 피를 손가락으로 더듬어
찍어보던 남자는 이제 정말 못참겠다는 듯이 일어섰다.
"이...새끼!!! 장님주제에!!!!"
다시 주먹을 들고 오빠에게 돌진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오빠는 그 주먹을 막고
남자의 멱살을 잡아채서 자기의 얼굴 앞으로 끌어올렸다.
"...너.. 장님한테 피터지게 맞아봤냐? 지금 경험하게 해줘?"
"....."
초점없는 눈동자. 감정없는 목소리.
충분히 위협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이였다. 남자의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것이 보인다.
그러더니 남자는, .. 순식간에 표정을 바꾸어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재킷안에서 칼을 꺼냈다.
"..오....오빠!!!"
다급하게 오빠를 부르기도 전, 남자가 휘두른 칼은 정확히 오빠의 배를 찌르고 있었고,
나는 처음으로, 오빠가 누군가의 앞에서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았다.
"...안돼!!!!! 오빠!!!!!"
내가 오빠를 안았을 때는 이미.. 오빠가 입고있던 티셔츠가 검붉은 색으로 잔뜩 물들인 뒤였다.
내 교복에도 오빠의 피가 물들여간다. ...이게...뭐야, 어째서 일이 이렇게 된거지?!!
손바닥에 가득 묻혀진 오빠의 피를 바라보면서.. 나는 끄트머리에 피가 묻혀진 칼을 들고
미친 사람처럼 웃고있는 남자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남자는 그 칼을 들고, 점점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동요하지 않았다. 그저 저 새끼를 찢어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을 뿐이였다.
"아가.. 어째 일이 너무 꼬여버렸다잉... 그렇지? 그래도 너는 죽어줘야겄어. 알지?"
"....개새끼..."
"허이구.. 이쁜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면... ..쓰나!!!!!!!"
남자가 칼을 높이 치켜들어 나에게 내리꽃으려던 순간, 나는 눈을 감았지만
이상하게 고통은 딸려오지 않았다. 바로 눈을 떠보니 오빠가 필사적이게
칼을 쥔 남자의 손목을 잡고 있었다.
그 때를 틈 타, 나는 정말 젖먹던 힘까지 모두 동원해 그 새끼의 면상에 주먹을 날렸다.
-빠각!!
엄청난 소리와 함께 남자는 눈동자를 뒤집으며 그 자리에서 쓰려져 버렸다.
떨리는 주먹이 얼얼하다. 멍하니 얼얼한 주먹을 바라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싸이렌 소리가
뒤엉켜서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내, 많은 사람들의 인기척 소리와 함께 구급대원들과 경찰들이 동시에 창고 안에 들이닥쳤다.
지금 상황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경찰들은 서둘러 바닥에 엎어져 있는 남자에게
수갑을 채웠다. 남자는 아직까지 정신을 못 차린 듯 눈을 감고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구급대원들이 우리에게 다가와 오빠의 상태를 빠르게 살피더니 들것에 오빠를 실었다.
얼굴에 범벅이 된 눈물자국들을 닦으며 오빠를 뒤따라갔다.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그 지옥같았던 창고를 나오니,
들것에 실려 구급차에 올라타는 오빠를 놀란 눈으로 쳐다보던 오빠의 친구. 동현오빠가 나에게 다가왔다.
"괜찮아?"
이 말부터 꺼낸다.
나는 고개를 대충 끄덕여 보이며 "어떻게 된거야?"라고 물었다.
"나도 엄청 놀랐어. 인해가 갑자기 니가 납치당했다고, 부모님한테 알리기 전에 내가 먼저 찾아내고 싶다고
그러길래 일단 핸드폰으로 위치추적을 시도해봤지. 그랬더니 이 동네가 잡히더라구.
그래서 돌링이랑 인해랑, 그리고 나 혼자 조를 나눠서 너를 찾아보기로 했지.
먼저 찾는 쪽이 신호를 보내서 경찰에 연락하기로 하고 말이야.
미친듯이 널 찾고 있는데 갑자기 돌링이가 나한테 뛰어오더라.
조금 다친 상태였어. 나는 바로 경찰이랑 119에 신고했고.
그리고 여기까지 오게 된거야."
동현오빠가 한시름 놨다는 표정으로 내 어깨를 부드럽게 토닥였다.
그랬구나.. 그래서 돌링이가 도중에 사라진 거였구나.
"...동현 오빠일줄 알았어.. 우리 오빠가 가장 신뢰하는 친구이니까.."
내 말에 동현오빠는 멋쩍게 웃으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나 정말 놀랐다. 어쩌다가 그렇게 된거... 아니다. 일단 많이 놀랐을 테니까 마음부터 진정시키고,
인해가 저지경이 될 정도였으면 그 납치범. 엄청 지독한 새끼였나봐.나는 너네 부모님께 연락드려야겠어.
빨리 너도 구급차에 타. 나도 곧 병원으로 따라갈게."
"..아, 맞다!"
오빠의 상태를 잊고 있었다. 나는 정신없이 구급차로 뛰어가 올라탔고,
구급차 안에서는 응급처치가 한창 중이였다.
상황은.. 심각해보였다.
오빠는 산소호흡기를 썻는데도 호흡이 힘든지 계속 숨을 헐떡이고 있었고,
옆에는 거즈로 오빠의 배를 계속 누르고 있는 여자 구급대원이 있었다.
구급대원은 나를 보고 난처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큰일이에요. 출혈이 너무 심해서.. 다행히 안의 장기는 괜찮은 것 같은데.."
"..병원은... 아직.. 아직 멀었나요?!"
"이제 삼분 쯤이면 갈 것 같은데.."
구급차는 쑤욱쑤욱 잘 나가고 있었지만, 지금 내 느낌으로는 꼭 거북이 등에 탄 것 같았다.
마음이 조급했다. 이대로 오빠를 잃는다면, 이라는 말이 입안에서 맴돌았다.
그 와중에 오빠는 쓰고 있는 산소호흡기를 떼달라는 듯 그것을 손가락으로 툭툭 치고 있었다.
구급대원은 나를 쳐다보았고, 나는 고개를 내저었지만 참을 성 없는 오빠가 결국 제 손으로
산호호흡기를 떼고 말았다.
"등신아!! 그걸 왜 떼!!!"
나도 모르게 소리를 버럭 질러버렸다. 구급대원은 아예 이 상황에 끼기도 싫은 듯 조용히
거즈로 상처를 지혈하고 있었다.
오빠는 조용히 손가락을 까딱이며 가까이 오라는 시늉을 했다.
일단 순순히 오빠에게 다가갔다. 메마른 숨소리와 함께 오빠가 입을 떼었다.
"...할...말....있어."
"이 와중에 뭔 얘기를 해. 나중에 오빠 괜찮아 지면 들을게. 산소 호흡기 다시 써. 응?!"
나는 오빠가 벗어버린 산소호흡기를 들었다. 하지만 오빠가 내 손길을 저지시켰다.
"진짜 왜 이래?!"
결국에야 눈물이 터져나왔다. 방울방울 떨어진 눈물이 오빠의 얼굴에 맺힌다.
오빠는 그 눈물을 조심스럽게 닦아내며 말했다.
"...아, 울지 좀 마... 병신아. 그렇게 질질 짜놓고서는... 아직도..눈물이...남아있냐.."
"오빠가!! 자꾸 날 울게 만들잖아!! 흐흑.."
손바닥으로 눈가를 짓누르며 안간힘을 쓰는 내가 보이기라도 하는 듯,
오빠가 힘없이 피식 웃었다.
"....그 놈의 울보근성... ...너...태어났을 때부터 시작됬지.....
지금도 기억나..내가 세살 때..아빠 손 잡고 너 보러 엄마 병실에 갔을때도..
....하아. 너 엄청 울고 있었잖아... 그런데... 내가 니 손 잡아주니까...웃더라. 갑자기.. 활짝 웃더라.
.....너 그 때... ..무..지.. 예뻤어."
"...등신아!! 무슨 말을 지껄이는 거야!! 정신 차려!! 여인해!!!"
"...씨바, ..나...정신 멀쩡해..하악, 그냥 들어."
"싫어!! 안 들어!!!"
나는 본능적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하지만 미세하게 들리는 오빠의 목소리가 귀를 틀어막은 손바닥을 뚫고 고막에 전해졌다.
"...여인선... ...사랑해."
.......
"....."
"넌 임마, ....오빠가... 세상에서..엄마 다음으로 제일 사랑하는 여자야. ..."
".....등신.... 유언 같잖아. 그만해!!"
마지못해 내 손으로 오빠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오빠의 숨소리가 유달리 거칠어졌다고 느꼈을 때, 오빠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정말 처음으로, 다시는 앞을 볼 수 없다는 의사의 말에도 담담하던 오빠의 눈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메말라 있었던 오빠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내가 너무 놀라 오빠의 입에서 손을 떼자, 눈물을 억지로 참으려는 듯 앙다문 오빠의 입술 사이에서
흐느낌 소리가 흘러나왔다.
"...크...흡.... .. 죽기 전에... 삼초라도 보고싶은데... ...진짜 보고싶다.
니 얼굴... 엄마,아버지 얼굴... 정말 삼초만이라도 이 눈에 담고 싶어. 씨발...
남들한테는 당연한 일이... 왜 나한테는 안 되는건지... 모르겠다고.."
정말 죽음의 그림자가 온 몸을 에워싸는 느낌이 들 때면, 아무리 강한 사람도 약해지기 마련이라고 생각했다.
절대 투정부리지 않았다. 오빠는.. 두 눈이 안 보인다고 해서 불만을 토하는 일은 한번도 없었다.
하지만, 우리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는 이유로 이렇게 눈물을 쏟고 있는 오빠를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쓰러지듯 오빠의 목을 감싸안았다.
"...미안해.... 미안해, 오빠. 흐흐흑....흐훕..나 때문이야.. 나 때문이라구.
흐흑.. 내가 등신같애서.. 그까짓 지각 좀 면해본다고.... 내가 등신같은 년이야..!! 내가..흡."
오빠의 차가운 손가락이 내 입가를 막아섰다.
...눈물이 가득 맺힌 내 눈동자와, 촉촉히 젖은 초점없는 눈동자와 마주했다.
정확하게.. 우리는 서로를 보고 있었다.
오빠가 이를 살짝 드러내며 웃었다.
"...노....코멘..트."
그 말을 끝으로, 내 입을 막아섰던 차가운 손가락이 힘없이 밑으로 떨궈진다.
.
"오빠!!!!!"
..............
.....................
실성지경이였다. 온 몸이 파르르 떨리면서 입에서는 제정신으로 하는 것도 아닌 말들이
주체할 수 없이 쏟아져나오고 있었다. 나는 차가운 오빠의 몸을 흔들어 대며 발악 했다.
"안돼, 안돼!! 오빠. 눈 떠, 숨 쉬어!! 이렇게 죽을거 아니잖아.
나 미안해서 어떡하라고!!! 다 어떻게 사과해!!! 오빠..숨 쉬어!!!
안돼!!! 오빠!!! 흐흐흑..흐흡...오빠아.."
"..저기."
방금 전 까지 우리를 보면서 남몰래 눈물을 훔치고 있던 구급대원이 조심스럽게 말문을 트였다.
내가 눈물을 질질 흘리며 쳐다보자, 멋쩍은 표정으로 말한다.
"...환자분은 정신을 잃으신 것 뿐이에요."
"...예?"
"숨쉬고 있는 거 안 보이세요?"
구급대원이 꿈틀거리고 있는 오빠의 배를 가르켰다.
..........
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
................
.......................
"하하..난 또... 이 인간이... 진짜.. 도중에 기절하면 어쩌자는 거야..하하.."
나는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려보였고,
동시에 드디어 병원에 도착한 듯 구급차 문이 활짝 열렸다.
병원 앞에서 이미 대기중이던 의료진 들이 오빠를 이동식 침대로 옮겨 빠르게 응급실로 이동했다.
다행히 그렇게 큰 상처는 아니여서 바로 수술을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의사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그리고, 오빠는 수술실로 들어갔다.
나도 온 몸이 성할데가 없는 만신창이 상태였지만, 끝까지 수술실 앞에서 발을 이리굴리고, 저리굴리고 하며
초조하게 오빠의 수술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여인선!!"
높은 하이톤의 목소리가, 내 이름을 부르며 조용한 병원 안에 울렸다.
오늘따라 자주 놀라는 심장이 또 한번 놀라 빠른 속도로 뛰어댔다.
나는 불안한 마음을 끌어안고, 몸을 틀었다.
맞은편에 부모님이 서계셨다. 두분 다 한껏 놀라신 표정이였다. 당연한거겠지만.
바닥에 뿌리를 내린 듯 얼어붙어있는 나에게, 아빠가 먼저 다가와주셨다.
"..인...인선아.. 괜...괜찮니?! 납치? 납치를 당했다면서?!"
나의 굳어버린 어깨를 감싸안고, 나를 이리저리 살피는 아빠에 비해,
엄마는 딱딱한 얼굴로 조용히 나를 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다가온다. 약속이라도 한 듯 아빠가 비켜서고
나는 두눈을 꽈악 감았다. ..
...........
'이 계집애!!! 왜 또 일을 만들어!! 왜 또 인해한테 피해를 입히는거야!!'
앙칼진 목소리와 함께 뺨으로 울려퍼질 고통을 예상했지만, 나는...
....정말...오랜만에 엄마의 품에 안겨있었다.
"...다행이다...다행이야....흐흡...정말...다행이야.."
내 몸을 꼬옥 끌어안은 엄마의 팔이 떨려왔다.
'다행이다' 이년 전, 오토바이 사고가 났을 때 나를 구하고 대신 다친 오빠가 멀쩡한 나를 보며 했던 말.
.....가슴에 아슬아슬하게 박혀 있던 그 한 마디가, 이제서야 가슴 속에 깊이 파고들었다.
"..엄....마....흐흑...."
정말 오랜만이였다. 엄마의 품에 안겨, 펑펑 운 것은.
너무 많은 눈물을 흘린 탓에 나중에는 머리까지 아파왔지만, 행복했다.
.................
...........................
여러모로 놀라고, 상처입었던 마음이 차차 진정되고
오빠의 수술도 무사히 끝나 입원실의 침대에 누워 곤하게 자고 있는 오빠를 보며, 엄마가 말했다.
"....사실은, 니가 밉기도 했단다. 인해의 눈이 이렇게 된 것을...왜 다 니 탓으로 돌렸는지..나도 모르겠어.
너무 절망적이여서 그 절망을 어떻게든 누구한테라도 떠밀고 싶었지. 그게 너였어.
난 너무 잔인했어. ... 잔인하고, 이기적인 엄마였어. 차마 자식에게 할 짓이 아니였지..
하지만.. 이번에 니가 납치당하고 나서 내 잘못을 깨달았단다.
널 잃을뻔 하니까 알았어. ...
미안해..인선아.... ..정말 미안해.."
다시 눈시울을 붉히는 엄마를, 나는 아무 말 없이 안아드렸다.
...................
....................................
.
"하악...하악.. 인선아..사랑해.."
"...아 씹. 병신아,내가 언제 그랬냐고!!!"
"그랬잖아~ 뭐,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여자가 엄마 다음에 나라구~ 에그, 쑥쓰러워 하긴."
"와...나 존나."
사건이 있은 후로 약 일주일 뒤,
오빠의 회복력은 무섭도록 빨라서 이제 금방이라도 퇴원해도 될 만큼 건강해졌다.
모든 사건은 막을 내렸다.
나를 납치했던 그 파렴치한은 돈이 궁했던 노숙자로, 전과가 많았던 흉악범이 였다고 한다.
그 인간은 지금쯤 교도소에서 콩밥을 야무지게 먹고 있을 것이다.
돌링이는 이번 사건에 한 몫한걸로 해서 매스컴의 유명인사가 되었다.
이리저리 불려나가시느라 피곤한지, 지금 오빠가 누워있는 침대 밑에 기어들어가 코까지 골며 자고 있다.
"여인선~ 사랑해~ 어우, 닭살. 무슨 동생한테 그렇게 적나라한 표현을 하냐?"
"아 진짜, 좋은 말로 할 때 그만 해라?"
계속되는 내 놀림에 오빠는 얼굴을 잔뜩 붉히며 대항중이다.
우리는 여느때의 티격태격 대던 남매로 돌아왔다.
아니, 우리 가족은 모두 예전처럼 돌아왔다.
시끌벅적, 활기찬 우리집. 우리집은 이제 온기가 맴돈다.
-달칵.
"어이구, 우리 천사들이 또 결투중이시구만?"
병실 문이 열리면서, 한손에 과일세트를 든 아빠의 웃는 얼굴이 들어왔다.
'천사'라는 말에 오빠의 미간이 불만스레 구겨졌다.
"아씨, 무슨 천사에요. 그런 말 하지 말랬잖아."
"맞아.이렇게 난폭한 천사가 어딨어. 그렇지~ 아빠앙~"
나는 오빠의 불만에 애매한 맞장구를 쳤고, 아빠는 싱긋 웃으며 과일세트를 보호자용 의자에 내려놓으셨다.
복수라며 나에게 빈정대는 오빠를 무시하고, 나는 손목에 걸쳐진 시계를 보았다.
점심이 채 되지 않은 시간이였다.
"그런데 왜 벌써 왔어? 오늘이 토요일이라지만 지금 한창 바쁘지 않아?"
"..."
내 물음에도 아무 말 않고 웃기만 하는 아빠를 보고,의아해 하고 있는데
때 마침 다시 병실문이 열리면서 엄마까지 들어오셨다.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걸로 봐선 어지간히 급하게 오셨나 보다.
엄마는 들어오자 마자 오빠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빅뉴스야!!
엄마 아는 분이 미국에서 의사를 하고 계신데, 인해 얘기를 듣더니 고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셨어!
하지만 워낙 어려운 시술이라 완전성공은 보장하지 못하지만, 가능성은 있다네!!"
나는 입을 쩌억 벌린 채 아빠를 쳐다보았다.
아빠는 이미 알고 있었는 듯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오빠도 어리둥정한 표정이였다. 이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기가 찬 웃음만 흘리다가,
엄마한테 "..정말...이야?"라고 묻더니, 곧 엄마의 긍정을 얻어내고 그때서야 활짝 웃었다.
..
한달 뒤,
오빠는 엄마,돌링이와 함께 셋이서 미국으로 날아갔다.
나와 아빠는 이곳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며 남기로 했다.
나는 요즘 하루를 시작할 때와, 끝낼 때 꼭 기도를 한다.
오빠의 눈이 보일 수 있게 해달라고, 빛을 허용해달라고.
간절히 기도를 한다.
그리고, 매일 같은 꿈을 꾼다.
미국에서 갓 돌아온 오빠는 생기가 돌아온 눈동자로 똑똑히 나를 바라본다.
나도 그런 오빠의 아름다운 눈동자를 바라본다.
한참 동안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가,
나는 다시 태어난 오빠에게 이렇게 말한다.
"안녕, 오빠."
.....
만약 현실에서도, 정말로 오빠의 눈동자와 다시 마주하게 될 날이 온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안녕, 오빠."
씬나양님 반갑습니다.^^ 하하 결국 인해는 살려버리고 말았죠. 아직까지 생각하는거지만 그대로 새드로 밀고 나갔으면 우리 독자님들이 난리가 나실 것 같아서 해피로 하길 잘한것 같아요^^ 인해. 특히 멋진 캐릭터로 쓰고 싶었답니다. 부족한 소설에 칭찬을 아낌없이 날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행복하세요^^
재밌어요!글썽글썽
깜미소설님 반갑습니다.^^ 이제서야 깜미소설님의 글을 확인해서.. 늦은 답글을 용서하시길..ㅜㅜ 글썽글썽이라는 말을 보니 깜미소설님도 우신건가요? 늦었지만 눈물 닦으시구요~^^ 소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행복하세요^^
아ㅡ.슬펐다가어느새제가씩하고웃고있더라구요.이런오빠원츄!!!
악랄한여자님 반갑습니다.^^ 묻혀있던 이 소설을 봐주셨군요; 답글이 하루 늦은 걸 용서하세요 ㅜㅜ씩하고 웃으셨던 부분은 혹시 구급차 에피소드? 하하^^ 인해같은 오빠면 정말 듬직할것 같아요.^^ 악랄한 여자님도 형제가 있으신가요? 소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길^^
울었어요ㅠㅠ 짱잘쓰신다乃
히힛님 반갑습니다.^^ 시간을 보니 얼마 전에 감상글을 남겨주셨군요. 히힛님도 우셨어요?ㅜㅜ 열린 결말. 해피엔딩이니까 눈물을 닦으셔요~^^ 부족한 실력에 짱을 덧붙여 칭찬해주시니 힘이 불끈하고 솟는걸요?^^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행복하세요^^
후아 우리오빠도 저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ㅜㅜ 정말 눈물안나고는 못 볼것같은 소설이에요 ㅜㅜ 너무 잘쓰세요 ㅜ
한아님 안녕하세요.^^ 아아 안녕,오빠도 봐주셨군요. 오빠가 계신가요? 하하 형제는 다 좋은거지요.^^ 인해는 워낙 드라마틱한 오빠라..^^; 아앗. 울지마셔요 ㅜㅜ부족한 실력을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또 안녕,오빠도 봐주신것도 감사드려요^^ 언제나 행복하세요^^
아진짜울어버리고말았어요 ㅠㅠ 너무슬픈거같아요 ㅠ !! 글완전잘쓰시네요 !! 오빠가꼭눈이낫겠죠 ?!
우훗님 반갑습니다.^^ 에구; 우훗님도 눈물 닦아드려야겠어요ㅜㅜ 해피엔딩이니까 눈물을 그치셔요~ 부족한 실력을 칭찬해 주시니 감사할따릅입니다.^^ 저는 결말을 지을 때 열린결말. 즉 해피엔딩으로 정하고 썻기 때문에 뒷얘기는 안썻지만 인해는 시력이 돌아오게 되어있답니다.^^ 소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길^^
아진짜 미칠정도로 잘쓰세요ㅜㅜ소설이 이렇게 슬퍼도 되는건지ㅜㅜ
연기파배우님 안녕하세요.^^ 안녕,오빠도 봐주셨군요~ 미칠정도로 잘쓴다라.. 격렬하신 칭찬에 감동받은 저랍니다.ㅜㅜ 부족한 실력을 그만큼이나 칭찬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안녕,오빠는 비교적 슬픈느낌보다는 암울함->희망을 더 부여했던 소설이였는데 독자분들은 다 슬프셨나봐요ㅜㅜ 안녕,오빠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행복하세요^^
결말이 너무 좋아요, 오빠가 수술이 잘 되었는지 잘 못 되었는지. 모르는 결말, 하지만 제 머릿속에 오빠는 인선이와 눈을 마주보고 있을 거예요.!
마담님 안녕하세요.^^ 아아.. 안녕,오빠도 봐주신걸 모르고..ㅜㅜ 저의 늦은답변을 용서하세요. 결말이 마음에 드셨나요? 뭔가 여운을 남기고 싶어서 그랬답니다. 많은 뜻을 품고있는 소설이라 결말을 확 단정지어버리기는 좀 그래서..^^ 하지만 저역시 결말은 다 쓰지는 않았지만 완벽해피엔딩이라고 정했답니다. 그러니까 인해는 수술이 잘 될거라는 결론이지요^^ 당연히 두남매는 서로 마주보고 있겠죠? 소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언제나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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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소설님 반갑습니다.^^ 늦은 답변 죄송합니다ㅜㅜ뒤늦게서도 이 소설을 봐주시는 분들이 많네요ㅜㅜ anyway.감동을 위주로 쓴 소설이였는데 감동을 느끼셨다니 만족스럽네요^^ 에구, 어느 부분에서 눈물까지 흘리셨나요 ㅜㅜ 해피엔딩이니까 눈물을 닦으셔요~ 묻혀있던 소설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행복하세요^^
으하.. 오빠분 너무 착하시다. 저도 오빠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드네요.
표혜교누님님 반갑습니다.^^ 늦은 답변 죄송해요~ㅜㅜ 하하 동생을 위해 두 눈도 생명도 마다않는 오빠. '오빠분'이라는 존칭에 왠지 재미를 느꼈던 저랍니다^^ 말투가 귀여우셔요~ 저도 오빠는 없고 언니만 있는데 혜교누님님은 형제관계가 어떻게 되세요?^^ anyway.저도 참 쓰면서 가지고 싶은 오빠였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행복하세요^^
역시..! ^^* 즐겁게 잘 읽고갑니다~(오빠가 너무 멋있어요!ㅡㅡ)크크크
우지도님 안녕하세요.^^ 와..정말 오랜만이에요. 요즘 안보이셔서 섭섭했는데.. 안녕,오빠를 봐주셔서 기뻐요.^^ 즐겁게 읽으셨다니 기분이 한층 더 좋아지는군요.인해.. ^^ 멋진구석은 다 가진 오빠죠. 제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모든여동생들이 원하는 오빠가 아닐까요?두눈만 괜찮아진다면요^^; anyway.이번소설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자주뵙으면 하는 소망이있네요^^ 언제나 행복하세요^^
너무 잘쓰세요^^ 진짜 슬퍼요::ㅠ ㅠ
잘읽었어요.아 오빠 눈이 떠졌으면 좋겠다. 저두 저런 오빠 하나 있었으면 정말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