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한 여름 중복맞이 초록사냥을 나갔습니다. 여름 한복판을 관통하는 불볕화살로 산에 산에 초록불 활활 타오르고 그 초록불에 기름 들이붓듯 소내기도 벼락치기로 내립니다. 그 소낙비도 주루룩 온 몸으로 맞음을 마다않고 산에 드는 이유가 따로 있겠습니까? 저자거리에서의 그렇고 그런 곡절의 먼지, 단박에 씻기워지지는 초록의 믿기지않는 신통력! 땀범벅의 발품이면 혹여 포획할 수 있을까? 다만 산길 가고 또 갈 뿐입니다.
벌써 중복이 지났습니다. 끈적끈적한 날은 몸에 가시가 더 돋습니다. 여름 한복판을 끈적이는 땀띠로 애꿎은 겨드랑이, 사타구니를 따끔이게 할 수 없는 이유로라도 초록불 거세게 타는 깊은 여름산으로 망설임없이 들어갔습니다. 평소 동산에 어깨동무하며 뛰놀던 오랜 친구들 우르르 떼거지로 광주시 초월읍에 위치한 '무갑산'으로 충복맞이 놀이를 곁들어 왁자지껄 올랐습니다. 연무는 낮게 깔리고 습도는 높아 땀 곱배기로 쏟아지는 발품, 숨이 턱밑까지 차올라도 친구들 각각의 색깔있는 얘기는 더욱 구성집니다. 그 구성짐은 이내 거기 무갑산의 푸른 가솔이 되고 벼락치기로 오는 소낙비를 온 몸으로 통째 받아들였습니다. 여기 그런 신나는 무갑산에서의 중복맞이 놀이를 공개합니다.무갑산 들머리입니다.
파안대소의 저 얼굴들에서 나는 향기의 깊이는 어느만큼일까요? 열심껏 살아온 저 얼굴에 초록물이 물씬합니다. 초록의 고유명사로 우뚝 선 소나무, 그 기개가 대단합니다.
무갑산 정상에 친구들 왁자지껄 시끄럼으로 여름 한복판을 관통합니다. 연무가 낮게 깔려 어슴푸레 보이는 산등, 앵자봉이 원적 천덕봉이 관산이 한 발 물러선, 공간이 더욱 확장된 느낌입니다. 사슴벌레(집게벌레)를 만났습니다. 그 옛날 여름방학이면 동물채집이란 말도 안되는 숙제로 이 땅의 수많은 사슴벌레가 생죽음을 당하던 잘못된 교육을 생각합니다. 하여 그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 이 숲의 고귀한 생명에게 참회의 용서를 구함입니다. 다만 산객인 나, 털끝 하나라도 산을 이루는 모두를 다치게 해서는 안 될 최소한의 경책을 저 사슴벌레에게서 상징으로 받아 들입니다. 초록 숲길을 가는 산객의 속내에는 어떤 푸른 길이 나 있을까요? 벼락치기 소낙비에 초록이 푸르르 몸을 씻어 더욱 깨끗, 싱그런 무갑산길입니다. 오래된 굵은 나무기둥으로 새 순이 돋고 ~~~~~~ 여름사냥의 현장이 이렇듯 건강합니다. 산원추리입니다. 귀한 백도라지밭도 만났습니다. 그 꽃이 너무 하얗게 부신, 한 참이나 발길 떼지 못했습니다. 왕원추리가 폭풍 소낙비에 더욱 요염합니다. 그 뜨거운 열정을 소낙비도 어쩌지 못하는 현장입니다. 그걸 구경함은 행운중의 행운입니다. 지금부터 중복맞이 물놀이가 시작됩니다. 좋고 좋고 또 좋고~~~~~~ 토종닭 백숙도 푸짐하고 친구들 깔깔 까르르 양념이 고루 뿌려져 우리 모두를 위한 건배소리 쏴아 골짝깊은 물소리입니다. 가마솥의 닭죽, 둘이 먹다 다 죽어도 모를 맛!!!!!! 그대도 맛있게 드시기를~~~~~~ 중복맞이의 정점입니다.
아직 여물지 않은 다래열매, 여름이 정점으로 치달아 가을문턱이면 그 단맛이 문을 확 열겠지요. 으름열매도 한창 속살 찌우는 폭풍성장의 현장입니다. 무갑리, 친구 고모네 뜨락에는 꽃이 지천이었습니다. 그 중에 '당아욱'꽃이 여름 볕폭풍 한 가운데 더욱 절정으로 피었습니다. 차마 눈이 데일까 살짝 훔쳐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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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대우6층에서의 즐거운 일상 원문보기 글쓴이: 대우6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