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분들은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사실 충격적이다. 그러나 충격의 내용이 좀 다른듯하다. ‘어떻게 사람에게’ 가 아니라 ‘아직도 그러고 있어’라는 식의 충격 말이다.
아침에 본 방송 프로그램 하나에 나온 토론 게스트 하나가 자신도 20여 년 전 군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일을 당한 일이 있다고 말했다. 아마 10년 전쯤 군생활한 양반들에게 물어 봐도 그런 경험을 직간접적으로 혹은 유사한 인격 모독을 당한 적이 없다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특히 현역 다녀오신 분들 중에 말이다. 변기를 혀로 닦아 청소 했다거나 하는 것은 전설처럼 내려오는 한국군의 현실이었기 때문에.
언론에 알려진 중대장의 변명은 지시사항 이행이 안되서 홧김에 라는 식으로 이야기한 모양이다. 그리고 군대이기 때문에 그런 말도 안되는 지시가 명령이 되고 집행이 된다.
뭐,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이면 고문 막해도 되고 그 뒤에 난 그런 적 없다고 오리발만 되밀면 되던 나라에서 까짓 거 인분 먹이기야 일도 아니지 않는가? 그러나 그런 문화는 없어 져야 한다는 것이 이미 국민의 공감대 이고 그런 일을 한 사람들은 당장에 처벌 받아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합의 사항이다.
이미 법으로도 금지는 되어 있다. (얼마나 심했으면 인격 모독을 법으로 금지하고 처벌해야 한다는 조항이 일찌감치 들어가 있었을지 생각해 보시라)
사실 군내부의 구타나 인격 모독 얼차려의 근원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가 있었지만 가장 유력한 ‘썰’은 창군 직후의 군 분위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조선놈은 맞아야 된다’라는 목소리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왔었다.
‘조선놈은 맞아야 한다’라고 조선놈이 말한다? 좀 우습지 않은가? 그러면 주한 미군이 한국군 팼다는 말인가? 아니다. 바로 황군이 문제였다는 말이다. 천황폐하에게 충성을 다하던 황군장교 출신의 한국군 초기 간부들이 남겨 놓은 유습이 바로 사병에 대한 구타와 가혹 행위였다.
어차피 천황폐하의 신성한 군인인 황군 장교의 눈에 식민지 조선의 백성은 개돼지만도 못한 미개한 존재였고 그들은 자신의 부족한 정당성을 소위 ‘군기강’의 차원에서 ‘빠따’와 기합으로 때워 버렸던 것이다. 그리고 그 문화는 군부 독재 기간 동안 정당한 것으로 인식 되면서 ‘한국적 군사 문화’의 근간을 이뤄 버렸다.
군부 독재 정권은 국민에 대한 대중적 길들이기 차원에서 이러한 문화를 온존 유지 시켰고 말이다. 육군 대위라면 군문에 들어 선지 한두 해 된 사람은 아니고 이미 그 문화에 젖은 사람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쏘위나 쭝위가 그랬으면 군사 문화의 문제점 이런 식의 이야기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다. 때위니까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소위 군의 ‘사기’를 위해서 이런 저런 부정부패를 정당화 해주고 넘어 가는 일이 비일 비재 했다. 그 부정부패 중의 하나가 군납 및 군 장비 구입 관련 비리였다.
얼마나 그 문제가 심각했으면 대통령이 어사 내려 보내듯이 민간인 출신을 조달분야 책임자로 앉히고 부정부패 확실히 척결하라는 이야기를 하는지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장비 하나 살 때마다 리베이트 의혹이 터져 나오고, 무슨 새 장비 들여 올 때마다 미군의 잉여물자 처리, 혹은 미 방산업체의 재고물량 처리라는 식의 이야기가 나오는 현실. 그런 것을 고쳐 보자는 것이 ‘방산물자 구매의 투명성 재고’ 이야기였다.
문제는 당연히 그뿐만 아니라 무슨 사고를 반드시 군 ‘사기’의 문제로 덮으려 드는, 안으로 굽는 팔의 육군 수뇌부 것이기도 하다.
장군은 영관급 장교를, 영관급 장교는 위관급 장교를, 위관급 장교들은 사병이나 부사관들을 비인격적으로 대하는 것이 무슨 군기의 상징인 양 생각하는 것도 문제이다. 얼마나 이가 갈렸으면 내가 군생활하던 시절의 사병들은 ‘전쟁나면 아무개 대위 아무개 중위부터 쏴 죽이고 북한넘들과 한판 붙으러 간다’라는 말을 공공연히 했을까.
지금부터라도 군은, 특히 육군은 잔존해 있는 권위주의 군사문화를 척결하고 부정 비리 봐주기와 구타, 가혹행위로 존재하는 군이 아닌 민주적 리더쉽으로 이끌어 지는 군대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라를 위해서 언제라도 목숨을 바친다던 ‘향군’과 ‘성우회’ 아저씨들, 한 말씀 씩 하시라. 「국가보안법」 문제에 대해서는 그렇게 큰 소리 내던 양반들이 왜 이런 문제에는 침묵 하시는가?
수십년 걸쳐 내려온 천황 군대의 잔재.......뭐 굳이 군 뿐이겠습니까...? 사회 곳곳에도 정신적으로든,, 물리적으로든 각종 압력으로 비민주적 방식으로 위계를 확립하려는 사고방식......가슴 아픕니다..언제부터 군이든 사회든 한국은 꼭 이렇게 안하면 조직이 안돌아가는 나라가 되었나?
첫댓글 왠지 살떨리는군요. 제가 군대갈때 저런 일이 안생길까 두렵습니다.
저도 예비역이지만 여전히 군내 잔존하는 "군대에 구타도 있고, 갈굼도, 힘든것도 좀 있어야 군대가 군대 같지..요새 군대는 군대가 아니야..."하는 우리들 사고 방식부터 고쳐야할꺼 같아요...피해의식, 보상의식....이런거 부터 바꿔가야.....한숨만 나오는군요..
수십년 걸쳐 내려온 천황 군대의 잔재.......뭐 굳이 군 뿐이겠습니까...? 사회 곳곳에도 정신적으로든,, 물리적으로든 각종 압력으로 비민주적 방식으로 위계를 확립하려는 사고방식......가슴 아픕니다..언제부터 군이든 사회든 한국은 꼭 이렇게 안하면 조직이 안돌아가는 나라가 되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