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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영상에서 다룬 내용
공원이나 산길을 걷다 보면 간혹 뒤로 걷는 사람을 마주친다. 대부분 연세가 지긋한 노년층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해외 틱톡 영상에선 ‘레트로 워킹’, 즉 ‘뒤로 걷기’가 젊은 층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중엔 피트니스 전문가도 있다. 이들은 뒤로 걷기가 근육 성장에 효과가 크고 심지어 뇌의 인지기능도 발달시킨다고 주장한다.
사실 우리 몸을 어떻게 움직이냐는 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뇌에서 1차 운동 피질을 이루는 운동 신경세포는 최대 신경세포 중 하나다. 크기만 클 뿐만 아니라 나무 뿌리처럼 여러 갈래로 아주 길게 뻗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인간은 이성적이고 복잡한 사고를 위해서가 아니라 정교하고 섬세하기 움직이기 위해서 뇌를 진화시켰는지 모른다.
이 때문에 운동 방식과 종류에 따라 뇌를 더 건강하게 하고, 수명을 더 늘릴 수도 있다. 뒤로 걷기가 뇌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몸의 움직임과 뇌의 상관관계를 근거로 한다. 뒤로 걷기는 왜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그 밖에 어떤 운동 방식과 유형이 뇌 건강, 더 나아가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될까.
📋목차
① 뒤로 걸었더니 나타난 결과
② 뒤로 걷기의 생체역학
③ 뇌 발달 돕는 뒤로 걷기?
④ 제대로 하려면 기억해야 할 것
⑤ 수명 늘리는 최고의 운동
틱톡에서 뒤로 걷는 영상이 바이럴을 타고 있다. 뒤로 걷기, 레트로 워킹, 역방향 걷기, 모두 일반 보행의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는 동작을 의미한다. 과연 이 움직임은 근육 발달과 인지기능 증진에 효과를 보일까.
※아래 텍스트는 영상 스크립트입니다.
🚶🏻♀️뒤로 걸었더니 나타난 결과
요즘 틱톡이나 인스타에선 거꾸로 걷는 영상이 트렌드입니다.
그중엔 뒤로 걷는 게 무릎 관절에 도움이 된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뭐 그럴 수 있다고 쳐요.
근데 심지어 뇌에도 좋다고까지 얘기하는 사람도 있어요.
정말 그럴까요.
그리고 똑같이 운동해도 건강 수명을 늘리는 확실한 방법은 또 따로 있다고 합니다.
운동하는 방식과 종류 그리고 마음가짐에 따라 효과와 기대 수명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운동을 하는 건 몸만 쓰는 게 아니라 뇌도 팍팍 돌아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뒤로 걷기가 정말 건강에 좋을까요.
그리고 뇌를 건강하게 하고 건강 수명을 확 늘려 주는 운동의 종류와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번에 알려드릴 내용은 운동을 꾸준히 해오신 분들뿐 아니라 처음 하시는 분께도 분명 도움이 될 내용입니다.
건강 수명을 늘리고 운동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가끔 공원이나 산책로에서 뒤로 걷는 분이 눈에 띕니다.
저도 그런 분들을 보면 저게 정말 효과가 있나 생각했어요.
실제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꽤 있습니다.
2019년 BMC 근골격계 질환 저널에 실린 연구를 보면요.
무릎 관절염 환자를 앞으로 걷기, 뒤로 걷기, 물리 치료, 이렇게 세 그룹으로 나눴고요.
걷기 운동은 6주 동안 주 3회 최대 30분 동안 진행했습니다.
그랬더니 뒤로 걷기를 한 그룹이 통증과 기능 장애가 줄었고 허벅지 근력이 더 좋아졌죠.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에서 뒤로 걷기를 한 그룹이 가장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뒤로 걷기는 무릎 부상을 입은 뒤의 재활 치료로 권장되기도 하는 운동법이다. 신체 밸런스와 조정력도 높여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하 그래픽 이가진·박지은
2021년 환경 연구와 보건 국제 저널에 실린 연구는 만성 뇌졸중 환자 중 한 그룹에게 뒤로 걷기를 시킨 후 결과를 다른 그룹과 비교했습니다.
4주 동안 일주일에 세 번 30분 동안 러닝머신에서 뒤로 걷는 운동을 했습니다.
그 결과 뒤로 걷기를 한 그룹이 균형감각과 걷는 속도, 심폐 능력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뒤로 걷기가 신체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로 걷기의 생체역학
왜 뒤로 걷는 게 관절을 보호하고 근육을 발달시킬까요.
우선 무릎 관절의 압박을 줄여줍니다.
허벅지의 버티는 힘과 수축력을 강화합니다.
여기에 더해 햄스트링이 스트레칭되고 엉덩이 근육인 둔근이 강화됩니다.
척추가 안정화되고 허리 통증도 완화할 수 있죠.
40대를 넘기면 근육의 강도와 유연성이 줄기 시작해요.
이때 근육이 가장 필요한 곳 중 하나가 엉덩이입니다.
엉덩이가 약해지면 뛰거나 걷기 힘들어지고, 이동성이 줄면 결국 눕게 되고, 누워서 요양을 시작하면 사람다운 삶은 물 건너 갑니다.
뒤로 걷기는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운동이죠.
뒤로 걸으면 무릎의 부담은 더 적게 하면서 둔근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처음엔 헬스장에서 사람들이 뒤로 걷는 걸 보고 왜 저러고 있나 신기했어요.
요즘 소셜미디어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그러더라고요.
뒤로 걷는 걸 생체역학적으로 보면 앞으로 걷는 것과 매우 달라요.
좋은 쪽으로요.
발가락이 뒤꿈치보다 지면에 먼저 닿고요.
그건 뛰거나 앞으로 걷는 것과는 꽤 다르죠.
그리고 무릎이나 엉덩이에 가해지는 충격도 더 적어요.
연구에 따르면, 뒤로 걷는 건 실제로 하체 근육의 근지구력 향상으로 이어져요.
뒤로 걸으면 대퇴사두근이 개입해요.
다리를 곧게 펴면서 뒤로 나아가는 동작을 할 때죠.
다시 말해, 뒤로 걷는 건 다른 생체역학이 쓰이기 때문에 근육을 독특한 방식으로 강화해 줘요.”
(톰 홀랜드 운동생리학자)
톰 홀랜드는 미국에서 손꼽히는 운동생리학자이자 피트니스 코치다. 철인 3종 경기 선수로 나서기도 하며,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도 두 차례 출전했다고 한다. 그는 “뒤로 걷기를 하는 장면이 처음엔 의아했지만, 실제로 연구 결과를 보면 근력의 성장과 뇌 발달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뇌 발달 돕는 뒤로 걷기?
또 뒤로 걷기가 뇌에도 긍정적 효과를 준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습니다.
인간에겐 시각, 청각 같은 오감 외에도 고유수용성 감각이란 게 있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우리가 눈을 감아도 뭔가를 집어 입에 가져오는 걸 꽤 정확히 수행하잖아요.
이때 사용되는 게 뇌의 고유수용성 감각입니다.
그런데 뒤로 걸으면 후방을 시각으로 파악하기 힘들어지니까 고유수용성 감각이 더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일을 하면 뇌가 더 활발해집니다.
알다시피 이렇게 뇌를 활성화하는 건 인지예비능을 높여 치매를 예방하거나 지연시켜 줍니다.
우리는 고유수용성 감각이라는 여섯 번째 감각을 써서 눈을 감고도 꽤 정확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우리 몸은 정말 똑똑한 기계예요.
아주 빨리 적응하고, 모든 일이 자동화돼요.
걷는 거든, 운전이든 처음에 배울 때는 생각을 해야 하지만, 금방 자동적으로 하게 되죠.
뒤로 걸을 땐, 앞으로 걸을 때처럼 뇌 속에 회로 같은 게 없어요.
연구들을 보면, 우리 뇌에 뒤로 걷는 건 도전 과제와 같고요.
우리가 움직일 때 몸의 의식인 고유수용성 감각에 도움이 되죠.
또 인지에 관한 연구에선 사람들이 뒤로 걷을 때, 혹은 심지어 그걸 생각하는 것만으로도요.
정말 놀랍지 않나요.
실제로 안 해도 된다는 게요.
뭘 발견했냐면, 여러 연구에서 과거의 일에 대한 단기 기억력을 향상시켰어요.
그저 고유수용성 감각뿐 아니라 우리는 몸에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개입할 수 있고요, 뇌에도 그렇죠.”
(톰 홀랜드 운동생리학자)
📝제대로 하려면 기억해야 할 것
그렇다면 뒤로 걷기를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우선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입니다.
처음엔 러닝머신을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 자꾸 어깨 너머를 볼 필요도 없고, 옆에 난간을 붙잡고 할 수도 있죠.
뒤로 걷기를 처음 시도해 보고 싶다면 야외보다 실내 헬스장 러닝 머신에서 테스트하는 걸 권장한다.
만약에 밖에서 하고 싶다?
그러면 반드시 누군가와 함께 하세요.
친구나 지인에게 눈 역할을 부탁하는 게 좋습니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뇌가 익숙해질 수 있게 천천히 하셔야 합니다.
30분 동안 걷는다고 치면 2분 동안은 시속 1~2㎞ 정도로 아주 천천히 뒤로 걷고, 그 다음 2분은 시속 4~5㎞로 앞으로 걷는 걸 반복하면 됩니다.
이게 익숙해지면 속도를 조금 높이고, 오르막길에 도전하는 것도 좋습니다.
오르막을 뒤로 걸으면 근육이 더 많이 활성화됩니다.
일주일에 세 번, 한 번에 10분씩하면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하루 1~2분만 투자해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처음 시작한다면, 러닝머신을 추천드려요.
아주 아주 천천히 하고요.
웬만하면 손을 난간에 대고 안전하게 하는 게 좋아요.
처음부터 30분씩 할 필요는 없어요.
몇 분만 해보고 어떤 느낌인지 확인해 보는 게 출발점으로 아주 이상적이죠.
만약에 야외에서 한다면 장애물이 없는 곳에서 하는 게 좋아요.
트랙 같은 곳이죠.”
(톰 홀랜드 운동생리학자)
뒤로 걷는 건 시야를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뇌를 자극하기엔 좋지만 위험할 수 있다. 반드시 장애물이 없고 트여 있는 곳에서 해야 한다. 운동장 트랙 같은 곳이 이상적이다.
🎾수명 늘리는 최고의 운동
그럼 이번엔 운동의 효과를 백 배 높이는 방법을 알아볼게요.
운동은 언제 하든, 어떻게 하든 좋지만 기억하셔야 할 게 있습니다.
첫 번째로 우선 억지로, 괴롭게, 누가 시켜서 하면 오히려 마음의 병이 생긴다는 겁니다.
2008년 신경과학 저널에 실린 연구에선 쥐에게 억지로 운동을 시키고 어떤 영향을 주는지 봤습니다.
자발적으로 운동한 쥐는 달리기를 즐겼고, 무려 1~2㎞를 쌩쌩하게 달렸습니다.
그런데 기계식 쳇바퀴에 가둔 쥐는 달린 거리가 비슷했고 뇌세포는 오히려 더 많이 생겼지만 불안 장애와 비슷한 행동을 보였습니다.
운동의 자발적인 기쁨이 없다면 뇌는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자발적인 기쁨 속에서 운동하면 우울증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올해 2월 BMJ엔 우울증과 운동에 대한 임상시험 218개를 종합한 메타 연구가 실렸습니다.
여기서 운동은 심지어 항우울제 복용보다 효과가 좋았습니다.
그중 댄스, 걷기와 조깅, 요가 같은 운동은 정신 건강을 엄청나게 개선했습니다.
여러 종류의 운동은 약보다도 우울증 치료에 효과적이었다.
두 번째 알아야 할 건 자부심입니다.
스스로 운동을 잘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자신감은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를 줍니다.
2017년 미국 심리학회지에 실린 연구는 미국 성인 6만여 명을 21년간 추적 관찰했습니다.
신체 활동이 또래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더 활동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최대 71% 더 높았습니다.
실제 신체 활동 수준과 건강 상태, 사회인구학적 변수를 조정했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운동이 최고였을까요.
세 번째로 알아야 할 건 운동은 함께 할수록 좋다는 겁니다.
2018년 덴마크 프레데릭스베리 병원에선 8000여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어떤 운동을 얼마나 하는지를 조사했고, 25년간 추적 관찰했습니다.
모든 운동이 다 도움이 됐지만, 가장 수명을 늘려준 운동은 여럿이 함께 하는 스포츠였습니다.
운동은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즐겁게 할 때 수명을 더 크게 늘려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PLOS 의학 저널에 실린 사회적 관계와 사망률에 대한 메타 연구는 148개의 논문을 종합했어요.
전체적으로 따져보니 사회적 지원을 많이 받고 관계가 충실한 것은 다른 어떤 요인보다 사망 위험이 줄어들었습니다.
담배나 술을 끊고, 운동하는 것보다도 효과가 더 컸죠.
함께 하는 스포츠가 혼자 하는 운동보다 좋은 이유를 사회적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는 거죠.
“수명을 늘리는 요인이 뭔지에 대한 연구를 보면요,
세계에서 사람들이 진짜 오래 살면서 생산적이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곳들에선 사회적 관계가 아주 커다란 부분을 차지해요.
테니스나 배드민턴 같은 스포츠는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함께 하죠.
그건 정말 큰 도움을 줘요.
연구에 따르면 야외에서 운동하는 것도 매우 유익하고요.
사람들과 함께 운동을 하고, 즐겁게 하는 것도 그렇고요.
운동을 하면 기분 좋은 호르몬이 나온다고들 하죠?
사람들은 늘 운동하기 싫다고 말하죠.
그럼 저는 이렇게 말해요.
그건 당신이 운동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즐겁게 할 수 있는 걸 못 찾아서 그렇다고요.
그게 배드민턴이든 테니스든, 평생 동안 할 수 있는 운동을 해야 해요.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같은 운동은 60, 70, 80, 90이 돼도 할 수 있죠.”
(톰 홀랜드 운동생리학자)
평생 할 수 있는 즐거운 운동,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 하는 게 중요하다.
뒤로 걷기도 좋고, 운동을 일단 시작하는 것도 좋습니다만, 세 가지만 기억하세요.
억지로 하기보단 즐겁게 할 것, 운동을 하는 자신에게 자부심을 가질 것, 혼자 하기보다 여럿이 할 것.
이 세 가지가 운동 효과를 극대화해 줄 겁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