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미산 아래 목현천에서 물장구치며 놀던 그 때가 그리워 적어 봅니다
가꼴 언덕길에 세워진 우리집
밤나무 살구나무 그리고 나리꽃이 피워있었던 그 곳
고향이 그리운 것은 아마도 그 곳에서 즐겁게 살았던 추억이 있었던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향은 꼭 한 곳 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Going Home(고향으로 가려네)💜Sissel Kyrkjebø(시셀슈샤바), 한글자막 (HD With Lyrics)🌴🌿🍒🌻🍓
여러분들은 정든 집을 몇번이나 바꾸어 보았나요?
초등학교를 김포에서 한 달 정도 다니고
여주에서 6개월 정도
광주 경안에서 5년
서울 종로5가 효제초등학교에서 6개월 정도
중학교 시절은 서울 휘경동과 회기동에서 보냈고
고등학교 시절은 제기동에서
대학생활때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보냈습니다
행복한 삶이 이어져 온 것은 부모님의 온기가 늘 곁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집은 지은 지 거의 60년이 넘었습니다
1960년대에 출발해서 멍멍개도 입에 만 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시절도 보냈습니다
길을 따라 위쪽으로 올라가면 동해초등학교와 동해광업소가 있었답니다
태백 소롯골에 있던 작은 학교, 1991년 동해국민학교 영상
석탄가루가 섞인 계곡물에서 놀던 어린이들은 벌써 40대가 넘는 부모들이 되었습니다
아내를 먼저 보내고 홀로 된 이 집 아저씨는 술로 외로움을 달래며 시간을 보냈답니다
집을 수리하지 못해 방마다 습기와 곰팡이가 슬었습니다
이 곳은 안방입니다
습기가 차던 방을 이렇게 꾸몄습니다 도배도 잘 해 났습니다
벽이 기울고 각이 안 맞아 각을 맞추느라 방의 길이와 폭이 60cm씩은 줄었습니다
여름이 되니 이렇게 풀이 나서 못쓰는 양탄자로 덮어 풀이 자라는 것을 막아보려 합니다
쓸데없는 일이지만...
화덕에 가마솥을 걸어 불을 때다 보니 지붕이 다 시커멓습니다
이 부엌에서 나무를 때며 음식을 만들어 자녀들과 즐겁게 식사를 하고 아버지는 일터로, 자녀들은 학교로 나갔겠지요
그 때는 이 집이 웃음 꽃피는 집이었을 것입니다
이 곳에 살던 자녀들은 지금 다들 잘 살고 있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아궁이는 곤로와 가스렌지의 등장으로 사용을 하지 않게 되고
난방은 장작불에 구들장 온돌대신 기름보일러로 바꾸어지게 되었습니다
위의 시커멓던 보일러실이 이렇게 한 면은 창고로 되고 한 면은 보일러실로 바뀌었습니다
기름보일러 엎에 연탄보일러도 설치하였습니다
많이 깨끗해 졌습니다
원래는 지붕 전체가 스레트였는데 본래 지붕은 오래 전에 지원받아 생철지붕으로 바뀌었고
나중에 확장한 공간의 지붕은 아직도 스레트로 덮여 있었습니다
지붕과 벽면의 스레트를 제거하니 이렇게 위로 옆으로 뻥 뚫렸습니다
이 공간을 아래와 같이 만들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t4hFH-HzS4
집 앞쪽의 확장한 처마부분의 스레트를 걷어낸 모습
이 스레트철거비는 시청에서 지원하고
그 지원을 받은 하청업체가 철거작업을 합니다
하청업체는 철거만 해서는 벌이가 되지 않습니다
지붕은 무료로 씌어주지만 벽면은 집 주인이 자비로 막아야 합니다
하청업체가 바로 벽면수리와 내부수리를 주문받아 돈을 버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이 요구하는 비용이 너무 비싸 맡기지 않았습니다
하청업체는 폭염때문에 일할 수 없다 비가 오기때문에 작업이 안된다며
시청에서는 5월 말쯤이면 공사가 시작될 것이라 했지만 업체에서는 추석이 지난 주부터 철거를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살던 집은 7월에 계약을 하고 9월31일로 이사를 해야 했습니다
철거와 수리가 일찍 되었다면 이사짐 센터에 맡겨 힘이 덜 들었을 텐데
늦어지는 바람에 장롱 침대 냉장고 세탁기 빼고는 우리 모닝차로 틈나는 대로 날랐습니다
속이 참 많이 상했습니다
보일러실과 우측에 있던 창고의 지붕과 벽면의 스레트를 걷워낸 모습입니다
무슨 토네이도가 지나간 자리같이 훤합니다
우측에 있는 창고는 큰 쓸모가 없을 것 같아 수리를 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보일러실이있던 곳의 천정스레트와 3면의 스레트를 뜯어내고 새로 지붕을 씌웠습니다
새로운 지붕을 기존 처마 지붕나무에 못을 박아 연결시켰는데 기둥받침이 없어 지붕이 내려앉아 휘었습니다
이대로 해놓고 작업을 마감했습니다
시청에서 감독관이 나오지만 이런 세밀한 일까지 감독하지는 않습니다
하청업자 책임자는 우리에게 각서 한 장을 내밀었습니다
뻥뚫린 벽면으로 강풍이 불어 지붕이 날아가도 자기들은 아무 책임이 없다는 내용의 각서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돌아갔습니다
집앞 오른 쪽에 자리잡고 자라던 주목나무를 이 곳으로 옮깁니다
포크레인 삽을 떠서 옮기니 죽을 염려가 없습니다
정겨운 장독대를 철거합니다
보일러실 주변을 정리합니다
이제 집다운 집이 되었네요
무너져 가는 집을 수리하여 사는 것이 새로 짓는 것보다 힘들다고 합니다
집사람과 나나 연신 병원에 다니며 겨우 겨우 집을 완성하였습니다
광주 살 때는 초가집이었습니다
지붕의 볏짚이 시커멓게 되면 새로 얹기도 했습니다
난방은 처음에는 왕겨를 가지고 풍로를 돌려 방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연탄불로 바뀌었습니다
연탄불 덕에 연탄가스에 중독되어 동치미 국물로 정신차리고 학교를 늦게 간 적도 있었습니다
추억하는 즐거움이 좋지요?
동창님들
추운 날씨에 몸조심 하시기를~~~
[AI COVER] 임영웅 은혜 ,
첫댓글 도토리님 새 집 짓는 것보다 집수리하는 것이 더 힘들다고 하더만요.
수고하고 고생많으셨습니다
허물어지고 낡은 집에 생기를 넣어 번듯한 스윗 홈을 완성한 도토리님께 박수와 축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너무 길어 읽기 힘 들었겠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