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구입한 책을 내가 먼저 몰래 읽었다. 세계적인 어린이책 작가인 스웨덴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책 '난 자전거를 탈 수 있어'를 보고 읽으며 지난달 방문했던 스웨덴 풍경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림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다섯 살 둥이 '로타'처럼 모험심을 어렸을 때부터 키워주는 스웨덴 교육 제도와 그 부모의 양육 방식을 보며 참 부러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서는 비 오는 날 학교에서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어놀게 하면 바로 학교로 민원 전화가 걸려온다. 개념이 있느냐, 어떻게 날씨가 춥고 비도 오는데 아이들을 야외 활동을 시키느냐 민원이 빗발친다.
학부모의 민원이 무서워 사실 학교는 교육과정 자율화의 권한을 부여받았지만 '식물 학교'랑 별다를 바가 없다.
아이들을 맡아 책임 있게 교육과정을 마음껏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이 학교에게, 담임 교사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쪽 저쪽 눈치 보기 바쁘다. 우리의 학교 현실이다!
그래서 '난 자전거를 탈 수 있어'에 나와 있는 스웨덴의 풍경을 보며 참 많이 부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은 온 국민이 자전거 타고 다니는 일이 일상화되어 있다. 스웨덴의 최대 도시인 스톡홀름도 그렇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곳곳마다 자전거 정류장이 설치되어 있다. 추운 한 겨울에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을 자주 볼 수 있다.
다섯 살 둥이 '로타'도 오빠, 언니처럼 두 발 자전거를 타고 싶었나 보다. 아빠 엄마가 자전거를 사 주지 않아 이웃집 할머니 자전거를 훔쳐 타기도 한다. 무릎이 깎이고 손, 발이 멍이 들 정도로 자전거 타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런 용기가 어디에서 나올까?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작가는 어린아이의 심리와 행동을 누구보다 더 잘 묘사하는 작가로 정평이 나 있다. 당찬 다섯 살 여자아이의 모습을 자전거를 타는 모습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우리 아이들은 모험하고 싶어 하는 것이 본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에서 학교에서 위험하다는 이유로, 민원이 골치 아파서 아이들의 '모험 본능'을 살려 내지 못하고 있다.
법을 만드는 정치인들에게 이 말을 꼭 하고 싶다.
학교가 마음껏 교육을 펼칠 수 있도록 법을 제대로 만들어달라고. 국가의 흥망성쇠는 교육에 달려 있고 교육은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 현재의 일이라는 사실을. 아이들이 다칠 수도 있고 갈등을 빚을 수도 있음에도 이 모든 상황을 마치 학교의 책임인 것처럼 되어 버린 현실이 참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학교의 사법의 현장이 아니라 교육의 현장임을 꼭 알아주셨으면 한다!
선생님들이 안전감을 느낄 때 제대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