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finite dream 91X116.7cm 2011 oil and canvas

infinite dream 24X24cm 2011 oil on canvas

infinite dream 24X24cm 2011 oil on canvas
한 아름의 숨결로 다가오는 파아란 이미지의 단면들이 우리의 시야를 가득 메운다. 우리네 심상을 담아낼 수 있는 청명한 이야기의 공간이 마련된다. 순간, 가슴 속 깊이 자리하고 있던 고동치는 이야기의 영상들이 하나 둘씩 화면에 투영되기 시작한다. 한 조각, 두 조각... 시간을 불꽃으로 사르며 걸러낸 삶의 많은 고백들을 마음껏 내려놓아도 좋다. 삶의 율동은 파랗게 펼쳐진 행복의 자락에 어느새 자리한다. 파아란 생명의 색으로 갈아입은 낯익은 이미지들의 화음이 어느덧 한 줄기 감동이 되어 마음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나의 길, 나의 인생” 누구든, 홀로만이 들여다보는 아름다움의 미학을 만들기 위해, 이영희는 조형적 가능성을 시도한다. 작업 초기부터 줄곧 해오던 추상에 대한 애정은 재현의 경계를 초월하면서 영원을 향한 표현예술로 자유롭게 나아가고 있다. 이제 그는 정신적이고 삶의 본질적인 것을 이끌어내기 위해 질료적 이미지에서 우주적 내면의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진정 아름다운 대상이란 우리에게서 우주적 이념을 불러오는 대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럼에도 화면이 생동감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임마누엘 칸트(I. Kant)가 이야기 하듯 인간 이성이 요구하는 자연과 정신의 일치가 순수에 닿아있기 때문이리라.
시리도록 푸르른 생의 한 가운데에 서서 영원을 향하여 고개를 들고 있는 꽃의 형상이 보인다. 자유로운 영상으로... 한 모금의 생수를 위하여, 마치 하늘을 향해 걸어가는 숭고한 영혼처럼.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동그라미, 세모, 네모 등의 이미지에... 피어오르는 꿈의 나래를 얹어보아도 된다. 정감 있는 숨결로 다가오는 잎 새의 아스라한 자태에 허기진 욕망을 달래 볼 수도 있다. 심상의 율동을 따라 발걸음을 옮겨보자. 시원(始原)의 숨결이 깃든 원색의 형상을 보며 무모한 허영을 창밖으로 날려버릴 수도 있다. 여전히 자유롭게 위치한 조형적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며 향기 있는 자연의 숨결을 채색할 수도 있다. 노란 향기, 파란 향기... 어느새 눈부시게 하얀 잎 새의 반짝임 같은 열기에... 하나 되어 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되리라.
소망 가득한 이미지의 단면, 형상의 어우러짐의 감동이 고요의 강물이 되어, 메마른 가슴을 적시며 흘러간다. 때로는 조용한 떨림으로, 때로는 벅차오르는 감격의 거센 물결로. 이제, 마음을 대어보고 싶은, 짜릿한 율동은 보이는 욕망의 끈을 내려놓는다. 그것은 막다른 길 모퉁이에서도 영혼을 밝히는 한 아름의 불꽃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며, 무엇보다 소망의 사다리인 따스한 꿈의 잎 새가 보이기 때문이리라. 구김살 없이 전개되는 화면은 꿈결 속에서도 우리를 그립게 하는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드러내기에 분주하다. 아니, 솔직하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다. 우리의 가슴 속에 심어둔 이 땅의 영상들은 뜨거운 햇볕 속에서도 시들지 않는 영원의 행복을 꿈꾸고 있다. 이렇듯 이영희님의 작업은 지상에서 영원으로 향하는, 플로티누스(Plotinus)적 회귀(回歸)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글 : 안용준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미학미술사 연구원, 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