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두주무(桑土綢繆)
새는 폭풍우가 닥치기 전에 뽕나무 뿌리를 물어다가 둥지의 구멍을 막는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하여 닥쳐 올 재앙을 막음을 이르는 말이다.
桑 : 뽕나무 상(木/6)
土 : 뿌리 두(土/0)
綢 : 얽을 주(糹/8)
繆 : 얽을 무(糹/11)
(유의어)
상두지방(桑土之防)
미우주무(未雨綢繆)
흙 토(土)의 독음 중에는 뿌리라는 뜻의 뿌리 두가 있다. 상두(桑土)는 그래서 뽕나무 뿌리다.
새는 장마가 오기 전에 미리 뽕나무 뿌리를 물어다가 둥지의 새는 곳을 막는다고 한다. 현명한 새는 폭풍우 같은 재난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지혜를 지닌 셈이다.
주무(綢繆)는 칭칭 감는다는 뜻으로 미리 빈틈없이 꼼꼼하게 준비한다는 뜻을 가졌다.
높이날 료(翏)가 부수에 따라 쓰인 글자는 독음이 특히 변화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아교(阿膠), 적료(寂廖), 오류(誤謬), 살륙(殺戮) 등 자주 쓰이는 것만 해도 같은 음이 거의 없다.
뽕나무 뿌리를 미리 감는다는 이 성어는 근심과 재앙에 대비하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의 뜻이다. 상두지방(桑土之防), 미우주무(未雨綢繆)라고도 한다.
동아시아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이라는 시경(詩經)에 처음 등장한다. 각 나라, 지역의 노래를 모은 국풍(國風) 마지막 편 빈풍(豳風) 치효(鴟鴞)편에 실려 있다. 나라 이름 빈(豳)은 주(周)나라 조상이 살았다는 땅이다. 鴟는 올빼미 치, 鴞는 부엉이 효이다.
은(殷)나라의 폭군 주왕(紂王)을 멸하고 주나라를 세운 무왕은 3년 만에 죽고 어린 성왕(成王)이 즉위하게 됐다. 무왕의 아우 주공(周公)이 섭정을 맡아 나라를 안정시키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주공은 다른 동생들 관숙(管叔)과 채숙(蔡叔)이 자신을 모함하고 반란을 일으키자 3년 만에 겨우 평정하고 성왕에게 바친 것이 올빼미에 비유한 이 노래다. 성어가 나오는 부분을 보자.
迨天之未陰雨 徹彼桑土,
태천지미음우 철피상두,
綢繆牖戶 今女下民 或敢侮予.
주무유호 금여하민 혹감모여.
하늘이 비를 내리지 않을 때에 미리, 저 뽕나무 뿌리를 벗겨다가, 창을 엮고 문을 감는다면, 저 아래 사람들이 어찌 감히 나를 업신여기랴.
맹자(孟子)에도 이 부분을 인용하여 장마를 대비하여 둥지를 만드는 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것에도 우환을 생각하여 미리 예방하라는 뜻이라고 하였다. 공손축장구(公孫丑章句) 상편에서다.
태평성대가 지속되면 그 이상 좋을 것이 없다. 하지만 좋은 시절은 오래 가지 못하고 호시탐탐 마(魔)가 노리게 마련이다.
경제와 안보의 어려움을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위기가 한 번에 닥쳐 우왕좌왕 한다. 태풍이 올라와도 미리 대비하지 않는 안전의식 결여는 둥지를 보강하는 새보다도 못한 인간임을 증명한다.
▶️ 桑(뽕나무 상)은 ❶상형문자로 桒(상)의 본자(本字)이다. 누에를 기르는 데 쓰는 뽕나무의 모양을 본떴다. ❷상형문자로 桑자는 '뽕나무'나 '뽕잎을 따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桑자는 木(나무 목)자와 叒(땅이름 약)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뽕나무를 키워 누에를 치고 비단을 짜는 일은 예부터 농상(農桑)이라 하여 농업과 함께 나라의 근본으로 삼았었다. 오래전부터 중시했던 산업이었기 때문인지 桑자는 갑골문에서도 볼 수 있는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桑자는 나뭇잎이 뻗쳐 있는 모습으로 그려져 뽕잎을 강조하고 있었다. 소전에서는 가지가 사라지고 叒자와 木자가 결합한 형태로 바뀌었다. 이것은 누에에게 줄 뽕잎을 손으로 따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桑(상)은 성(姓)의 하나로 ①뽕나무 ②뽕잎을 따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뽕나무로 만든 활을 상호(桑弧), 남녀 불의의 낙을 상중(桑中), 뽕나무 밭을 상전(桑田), 뽕나무의 잎을 상엽(桑葉), 뽕나무에서 나는 버섯을 상이(桑耳), 뽕나무의 뿌리를 상근(桑根), 마흔 여덟 살을 상년(桑年), 뽕나무를 상목(桑木), 뽕잎을 따는 여자를 상부(桑婦), 오디로 뽕나무의 열매를 상실(桑實), 뽕나무를 심은 들을 상야(桑野), 뽕나무의 묘목을 상묘(桑苗), 말라 죽으려고 잎이 누렇게 된 뽕나무를 금상(金桑), 가지가 위로 꼿꼿이 뻗어 오른 뽕나무를 기상(氣桑), 한 번 베어 낸 다음에 두 번째 자라난 뽕나무의 잎을 여상(女桑), 기운을 잃음을 저상(貯桑), 뽕따기를 적상(摘桑), 해가 돋는 동쪽 바다를 부상(扶桑), 누에와 뽕을 잠상(蠶桑), 뽕나무를 심도록 권장한다는 뜻으로 양잠을 널리 권장함을 권상(勸桑), 누에에게 주려고 잠박에 뽕을 폄을 포상(布桑),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되었다라는 뜻으로 세상이 몰라 볼 정도로 바뀐 것 또는 세상의 모든 일이 엄청나게 변해버린 것을 이르는 말을 상전벽해(桑田碧海), 복수 강가의 뽕나무 숲 사이라는 뜻으로 음란한 음악 또는 망국의 음악을 일컫는 말을 상간복상(桑間濮上), 뽕나무 활과 쑥대 살이라는 뜻으로 남자가 뜻을 세움을 이르는 말을 상호봉시(桑弧蓬矢), 뽕나무와 삼나무를 벗삼아 지낸다는 뜻으로 권세와 영달의 길을 버리고 전원에 은거하며 농부와 친하게 사귐을 일컫는 말을 상마지교(桑麻之交), 저녁 해가 장차 넘아가려 한다는 뜻으로 죽을 때가 가까와진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상유일박(桑楡日薄), 남녀간의 떳떳하지 못한 약속을 일컫는 말을 상중지약(桑中之約), 남자가 사방으로 활약하려고 하는 큰 뜻을 이르는 말을 상봉지지(桑蓬之志), 여러 대의 조상의 무덤이 있는 고향을 일컫는 말을 상재지향(桑梓之鄕),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푸른 바다가 변하여 뽕밭이 된다는 말이니 곧 덧없는 세상의 변천을 뜻하는 말을 창해상전(滄海桑田), 푸른 바다가 뽕나무 밭이 되었다는 뜻으로 세상이 몰라 볼 정도로 바뀐 것이나 세상의 모든 일이 엄청나게 변해버린 것을 이르는 말을 벽해상전(碧海桑田) 등에 쓰인다.
▶️ 土(흙 토, 뿌리 두, 쓰레기 차)는 ❶상형문자로 초목의 싹이 흙덩이를 뚫고 땅 위로 돋아나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흙을 뜻한다. 토지의 신의 신체를 나타낸다. 나중에 이것을 社(사)로 쓰고, 土(토)는 토지(土地), 흙의 뜻이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土자는 ‘흙’이나 ‘토양’, ‘땅’, ‘장소’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土자의 갑골문을 보면 평지 위로 둥근 것이 올라온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흙을 표현한 것이다. 흙을 표현하기 위해 지면 위로 흙덩어리가 뭉쳐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土자는 흙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흙과 연관되거나 ‘장소’, ‘육지’와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다만 土자가 쓰였다고 할지라도 단순히 모양자 역할만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土(토, 두, 차)는 (1)토요일(土曜日) (2)토이기(土耳其) 등의 뜻으로 ①흙 ②땅, 토양(土壤), 육지(陸地) ③국토(國土), 영토(領土) ④곳, 장소(場所) ⑤지방(地方) ⑥고향(故鄕), 향토(鄕土) ⑦토착민(土着民) ⑧오행(五行)의 하나 ⑨별의 이름 ⑩흙을 구워서 만든 악기 ⑪토지(土地)의 신(神), 대지(大地)를 주재(主宰)하는 신(神) ⑫살다, 자리잡고 살다 ⑬재다, 헤아리다, 측량하다 ⑭토목공사를 하다, 그리고 ⓐ나무 뿌리(두), 또한 ㉠쓰레기(차) ㉡찌꺼기(차) ㉢하찮다(차)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땅 지(地), 흙덩이 양(壤), 뭍 륙/육(陸),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하늘 건(乾), 하늘 천(天)이다. 용례로는 흙으로 쌓아올린 높은 대를 토대(土臺), 모래와 점토가 알맞게 섞인 흙을 토양(土壤), 땅이나 흙의 성질을 토질(土質), 흙과 나무를 토목(土木), 본디 그 땅에서 나는 종자를 토종(土種), 진흙으로 만들어 잿물을 올리지 않고 구운 그릇을 토기(土器), 흙과 모래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 토사(土沙), 그 지방의 특유한 습관이나 풍속을 토속(土俗), 한 나라의 통치권이 미치는 지역을 영토(領土), 나라의 영토를 토(國土), 기후와 토지의 상태를 풍토(風土), 누른 갈색이 나는 흙을 황토(黃土), 농사 짓는 땅을 농토(農土), 태어난 곳 또는 시골을 향토(鄕土), 늘 즐겁게 살 수 있는 곳을 낙토(樂土), 메마른 땅을 박토(薄土), 땅 속에서 밖으로 나옴을 출토(出土), 자기가 사는 고장을 본토(本土), 기름진 땅을 옥토(沃土), 더러운 국토라는 뜻으로 이승을 달리 이르는 말로 예토(穢土), 거적자리와 흙베개란 뜻으로 거상 중임을 가리키는 말로 초토(草土), 흙으로 돌아감이라는 뜻으로 사람의 죽음을 일컫는 말로 귀토(歸土), 흙이 쌓여 산을 이룬다는 뜻으로 작은 것이 쌓여 큰 것이 됨을 토적성산(土積成山), 미개하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대우함을 토매인우(土昧人遇), 흙이 무너지고 기와가 산산이 깨어진다는 뜻으로 사물이 여지없이 무너져 나가 손댈 수 없이 됨을 토붕와해(土崩瓦解), 흙으로 만든 소와 나무로 만든 말이라는 뜻으로 아무리 진짜 같아도 논밭을 갈고 짐을 나르지 못하는 데서 문벌은 있으나 재주가 없는 사람이라는 토우목마(土牛木馬) 등에 쓰인다.
▶️ 綢(얽을 주, 쌀 도)는 형성문자로 绸(주)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周(주)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綢(주, 도)는 ①얽다 ②얽히다 ③동여매다(두르거나 감거나 하여 묶다) ④촘촘하다 ⑤빽빽하다 ⑥배다 ⑦비단(緋緞) ⑧명주(明紬: 명주실로 무늬 없이 짠 피륙) 그리고 ⓐ싸다(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얽을 구(構), 얽을 박(縛), 얽을 무(繆), 얽을 전(纏)이다. 용례로는 성정이 세심하고 품행이 바름을 주직(綢直), 품질이 썩 좋은 비단을 주단(綢緞), 미리미리 빈틈 없이 자세하게 준비함을 주무(綢繆), 백제 때 옷감 짜는 일을 맡아보던 관아를 주부(綢部), 가늘게 짠 피륙을 세주(細綢), 비가 오기 전에 올빼미가 둥지의 문을 닫아 얽어맨다는 뜻으로 화가 싹트기 전에 미리 방지한다는 미우주무(未雨綢繆), 새는 폭풍우가 닥치기 전에 뽕나무 뿌리를 물어다가 둥지의 구멍을 막는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하여 닥쳐 올 재앙을 막는다는 상토주무(桑土綢繆) 등에 쓰인다.
▶️ 繆(얽을 무, 사당치레 목, 틀릴 류/유, 목맬 규, 꿈틀거릴 료/요)는 형성문자로 缪(무)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翏(료)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繆(무, 목, 류, 규, 료)는 얽을 무의 경우는 ①얽다(무) ②묶다(무) ③삼(蔘) 열 단(무), 사당치레 목의 경우는 ⓐ사당(祠堂)치레(목) ⓑ깊이 생각하는 모양(목) ⓒ성(姓)의 하나(목), 틀릴 류/유의 경우는 ㉠틀리다(류) ㉡어그러지다, 위배하다(류) ㉢어긋나다(류) ㉣속이다(류) ㉤잘못(류), 목맬 규의 경우는 ㉮목매다(규) ㉯졸라매다(규) ㉰맺다(규) ㉱엇걸리다(규) ㉲새끼 따위를 꼬다(규) ㉳두르다, 감기다(규), 꿈틀거릴 료/요의 경우는 ㊀꿈틀거리다(료) ㊁두르다, 감기다(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얽을 구(構), 얽을 박(縛), 얽을 주(綢), 얽을 전(纏)이다. 용례로는 육체서의 하나로 팔체八體의 모인摹印과 같이 도장의 크고 작음과 글자의 많고 적음을 맞추어 새기는 글자체를 무전(繆篆), 서로 차이가 나고 틀림을 차무(差繆), 미리미리 빈틈없이 자세하게 준비함을 주무(綢繆), 오류誤謬를 오무(誤繆), 비가 오기 전에 올빼미가 둥지의 문을 닫아 얽어맨다는 뜻으로 화가 싹트기 전에 미리 방지한다는 미우주무(未雨綢繆), 새는 폭풍우가 닥치기 전에 뽕나무 뿌리를 물어다가 둥지의 구멍을 막는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하여 닥쳐 올 재앙을 막는다는 상토주무(桑土綢繆)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