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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J에게 누가 이상한 사람인지 판정을 내려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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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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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여자쪽 얘기.
"찐감자를 먹는데 글쎄 이 사람이 고추장을 찍어 먹지 뭐니? 야, 찐감자를 고추장 찍어먹는 사람은
처음봤다야! 우리 집에서는 설탕만 찍어먹었어. 너도 생각해봐..찐감자를 고추장에다 찍어먹는 사람하고 어떻게 살아?"
".......?"
J는 그녀를 흥분시킨 이야기를 듣고 멍해져 버렸다.
찐감자를 고추장에 찍어먹는 것 때문에 이혼을 하겠단 말인가?
J가 멍해 있는데 이젠 그가 끼여들었다.
"우리 집에선 찐감자 고추장에 찍어먹는 것이 하나도 안 이상해! 우리 할머니도 그렇게 드셨고,
어머니도 그렇게 드셨어..아니, 찐감자를 고추장에 좀 찍어먹는다고 그게 기벽이란 말이야?"
"J야, 넌 안 이상하니? 어떻게 찐감자를 고추장에 찍어먹니? 설탕에 찍어먹어야지. 안그러니?"
J는 아무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판단을 내리겠는가.
J의 집은 찐감자를 먹을때 고추장도 아니고 설탕도 아닌 소금에다 찍어먹었던 것이다.
J는 대답을 못하고 남자에게 물었다
"넌 신부의 어떤 점이 기벽이란 말이야?."
"야, 말도 마라, 미역국을 좀 끓여달랬더니 미역국에다가 갈치를 넣어 끓였다니까?.야! 너 멀쩡한
정신으로 그것이 이해가 되냐? 미역국에 갈치라니?.미역국은 시원하게 먹으려고 끓이는 것 아니냐? 그런데 그 비린내나는 갈치를 넣어서 끓여 오는 사람이 어딨냐고?."
"야, 우리 집은 미역국에 갈치 넣어서 끓여 먹어.. 난 그걸 먹고 자랐다고..
그게 얼마나 고급음식인 줄 알기나 해?.. 우리 할아버지도 그 미역국 드셨고 우리 아버지도 그 미역국
드셨어, 얼마나 맛있게 드셨다구!"
여자의 말이 끝나니까 이번에는 남자가 좀전 찐감자 이야기할 때처럼 J를 빤히 쳐다본다.
"야, 넌 안 이상하냐? 미역국에 갈치 넣어 끓인 것 먹어봤어?.그게 어디 미역국이니?..갈칫국이지..우린 미역국에는 쇠고기 갈아서 그걸 넣어 끓여 먹었다, 미역국이란 모름지기 쇠고기를 넣어 끓여야 되는 거야, 안그래?."
J는 이번에도 선뜻 동의할 수가 없었다. J의 집은 아버지가 늘 위장이 좋지 않아 고기를 삼갔다.
미역국을 끓일 땐 언제나 멸치를 넣어 국물맛만 낸뒤 건져내고 그저 맑게 끓여 먹었던 것이다.
-신경숙님의 "J이야기中..찐감자와 미역국-
여러분들은 찐감자와 미역국을 어떻게 드시는지요?..ㅎㅎㅎㅎ
저는 찐감자는 설탕 찍어먹고,,미역국은 아무것도 안 넣는 걸 좋아한답니다,,긁적긁적,,
신경숙님의 소설을 읽다가 그냥 실실 웃음이 나오는 글이라서...적어보고 갑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을 한다는거..그래서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 거..
거의 20년이 넘도록 서로 다른 환경이나 가치관이나 식습관에서 살아온 남자와 여자가
그토록 달라서 이해되지 않는 것들을..
조금씩 이해하고 양보하며 맞추고 살아가는게..
다르다는 차이를 존중해 준다는게..부부인지도 모르지요..^O^""
모두 모두 이쁘고 서로를 존중해주는 사랑하세요~~^^**
첫댓글 좋은글이네요 전 감자를 소금을 찍을떄도 있고 설탕도 찍습니다 ㅎㅎㅎ 미역국은 그냥 맑게 고기도 안넣고 그냥 맑게 먹습니다
며칠전 tv에서 들은 ,완전공감했던 얘기가 생각나게만드는...우리가 서로만나서 얘기가 통하는게 신기한거지,,안통하는건 신기한 일이 아니라는,,,,안통하는건 어쩌면 당연한 거라는,,,근데 저거...너무 맛있겠어요.ㅋ
설탕이나 소금 아님 그냥 미역국은 고기 주로
네나에 너 대사놀이 한거지 그렇지???ㅋㅋ / 미역국 보니깐 나도 대사놀이 하고 싶네..
난그냥 엄마가주는대로 먹어요~~ㅋㅋ
무슨 대사놀이? 나 네멋 제대로 안 본거 다 알믄서 ㅋㅋ 대사놀이가 되다니 난 천재인가봐 남들 전을 간장에 찍을때 난 고추장 그렇다고 나쁜건 아니삼 각자가 좋아하는걸 맞춰가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