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바퀴에 펑크가 났다. 바퀴란 무엇인가? 모체를 견디며 어디론가 이동하는 속도의 근원 아닌가. 바퀴에 펑크가 났다니. 그것은 운동성의 상실. 그러기에 바퀴는 비스듬히 기운 채 한 하늘을 떠메고, 한 가족을 떠메고, 한 몸을 떠메고, 불안하게 굴러간다. 안간힘을 다해 바람을 일으키며 길에 나 있는 수많은 상흔(傷痕)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눈을 부라린 채 헐레벌떡 굴러간다. 찌그러진 몸으로 피크닉을 끝낸 가족을 끌고 간다. 바퀴란 무엇인가? 그것은 주어진 생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어디론가 가야 하는 존재 혹은 삶. 그렇다면 펑크 난 검은 타이어란 무엇인가? 그것은 내상(內傷)으로 얼룩진 육체와 영혼. 그리하여 어떤 때는 평화롭고 어떤 때는 헛돌며 어떤 때는 길이 멀다. 검은 타이어 굴러 간다. 빈 바람으로 제 속을 채우며 눈에 불을 켜고, 고무 타는 냄새를 피우며 간다. <박주택·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