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전 새벽 5시, 알람에 의지해 힘들게 잠을 깨고는
허벅지를 꼬집어가며 박찬호 선수의 경기를 쭉 봤습니다.
결과적으로 많이 가슴 아팠습니다.
많고 많은 경기 중 그냥 실패한 한 경기로 보면 되지... 하면서도
왜 그리 아쉬움이 남던지...
거기에다 엠코나 각종 게시판에 가면 왜 그리 험한 입들이 많은지...
짜증도 나고 성질도 나고... 그렇다고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라 기분이 묘하고...
그렇게 찝찝하던 차에 오늘 <스포츠서울>에서 이 글을 읽곤
진심으로 찡함을 느꼈습니다.
아... 진정한 팬이란 이런 거구나... 박선수는 우리에게 이런 존재였구나...
하는 생각에 쑥스럽게 눈시울이 젖네요^^
우리의 호프 김병현 선수도
선수생활 중에 박선수보다 더한 고통의 시간이 다가올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 상황을 미리 생각하니 더욱 더 이 글에 공감이 가더군요.
내용 "먹튀XX 그러면 그렇지 1년에 1300만달러 받아먹는 X이 지금까지 겨우 9승? 2년동안 2500만달러는 받았으니 1승당 300만달러네...쩝...
먹튀XX...올해도 3-4승만 더하면 목표달성이다."
오늘 스포츠서울 박찬호선수 관련기사의 밑에 붙은 daswang이라는 분의 댓글을 그대로 옮깁니다. 박찬호선수가 패전을 기록하면 다음날 인터넷신문 기사 밑에 어김 없이 따라붙는 몇몇 팬들의 야유이기도 하죠.
저는 박찬호선수를 생각할 때마다 측은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왠지 그가 이루어낸 업적에 비해 야박한 평가를 받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하긴 처음부터 그랬지요. 박찬호선수가 LA 다져스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는 보도가 있은 후 이름만 들어도 금방 알 수 있는 어떤 야구전문가는 "박찬호 같은 투수는 마이너리그에만도 수천명"이라며 그의 성공에 대해 회의적이었죠. 언론은 그가 잘되어서 메이져리그에 처음 진출한 한국인으로 기록되어 달라는 격려 보다는 가서 잘할 수 있을까, 스포츠재벌을 만들어 내는 빅리그에서 돈은 얼마나 받게되는가에 더 많은 지면을 할애했죠.
당시 야구팬들의 그리고 언론의 주목을 한껏 받던 선수는 박찬호가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게 됐지만 당시 초고교급 투수로 평가 받던 조성민, 임선동을 비롯해 한국야구의 역사를 새로 쓸 것 같이 기대를 모으던 선수가 동년배들 중에 꽤 여럿있었죠.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박찬호는 그러나 자신에게 온 단한번의 시선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죠. 처음으로 찾아 온 기회를 잡은 겁니다. 모두 조성민을, 임선동을 주목하고 있는 동안 언젠가 한번은 그 눈길이 자신에게도 오리라 믿고 그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거죠. 그리고 그의 믿음대로 단 한번, 처음으로 찾아 온 메이져리그 관계자들의, 언론의, 그리고 팬들의 눈길을 그는 영영 자신에게 머물게 만들었습니다. 그가 후배선수들에게 이런 말을 한 기억이 납니다.
"여러분 잘먹고 건강하게 늘 열심히 운동하세요. 언젠가 반드시 한번은 기회가 옵니다.기회는 반드시 옵니다 그때를 위해 준비만 하고 있으면 됩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빅리그에서의 성공...건장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동양인의 유전자와 체형을 가진 박찬호선수...하체를 별로 사용하지도 않고, 온몸을 있는대로 비틀지도 않는데 쉽게 95마일의 공을 던지는 선천적으로 강한 백인들의 체력도, 힘을 별로 안들이는 것 같은데도 몸을 활처럼 휘어감았다가 빠른 공을 뿌려대는 흑인들이나 남미인들의 타고난 유연성과 근력도 없었기에, 메이져리그의 다른 선수들에 비해 웨이트트레이닝과 러닝등 몇배의 고된 훈련으로 버텨야 했던 박찬호...그런 그에게 몇년간 쉼없이 계속된 선수생활이 부상을 가져다 준 것은 오히려 당연한 결과로 여겨집니다.
수년간의 초인적인 노력과 자기관리로 얻어낸 열매, 대형계약 그러나 곧이어 찾아 온 부상...세상 인심은 언제 그에게 환호했는가 싶게 매정하게 돌아섰습니다. 그가 메이져리그에의 진출을 꿈꿀 때 "저런 정도의 선수는 마이너리그에도 수천명"이라고 했던 조소처럼 이제는 "먹튀"라는 국적 모를 야유가 그에게 쏟아졌죠. 어느 스포츠전문가는 그가 재기할 수 없을거라고 단언했고-그것은 객관적 평가가 아니라 하나의 무시무시한 저주였습니다.- 또 어떤 이는 새롭게 메이져리그에 진출한 한국선수들에게 재빨리 시선을 돌리며 이제 박찬호는 끝났다고 말하는데 주저함이 없었죠. 그 선수들이 박찬호선수가 죽을 힘을 다해 만들어 놓은 다리를 건너 미국으로 건너갔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고 말입니다.
조소와 냉소를 뒤로하고 메이져리그에 진출했을 때처럼 박선수는 쏟아지는 야유와 험담 그리고 싸늘한 외면을 넘어 부상을 극복하고 다시 마운드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고작 4경기에 나섰습니다. 오랜 공백을 지나 긴박한 상황이 끝 없이 이어지는 실전 경기에 이제 고작 4번 나선겁니다. 아무리 훈련을 했고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익히려했다지만 시즌 중에 벌어지는 실전의 압박감은 그야말로 실전이 아니고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게 당연합니다. "이럴 땐 어떻게 했더라?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한참 좋던 시절에는 이렇게 했지..." 생각은 또렷하지만 안해본지 오래죠 그러니 당연히 몸은 안따라가주죠. "아 왜 이게 안될까. 왜 이런 실수를 했을까. 몸은 만들어졌는데 예전의 그 감각이 따라주질 않네..." 그러나 정신 차릴 틈도 주지 않고 타석에는 세계에서 가장 잘친다는 타자들이 줄줄이 들어섭니다. 호흡을 가다듬으려하지만 예전의 그 마인드 콘트롤이 잘되지 않습니다. 너무 오랜 동안 그 감각을 갖지 못했었기 때문입니다. 메이져리그에서의 경험도 죽어 버린 감각 앞에서는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합니다.
경기가 끝나고 허탈하지만 곰곰히 분석을 합니다. "다음 경기에서는 이렇게 해봐야지 이걸 이렇게 바꿔보자." 그러나 그러는 동안 참을성 없는 팬들은 이렇게 다그칩니다.
"먹튀XX 그러면 그렇지 1년에 1300만달러 받아먹는 X이 지금까지 겨우 9승? 2년동안 2500만달러는 받았으니 1승당 300만달러네...쩝...먹튀XX...올해도 3-4승만 더하면 목표달성이다."
저는 이런 야유의 글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만일 박선수가 이 글을 보게되면 어떤 마음을 가질까. 얼마나 마음이 상할까. 충분히 가능한 일이 아닐가요? 누구나 볼 수 있는 인터넷이고 요즘 선수들에게도 인터넷은 보편화돼있죠. 그러니 이런 험악한 말도 "언론의 자유"라는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고 "익명성"이라는 편의하에 여과 없이 박선수에게 전달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지 않겠습니까?
오래 전 메이져리그에 도전할 때처럼, 부상으로 그 누군가의 따뜻한 격려가 간절히 필요했을 때 그랬던 것처럼, 그런 야박한 팬들의 인심은 그를 더욱더 외롭게 합니다. 고독하게 합니다. 이제 그만두고 싶다고 느끼게 합니다. 이런 야유를 듣는 아들을 보며 상처입으실 부모님의 마음을 생각하면 이 보람없는 짓, 이제는 여기서 멈추고 싶다고 느끼게 합니다
박찬호선수에게 팬들의 배신과 외면은 이제 새롭지 않습니다 그래서 팬들의 환호에도 크게 기뻐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다음 경기에서 부진하면 그것이 야유로 조소로 바뀔 것을 잘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팬들은 "박찬호는 팬들의 칭찬을 고마워 할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비난합니다.
저는 빨리 4월이 지나고 박선수가 쉽게 상대할 수 있는 팀들과의 경기에 등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쉬운 팀을 상대로 승수를 올려줬으면 하는 게 아니고 비교적 약한 팀들과의 경기에서 자신감도 얻고 덜 압박감을 느끼며 좀 덜 혹독한 방법으로 실전 감각을 되찾는 여유를 가질 수 있으면 하는겁니다. 그 과정이 지나면, 다시 애너하임 에인절스를 만나도 또다시 바톨로 콜론과 맞대결을 해도 자신있게 공을 던질 것으로 믿습니다.
지금같은 일정은 이제 막 다시 돌아 온 그에게 너무나 가혹합니다. 강팀들과의 경기가 빼곡하고 거기에 등판일정도 꼭 에이스들을 만나도록 짜여져 있습니다. 더우기 운나쁘게도 그가 등판한 경기에서 수비수들은 헤맵니다. 아무리 모든 게 투수 책임이라고 애써 서운함을 감추지만 속으론 울고 싶은 마음일 겁니다. 그러나 이렇게 혹독한 재기의 길을 걷고 있는 그에게 더욱더, 몇백배, 몇천배 더 가혹한 것은 바로 몇몇 팬들이 쏟아내는 야유입니다.
여러분. 박선수에게 믿음을 주십시다. 박선수가 힘이 빠질 때마다 자신감을 잃을 때마다, 그의 뒤에는 그를 믿고 바라보는, 그를 응원하는, 그가 일어서기를 간절히 원하는 고마운 사람들이 있다고 믿게 해줍시다. 더 이상은 배신하지 맙시다 그는 반드시 다시 일어설 것입니다. 이렇게 무너질 사람이었다면 한국인 최초로 메이져리그 마운드에 설 수도 없었을 겁니다.
저는 여전히 한경기 한경기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박찬호선수의 성숙한 팬들이 많다는 믿음에는 의문을 달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한 팬 여러분.우리 모두 간절한 마음으로 박찬호선수의 완전한 재기를 기원합시다. 각각 다를 순 있지만 자신의 신앙으로 기도합시다. 그리고 익명성을 이용해 누군가 박선수가 보고 마음을 다칠 수 있는 욕을 하는 사람이 있거든, 박찬호선수에게 이제는 팬도 떠났다는 느낌을 주고 그래서 용기를 잃게 할 야유를 하는 사람이 있거든, 박선수의 팬 자격으로 젊잖게 꾸짖읍시다. 그리고 박선수에게 아직은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느끼게 해줍시다.
제가 사는 뉴욕에는 "재키 로빈슨 파크웨이"라는 고속도로가 있습니다. 메이져리그 최초의 흑인선수, 재키 로빈슨을 기리기 위해 그가 뛰던 브룩클린 다저스의 연고지인 브룩클린으로 통하는 길목을 지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의 이름이 영원히 기억되도록 한 것입니다.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가 어떤 타율을 기록했는지, 몇개의 홈런을 쳤는지를 얘기하지 않습니다. 2루 베이스로 달려 슬라이딩을 하면 백인수비수가 그를 향해 침을 뱉었고, 타석에 들어서면 투수들이 무자비하게 그의 몸을 향해 고의로 공을 던졌던 그 가혹한 박해와 편견의 벽을 넘어, 모든 유색인종에게 굳게 닫혀있던 백인들만의 리그에 포기하지 않고 온몸을 던져 도전한 그의 정신을 기억할 뿐입니다.
우리에게 박찬호는 그런 존재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재키 로빈슨이 오만한 백인들에게는 큰 깨달음을, 도전 조차 꿈꾸지 못하던 흑인선수들에게는 용기를 주었듯이 우리의 박찬호선수는 동양선수들에 대한 그리고 한국야구에 대한 메이져리그의 편견을 바꾸어 놓았고 후배선수들에게는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개척자 박찬호선수도 떠날 때가 있을겁니다. 그가 떠날 때 우리는 그의 승수와 방어율이 아닌 그가 보여준 불굴의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내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그렇게 그를 기억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박찬호선수가 마이너리그에 떨어지지 않을 만큼만 해주면 그래서 그를 계속 볼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마운드에 우뚝 서 있는 한 사나이의 살아있는 도전정신과 그 불굴의 의지를 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첫댓글 팬은...... 그저 그를 계속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갑자기 코끝이 찡하고..온몸이 부르르 떨리는 이느낌은 머징??
아마..욕했던 사람들은 야구를 모르는 사람일꺼에요,,아마볼넷에,주자있으면,,,윳놀이처럼,,업고 가는줄 아는놈(?)일꺼예요,,,뭐니뭐니해도,,,같은 동포아닙니까....박찬호,,,그가 마운드에서,,,내려오는날까지..화이팅
지금도 많은 원조 메이저리거 박찬호선수에게 성원을 보내는 팬들이 많습니다~~저 또한 그렇구요.. 윗글의 한 구문처럼 실전경험을 많이 쌓을 때까진 강팀하구 안붙었음 하는 소망이 있네요~~사실 공백기간이 넘 길었잖아요... 랜디옹도 복귀한후 많이 맞고 있는 데 말이죠!!
그리고 그런 야유하는 사람들이 안 그런사람보다 더 적극적이죠!! 아무대나 나서서 *을 뿌려대고 있으니.....쩝!! 박찬호선수 화이팅!!아니 망사님 표현대로라면 아리아리!!! ㅎㅎ^^
눈물이 핑... 도네요...ㅠ,.ㅠ 잘 읽었습니다... 찬호 선수.. 다시 일어서리라 믿습니다.. 아직 한 경기 보다는.. 해야할 경기가 많으니까요.. 우리 박찬호 선수가 멋지게 부활할걸 믿습니다...ㅠ,.ㅠ
전 울었네요...TT;; 진정한 팬이란 뭘까요??? 저두 새삼스레 반성하게 되네요... 소띠 동갑내기 화이팅!!! 부활하라 박찬호^^
운동선수들은 어느선수나 슬럼프가 있게 나름인데.... 역시 무식한 찌리시들이 넘 안좋게 설쳐대니깐 좀 몰식한?팬들이 욕하는것? 같네요 그선수들때문에 찬호,병현,희섭같은 선수들이 나라이름을 높여준거 사실인데 하여튼 모든 한국매이저리거들 무조건 화이팅!!!!
으음..정말 감동적인글이군..스서 게시판 가면 위로는 못해줄망정 욕만 하는 무식한 인간들땜에 정말 짜증남..
"그는 반드시 다시 일어설 것입니다" 본문중에서 자꾸 이말이 맴도네요...박찬호선수를 통해 메이저리그를 알고 이리도 푹~ 빠지게 만든 그를 전 평생 못잊을겁니다... 찡하네요..어느새 내눈엔 눈물이..ㅠㅠ
진정한 팬이시군요...휴우... 눈물 날라하네... 메이저리거 화이팅~!! 박찬호 선수 화이팅~!!! 모든 게 잘 될거예요. 최선을 다하시니까...
빨간망사스타킹 님... 듣기 거북한 표현들 모조리 X로 처리했습니다. 다음엔 시키지 않아도 미리 알아서 수정할께요.^^
에구...가슴아포...얼렁...박찬호선수님...좋은 배필만나 결혼하셨으면...하는 작으바램이 있습니다.. 어서...선수를 잘 감사주는 사람이랑 결혼하세요...
협조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울 박찬호선수도 힘내시길.... ^0^/
감동적이네요.. 박찬호선수뿐만아니라 메이저리그에있는 모든 울 한국선수들을 저런 시선으로 따뜻하게 바라볼수있는 자세를 가져야겠어요.. 홧팅!! ^^
박찬호 선수 꼭 성공할거에요....믿음을 갖고 기다립니다.
저는 박찬호선수를 항상 믿고있어요~ 박찬호선수의 일기를 봐두 알수있죠~ 그가 이렇게 일기를 썼더군요~ 이제는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때이라고...저는 영원히 박찬호선수의 팬입니다...힘내세요!
우리는 안다니까!!!!!!!!!!!!!!!! 챈허는~~~~~ 언제든 화려하게 일어설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