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4일에 편집했던 글을 다시 재편집하여
초향문학방 <자유게시판>에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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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선생님
초등학교 K여교사가 개학 날 5학년 자기반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너희들을 똑같이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앞줄에 구부정하니 앉아 있는 작은 남자 아이 철수가
그 반에 있는 이상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K 선생은 철수가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옷도 단정치 못하며 잘 씻지도 않는다는 걸 발견하였다.
그런 철수를 보면 기분이 불쾌해질 때가 많았고 끝내는 철수가 낸
시험지 위에 커다란 빵점를 써넣는 것을 즐거워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K 선생님이 있던 학교에서는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의
지난 학년 생활기록부를 모두 읽어 보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철수것을 마지막으로 미뤄두다가
철수의 생활기록부를 보고 깜짝 놀랄수 밖에 없었다.
<철수의 1학년 생활기록부>
잘 웃고 밝은 아이임. 일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예절이 바름. 함께 있으면 즐거운 아이임.
<철수의 2학년 생활기록부>
반 친구들이 좋아하는 훌륭한 학생임.
어머니가 불치병을 앓고 있음. 가정 생활이 어려울 것으로 보임.
<철수의 3학년 생활기록부>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마음 고생을 많이 함.
최선을 다 하지만 아버지가 별로 관심이 없음.
어떤 조치가 없으면 곧 가정생활이 학교 생활에 까지 영향을 미칠 것임.”
<철수의 4학년 생활기록부>
“내성적이고 학교에 관심이 없음.
친구가 많지 않고 수업시간에 잠을 자기도 함."
여기까지 읽은 선생은 비로소 자기의 문제점을 깨달았고
한없는 부끄러움으로 크게 반성하였다.
스승의 날에 반 아이들이 예쁜 리본으로 포장한 멋진 선물을 가져 왔는데,
철수의 선물만 식료품 봉투의 두꺼운 갈색 종이로
어설프게 포장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더 더욱 부끄러워졌다.
K선생은 애써 다른 선물을 제쳐두고 철수의 선물부터 포장을 뜯었다.
알이 몇 개 빠진 가짜 다이아몬드 팔찌와 사분의 일만 차 있는
향수병이 나오자, 아이들 몇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선생님이 팔찌를 차면서 정말 예쁘다며 감탄하고,
향수를 손목에 조금 뿌리자 아이들의 웃음이 잦아들었다.
철수는 그날 방과 후에 선생님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오늘 꼭 우리 엄마에게서 나던 향기가 났어요.”
그녀는 아이들이 돌아간 후 한시간을 울었다.
그 날 이후 K선생님은 아이들을 진정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K선생이 특별히 철수에게 공부를 가르쳐 줄 때면 철수의 눈빛이 살아나는 듯했다.
그녀가 격려하면 할수록 더 빨리 반응했고 그 해 말이 되자,
철수는 반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되어 있었다.
'너희를 똑같이 사랑하겠다'는 K선생의 말은 거짓말이 되었다.
가장 미워하던 철수를 가장 귀여워하는 선생님이 되어 있었으니 말이다.
1년후에 철수가 졸업할 때 그녀는 철수가 쓴 쪽지를 받았다.
"최고의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6년이 흘러 그녀는 철수에게서 또 쪽지를 받았다.
"저는 고등학교를 전교 2등으로 졸업했습니다.
"제 평생 최고의 선생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 6년이 더 흘러 또 한 통의 편지가 왔다.
이번에는 대학 졸업했고 공부를 더 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쓰여 있었다.
이 편지에도 그녀가 평생 최고의 선생님이었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이라 쓰여 있었다.
그런데 이 번 편지에는 이름이 ‘의사 박철수 ’라고 기록되어 있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늦은 봄에 또 한 통의 편지가 왔다.
철수가 결혼할 예정인데 아버지마져 몇 년 전에 돌아가셨으니
선생님께서 신랑의 어머니가 앉는 자리에 앉아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그녀는 기꺼이 좋다고 화답 하였고 철수의 결혼식에 참석하였다.
그녀는 가짜 다이아몬드가 몇 개 빠진 그 팔찌를 차고,
어머니와 함께 보낸 마지막 크리스마스에 어머니의 그 향수를 뿌리고 있었다.
이제 어엿한 의사가 된 신랑 박철수와 신랑 어머니석의
K선생은 서로 포옹하고 난 뒤 귓속말로 속삭였다.
“선생님, 절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해주셨고,
제가 훌륭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K 선생은 눈물을 흘리며 속삭였다.
“아니야, 철수야, 네가 나의 선생님이다."
"훌륭한 교사가 가는 길을 나에게 가르쳐 준 사람이 바로 너 철수란다."
"나는 너를 만나기 전 까지 교사가 가야 할 길을 전혀 모르고 있었거든.”
♡ 옮겨 온 좋은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