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양민 학살 현장이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발굴된 유해도 영면에 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준석 기자!
한국전쟁 당시인 1951년,
수백 명이 국군에게 학살된 지리산 골짜기.
올라가는 길이나 학살 현장 모두
수풀에 뒤덮여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학살된 이들을 위로하는 무명비는
이처럼 쓰러져 있고 유골과 유품을 담은
안내판의 사진은 빛이 바랬습니다.
지난 2008년 정부가
유해 250여 구를 발굴한 곳이지만
관리한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0년 이맘 때
보도연맹사건으로
주민이 학살된 또 다른 곳입니다.
학살지임을 알려주는 안내판은
넝쿨로 뒤덮인데다
길가 화단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홍록표/유족
"표지판이 있는지도 몰랐고, 발굴도 안 한
상태에서 올라와 보니
너무 참담하고 답답하고..."
학살지 일부나마 민간이 나서 발굴하고 있지만 유해와 유품은 갈 곳이 없습니다.
역시 민간인 학살이 자행된 진주 용산고개.
덩그러니 놓인 컨테이너는
이곳과 마산 여양리, 산청 외공리에서
발굴한 유해 230여 구의 임시 안치솝니다.
사유지를 빌려 설치했는데
5년간의 임대 기간이 끝나는 1년쯤 뒤엔
또 다른 안치 장소를 찾아야 합니다.
강병현 회장/한국전쟁 전후 희생자 유족회
"이게 뭡니까? 말 그대로 방칩니다, 방치.
어느 나라 어느 정부가 이렇게 방치하는 데가
있습니까?"
지난 2월 민간이 발굴한 용산고개 학살 현장도 방치되긴 마찬가집니다.
강병현 회장/한국전쟁 전후 희생자 유족회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나 아무도 책임을 안 져요. 서로가 책임 전가를 하는 거죠."
한국전쟁 당시 국가가 저지른 민간인 학살,
이제라도 국가가 그 상처를 보듬어 달라고
유족들은 간절히 호소하고 있습니다.
MBC NEWS 이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