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70년간 아들딸 보내 한국 방어… 확장억제 약속 지킬것”
[정전 70주년]
틸럴리 前 한미연합사령관 인터뷰
“전략핵잠 韓입항은 중대 이정표
참전용사들 희생을 기억해달라”
한미연합사령관을 지낸 존 틸럴리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재단’ 이사장(사진)은 최근 미군의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SSBN-737)이 42년 만에 부산항에 입항한 것에 대해 “동맹의 역량과 결의를 보여준 중대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틸럴리 이사장은 6·25전쟁 정전(停戰) 70주년을 맞아 25일(현지 시간) 진행한 동아일보 서면 인터뷰에서 “한반도 평화와 북한 억제를 위해 미국이 최첨단 자산을 동원해 동맹에 전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베트남전과 걸프전에서 싸운 육군 4성 장군 출신으로 1996∼1999년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냈다.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과 SSBN 입항 등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에 반발해 도발 수위를 높이는 북한은 SSBN 입항을 “핵무기 사용 조건에 해당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한미 NCG 출범에도 양국 일각에선 “미국이 서울을 위해 로스앤젤레스를 맞바꿀 수 있는지 답해야 한다”며 미 확장억제 공약에 의문을 제기한다.
틸럴리 이사장은 이에 대해 “미국인들은 지난 70년간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해 아들딸을 한국에 보냈다”며 “미국이 확장억제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신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철통같은 동맹으로 오래 지속된 동맹의 모범 사례”라며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쳐 싸운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미일 협력을 비롯한 다층적 안보협력그룹을 구축해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에 대해선 “한국이 세계적 강국으로서 다층적 안보 협력에 참여하는 것이 최선의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통 이해관계를 가진 국가들의 다층적 안보 협력은 한국과 역내 방어 태세 전반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한미동맹을 비롯한 미 대외 전략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는 “지난 70년간 양국에서 수많은 정치적 전환이 있었지만 동맹은 굳건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된 만큼 한미동맹은 흔들림 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틸럴리 이사장은 지난해 6·25전쟁에서 전사한 미군과 카투사 4만3808명의 이름을 새긴 ‘추모의 벽’ 건립을 책임졌다. 그는 “6·25전쟁은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워싱턴) 한국전쟁 기념공원을 찾는 미국인에게 한미동맹의 강력함과 자유는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교육하고 대한민국 자유를 위해 싸운 참전용사들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