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조루트 4구간 산행을 위하여 3호선 원흥역에 왔습니다. 어제까지 날씨가 곱고 화사했는데, 오늘은 빗방울도 날리고 갑작스런 추위에 몸이 잔뜩 움츠려듭니다.
원흥역에서 배차시간이 긴 버스를 굳센 투지로 1시간 30분 기다린끝에 양주시 기산리 마장저수지에 왔습니다. 과연 의지의 한국인들입니다.
접속지 고령산 앵무봉을 가면서 바라 본 마장호수.. 우측으로 지난번 산행때 올랐던 팔일봉이 보입니다.
아름다운 마장호수.. 주변 데크 둘레길이 멋지고, 곳곳에 주차장도 넉넉하여 카페, 빵집, 맛집 식당들이 즐비하여 국민관광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별이 다섯개.
20여분 몸을 풀며 도착한 이곳이 고령산 들머리가 되겠습니다. 고령산 정상까지는 약 2.8km로 1시간 정도 예상됩니다.
지금은 엄연한 봄이건만..늦가을 느낌이 나는 것은 어떤이유 일까요. 등로에는 낙엽이 수북하고, 촉촉히 내린 비에 기온도 낮아 산천초목도 주눅이 들고 말았습니다.
높고 깊은 산중의 등로엔 토분이 무너지는 등 관리되지 않은 묘가 을씨년스럽고 처연합니다. 기울어진 커다란 제단, 장명등, 문석인, 무석인이 있는 걸로 보아, 과거 왕 못지 않게 부귀영화를 누리다 세상을 떠난 망자라 생각됩니다. 그때는 부러웠으나 지금은 아무도 돌보는 후손이 없는듯..
고령산 정상 앵무봉까지는 절반 1.4km 남았습니다.
가파른 등로를 꾸준히 올라서고야 몸이 더워지며 열기가 뿜뿜 발산되어 잠시 쉬어갑니다.
여러 봉우리를 거느린 주변 산자락이 넉넉한 고령산 정상까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정상이 가까와 질수록 등로엔 눈이 있었고, 앙상한 나뭇가지에는 봄에 보기 어려운 상고대가 제법 피었습니다.
양주와 파주의 경계 고령산 정상 앵무봉입니다. 봉우리가 꾀꼬리같이 생겼다하여 꾀꼬리봉 또는 앵무봉이라 합니다. 아주 예쁜 이름을 가졌네요.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어느 봄날의 앵무봉 팔각정.
정상 팔각정에서 점심상을 차렸습니다. 날씨가 추워 곡차부터 흡입합니다. 오늘도 먹을게 넘치는군요. 산에만 오면 과식을 하게됩니다.
앵무봉에서 내려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개명산입니다. 현재 정상부위에는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개명산 정상을 커다랗게 좌측으로 선회하며 산행을 진행합니다.
이곳이 개명산입니다. 우리가 가야할 곳은 형제봉..수리봉으로 가다가 그 길을 버리고 형제봉을 찾아 가야합니다.
반세기가 훌쩍 넘은 냉전시대..박정희대통령 암살을 노린 1968년 1.21 사태..김신조군 특수부대는 앵무봉을 넘어 심야에 이길로 잠행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등로는 눈에 젖어 질퍽하고 미끄럽습니다.
형제봉 방향으로..
날씨가 흐리나 멀리 도봉산이 보입니다. 좌측 사패산에서 오봉과 북한산 상장능선까지 좌악..
멀리 가운데 한북정맥의 첼봉도 보입니다.
오늘도 굳세게 걷는 젊은 건각들.
군부대가 주둔한 개명산을 멀리 한참 우회하여 형제봉을 방갑게 만났습니다. 우측에는 개명산 넘어 뽕긋 앵무봉도 살짝 보입니다.
형제봉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하산을 합니다. 오늘 주요 봉우리 접수가 끝났거든요.
이제는 시야가 더 확장되어 도봉산 사패산에서 북한산까지 광활한 파노라마가 펼쳐집니다.
빨치산들이 달뜨기 능선을 보며 지리산을 그리워하듯이..우리도 한층 가까와진 북한산을 바라보며 발걸음이 아주 가벼워졌습니다.
하산을 조금 남겨두고 산꼭대기 양지바른 곳의 묘지에서 배낭털이를 합니다.
오늘 구간의 쵝오 뷰가 되겠습니다. 상장능선과 영봉, 인수봉과 백운대가 정말 멋지네요. 우측의 부드럽고 완만한 봉우리는 다음구간의 노고산입니다.
마지막 봉우리 응봉입니다. 이후 가파른 등로를 따라..
장흥유원지에 내려 섭니다. 권율장군묘에서 올랐던 형제봉과 고비골에서 일영봉을 다녀온후 장흥으로의 산행은 7, 8년 된거 같습니다. 그나저나 세월이 너무 빠르군요..
장흥역 주변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3호선 구파발역으로 나갑니다. 다음에 이곳에서 김신조루트 5구간 노고산 산행이 시작되겠죠. 꽃샘추위에 오늘 산행 수고가 많았네요.
2025.3.16 산행정리 12km/5시간50분
10:40마장저수지-12:10고령산-중식-13:20개명산-14:15형제봉-15:55응봉-16:30장흥유원지
첫댓글
을씨년 날씨에 몸이 움추렸지만...
경치는 고즈넉한 풍광이 었던 것 같습니다.ㅎ
늦가을 분위기도 나고....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