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미술품은 과연 얼마나 될까?
수장고에서 숨죽이던 작품들이 재잘대기 시작했을 때 그 재잘거림을 듣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티켓팅을 했는지
지금 거리두기, 인원제한이 풀렸다고는 해도 예약없이 현장구매를 하면 2시간이상의 대기시간이 생긴다
생각해보면 2시간은
본관의 박물관을 돌아보기에 적당한 시간이다
일찍 도착해 현장구매 해놓고 웨이팅시간에 박물관을 관람하면 좋을 듯 하다
특히 사유의 방에 있는 반가사유상을 만나면 그 황홀함에 빠져나오기 힘들지도 모른다
기발한 건축학적 의미를 떠나 커다란 창문처럼 느겨지게 만든 이 공간이 너무 멋지다
이 창으로 남산과 남산타워가 가득 들어와 너무 멋진 뷰를 만들어 준다
자 이제 초대받은 집으로 들어갑니다
미술품이 많아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나누어 2회에 걸쳐 포스팅하고자 한다
나의 부족한 역량으로 다소 애매한 시대의 미술품이 섞일 염려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정선의 작품을 만났다
인왕산 제색도는 비 내린 후의 인왕산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겸재 정선의 호방한 붓질과 섬세한 붓질이 조화롭다
운무에 쌓이 인왕산의 모습이 바로 눈 앞에 있는 듯 신비스럽고 사실감있다
병풍바위를 이렇듯 간결한 붓터치로 표현하다니.
힘있게 꾹꾹 누른 붓 끝에 병풍바위가 우뚝우뚝 생겨난다
화가의 붓터치 동작을 상상해보면서 내 손이 자꾸 따라 움직인다
이렇게 눌러 찍었을까
아니면 붓을 이렇게 그었을까 하면서..
현대적인 사무실이나 아파트 한 코너에 놓아도 잘 어울릴 것 같은 세련됨이 묻어난다
그 시대에도 이렇게 심플함과 세련미를 갖춘 디자인을 했다니 놀라웁다
바둑돌
지금처럼 공산품이 생산되기 이전에도 이렇게 흑백의 바둑돌을 구해 게임을 즐긴 선조들
조개껍데기, 검은 돌, 나무조각 등으로 구색을 맞추었다
바둑돌을 담은 용기도 튼튼한 나무로 정교하게 만들었다
양반들의 향유는 어디까지 일까
이렇게 아름다운 빛깔을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험과정을 거쳤을까
귀한 장소에나 어울릴 고귀한 느낌이 든다
이것은 분명 주판이 맞지요?
주판알이 이렇게 고급스러워도 되나요?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이 물건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양반은 아닐텐데 ?
하인이나 책사가 재산관리 다 해주고 양반은 글 읽고 시 지으면 그만 아니었나?
이런 고급진 주판알을 튕기는 사람은 누굴까 궁금하다
온통 의문투성이다
화려하기 그지없는 십장생 병풍
그림 속의 십장생을 찾아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거북이, 사슴, 학, 바위, 구름, 등등
반면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는 평민들의 삶도 있다
하루종일 일을 해도 그럭저럭 먹고 살기 바쁜 평민들의 삶이 아주 현실적으로 표현되었다
김득신의 작품
교과서에서도 김득신의 이름을 자주 만났었는데 실제 작품을 만났네
분청사기의 은은한 멋이 자꾸 뒤돌아보게 한다
이 항아리의 선이 궁금하다
어찌 이리 둥근 항아리에 각이 서 있을까
이런 정교함을 표현하려면 얼마나 날랜 솜씨일까
난 치는 솜씨좀 보소
어찌 이리도 아름다운지 감탄 또 감탄
이 작품은 이하응의 작품이다
리움 박물관에서도 이하응의 난 치는 솜씨에 매료되었었는데
이 작품 속의 난은 마치 춤을 추듯 현란하면서도 우아하다
이 작품 앞에서 꽤 오래 서 있었다
너럭바위에 앉아 시를 짓고 읊조리는 양반들의 모습처럼 보인다
바위에 우뚝 솟아 자라고 있는 소나무들이 너무 힘있고 멋져보인다
이 그림의 주인공은 분명 인간이 아닌 소나무다
이 업경대에 비추어보면 우리의 업을 환히 볼 수 있을까
지나온 삶이 환히 비춰진다면 이 거울을 보고 싶을까?
이 나이되니 그다지 되돌아 보고픈 맘도 없다
불심을 표현하는 방법도 다양하다지만
금으로 옮겨쓴 불경은 어느정도의 불심과 재력이 있어야 가능할까
금도 귀한 시대일텐데,
불교 관련 유물들이 아주 많다
종소리가 은은하게 울린다
종소리 들으며 현대미술로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