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우~~~즈, 우~~~즈', 두산 팀의 공격이 불을 뿜을 때.. 신나는 북소리를 배경음악으로...두산 응원단이 허공에다 하얀 막대 풍선을 휘두르며 벌이는 독특한 응원구호 입니다.. 타석에는 흑곰 우즈... 그 뒤의 대기타석에는 김동주, 심정수.. 지켜보는 상대팀 선수나 응원단에 절로 위압감을 심어주게 되지요.. 올 시즌 탁월한 기량과 쇼맨쉽... 그리고 플레이오프 7차전 한국야구사에 길이길이 남을 'no hat! yes bat' 사건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메이져리거의 꿈을 찾아 다시 미국으로 간 펠릭스 호세.. 웬만한 토종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들 못지 않은 인기와 실력을 겸비한 용병선수들입니다.. 출범 후 무려 17년간 '순혈주의'의 전통을 잇던 한국 프로야구에 커다란 판도 변화와 많은 볼거리... 숱한 이야기 거리를 남기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에 관한 이야기를 2회에 걸쳐 여러분들께 풀어놓고자 합니다.. 그럼.. 꾸벅~~^^
97년 11월 14일.... 미국 세인트 피터스버그 힐튼호텔에서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외국인 선수 도입을 위한 드래프트가 실시되었습니다. 미국 스포츠 마케팅 회사인 CSMG를 통해 결정된 54명의 외국인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5차례의 평가기회를 거쳐 각 구단에서 눈 여겨 둔 선수들을 '찜' 하는 자리였습니다. 95시즌에서 97시즌까지 3년간 성적의 역순을 통해. 현대 - 한화 - 롯데 - 오비 - 삼성 - 엘지 - 해태 순으로.... 쌍방울은 어디 갔냐구요.... 그 무렵부터 쌍방울은.. 형편 안돼서 제 살 뜯어먹기 할 때라...
프로야구에서 용병의 도입은.. 박찬호, 이상훈, 선동열, 이종범 등 간판 선수들의 잇단 해외진출... 그리고 이들 선수들의 성공에 고무된 유망주들의 '대탈출' 에 따라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95년 이후.. 수준급 투수들의 해외진출.. 잇단 부상...에 비해 새로운 공급원이 되어주어야 할 유망주들의 이탈은 두드러진 타고투저 현상을 낳았습니다. 더욱이 배트와 공의 반발력도 이전에 비해 커져... 이런 현상을 더욱 부채질 했지요.. 까마득한 제자 뻘인 천보성 엘지 감독이 백인천 감독과 맞장을 뜨게 만들었던 '미즈노 배트 파문' 은 여러분도 생생하게 기억하실 겁니다. 천하의 유지현 선수가 정면 땅볼 타구를 자신도 모르게 움찔 피한 후, 시합 끝나고 '타구가 무섭도록 뻗어온다. 땅볼 안타가 되어 외야로 나간 공이... 외야에서 바운드 되며 한 번 더 뻗는 듯하다..'는 증언까지 했었지요.. '검사결과 이상무' 였던 그 배트는 8개구단의 '공인배트' 로 이용되고..... 웬만한 시합은.. 3시간 내에 끝나기 힘들었고... 티브이로 경기 지켜보던 팬들이 '정규방송 관계로...' 라는 멘트를 어지간하면 듣게끔 하게 되었지요...^^
97년 시즌이 끝난 후.. 각 구단들이 우선 눈독을 들인 것도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즉시전력감이 될 투수였지요...
우선... 각 구단이 모셔온 투수들의 면면과 성적부터 보실 까요?
현대: 조 스트롱 - 방어율 2.95 53경기 6승 5패 27세이브.....
엘지: 앤더슨 - 방어율 3.56 45경기 4승 7패 21세이브....
삼성: 호세 파라 - 방어율 3.67 60경기 7승 8패 19세이브....
다들 고만고만 하지요? 반면 여태껏 국내 무대를 밟은 용병 투수 중 최고의 호성적을 낸 선수는.. 삼성의 스콧 베이커. 방어율 4. 13 26경기 4완투승 15승 7패의 성적입니다. 방어율이 좀 흐시시~ 하긴 하지만.. 종반 팔꿈치 부상을 당하기 직전까지 정민태와 김용수를 따돌리고 다승 선두를 질주했지요. 고질적인 무릎 관절만 아니면 99년에도 볼 수 있었을 선수입니다. 더블 에이 출신의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선수였지만.. 제구가 제대로 되고.. 특히 우타자의 아웃코스에 떨어뜨리는 변화구가 좋았던.. '한국지형'에 적합한 선수였다는 평입니다.
반면 위의 세 선수들.. 이들의 공통점은? 트라이아웃 캠프부터 145킬로 전후의 강속구를 뿌리면서 구단관계자들이 침을 흘리게 만든 선수들이죠.. '11월에 이 정도면 날씨 풀린 4월 개막 즈음에는 150킬로도..' 하는 생각에 덥석덥석 '찜' 하게 만들었던 선수들입니다. 나란히 각 팀의 마무리로 기용되었고요.. 또 하나의 공통점들은.. 대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새가슴' 트리오로 불린 선수들.... 또 직구 구속에 비해 제구의 정교함이 다소.. 구질도 단조로운 선수들입니다...
스트롱 선수.. 98년 내내 '기적의 레이스'를 펼친 현대 구단의 '옥의 티'였던 선수지요.. 이따금 경기 막판을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이 선수의 '연출력'에 김재박 감독은 항상 불만이었는데요. 결국 포스트시즌에선 이 선수가 한 일은 '엉덩이로 벤치 데우기'....전체 1순위 지명의 영예는 온데 간데 없이..
앤더슨 선수.. 대동소이합니다. 엘지 마운드의 '노송' 김용수 선수가 98시즌 막판 선발 - 마무리 겸업을 기어이 하게야 만듭니다...
호세 파라 선수.. 150킬로 들락날락하는 공을 거의 매게임 뿌려댔는데.. 신통하게도 잘만 맞습디다.. 우리 타자들의 현격한 기량 발전을 이 선수를 보면 알 수가 있지요^^ 피칭 패턴이 너무 단조롭고.. 던질 줄 아는 변화구는 슬라이더 하나 달랑~ 그것도 국내와서 배운 거... 그것도 국내 선수들이 젤 잘치는 구종이져..
다음 선수들.. 거포계열 '한 방 부르스 맨' 들.... 우선 최고의 성공작. 두산의 우즈... 이제 베이스 돌고 손가락을 입에 맞추고 허공을 향해 들어 보이는 '키싱 우즈'의 모습이 친숙하게 다가오게 되었지요. 98년 시즌.. 4강 탈락의 위기를 맞은 팀을 후반기부터 작렬시킨 홈런러쉬로 구해냅니다... 시즌 초반.. 특유의 '붕붕 스윙' 으로 허공을 숱하게 갈라 벤치의 애를 태웠습니다만.. 김인식 감독의 신뢰가 주효했습니다. 당초 두산 측에선 메이저리그 6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피아자급 용병' 주니어 펠릭스를 염두에 두다가.. 펠릭스의 나이.. 그의 화려한 경력이 '야구 후진국' 한국에서의 성실한 노력에 장애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우직하고 성실한 우즈로 유턴을 했지요. 비록 화려한 98년 시즌만큼은 아니지만 작년에도 톡톡히 제 몫을 한 우즈.. 거기에 반해 98시즌 포스트시즌에서의 맹활약에 반해 재계약을 한 엘지에게. 99시즌의 펠릭스는 거의 '재앙' 그 자체였습니다... 내야 수비와 주루플레이에서 합격점을 받은 케세레스까지 감안하면.. 그런 대로 용병장사에서 두산이 가장 짭잘한 소득을 올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본에서 왕정치 감독의 홈런 기록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용병들이 심한 야유와 견제 속에 주저앉았던 걸 감안하면.. 분명 팬들이 우즈에게 보낸 환호와 성원은 특기할 만한 것일 듯 합니다. 98년 시즌 8월까지 '초인의 노래'를 부르며 잘 나가던 이승엽을 주저앉히고 홈런 신기록을 수립한 그에게 견제와 경원대신 시즌 MVP란 영광이 기다린걸 보면 적어도 스포츠를 보는 우리 국민들의 정서가 폐쇄적이진 않은 것 같습니다...
99시즌 현대의 몰락을 지켜본 인천 팬들이 목놓아 그리워라 부른 이름...스콧 쿨바...트리플 에이 출신.. 317.의 타율... 130안타 26홈런 97타점... 4번 무게중심에 떡~~ 받쳐준 탓에 3번의 박재홍도.. 5, 6 번의 이승용과 김경기도 적잖은 플러스 효과를 얻었습니다. 죠 스트롱이 철벽 마무리 까진 아니어도.. 그런 대로 자리는 지킬 만큼의 역할은 해주었고... 현대도 용병 장사 그런 대로 성공~
그 담으론.. 역시 용병을 '가려운 곳 긁기' 수단으로 나름대로 잘 활용한 팀... 삼성. 워낙에 알아주는 '전통의 투수난' 땜에.. 둘 다 투수를 용병으로 선발... 그런 대로 재미를 보아 시즌을 2위로 마칩니다.
엘지.. 99년도 마찬가지지만... 용병하곤 별로 궁합이 안 맞는 팀... 그래도 '피아자급 용병' 펠릭스를 포스트시즌엔 잘 써먹었지요. 펠릭스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이야기 때 좀 더 하도록 하지요..
두 사람의 용병을 다 갖춘 팀 중 가장 피 본 팀... 역시 한화입니다~~ 정민철, 구대성, 송진우가 버티는 마운드의 힘을 믿고.. '가려운 곳 긁기'를 시도한 한화.. 타선보강을 위해 두 명의 야수를 뽑습니다... 그러나 믿었던 정민철이 팔꿈치 부상으로 나가떨이지고... 결국 팀 방어율은 전체 6위... 두 명의 야수를 뽑았는데 타율은 어땠냐고요? 2할 5푼.. 꼴지 되겠습니다~~~ 한화가 전체 2순위로 지명한 용병.. 마이크 부시.. 트리플 에이 에서 좀 놀던 선수.. 메이져에서도 '쫌' 놀았던 선수... 푸근하고 털털한 촌놈 이미지를 살려서 장종훈과 함께 '촌놈 듀오' 로 이미지 메이킹을 했는데.. 두 촌놈 처음에 무척 잘 나갔습니다.. 홈런도 펑펑.. 그러나 팀타선의 집중력과 상관없는 '허당 홈런' 만 양산... 강병철 감독의 부시에 대한 평가도 차츰 바뀝니다...
'음.. 역시 물건이야!! ^^' - '부시가.. 이따금 한 방 씩 쳐주는데.... 영양가가 없어...--'
- '.......... 돌려 보내!! --*' 덩달아 장종훈까지 침묵.. 한화의 화력은... 이후 좀체 불붙지 못합니다... 부시의 기록을 보면 잼있는게.. 고작..76경기에 출장해서 213.의 타율.. 51안타 10홈런의 초라한 성적은 그렇다 치고.. 무려 81개나 되는 삼진.. 그보다 더 기막힌 12개의 '적재적시에 터진' 병살타입니다... 쿨바가 거의 풀타임 출장하면서 102개의 삼진에 겨우 5개의 병살타만 기록한 것과 상당히 대조되는 대목이죠.. 강병철 감독 축출과 1년 후 '한화의 첫 우승감독' 이희수 감독 탄생의 1등 공신이라고 해야 할 정도.. 치멜리스는 그냥 무난무난한 활약...
글구.. 한 명씩 뽑은 '과자방 라이벌' 롯데와 해태.... 두 팀 다 경기가 안 좋아.. 한 명씩 뽑았는데.. 우선 덕 브레디.... 대만에서 3할 치며 좀 놀았는데... 여기 와선... 중도하차 하고 '돌아와요 부산항에~' 를 부르며 떠나는 순간까지 끝내 김치 한 점 못 먹고 맨날 맹물에 밥말아 먹으며 고생한 불쌍한 선수지요.. 김명성 감독대행이 불쌍해서 스테이크 하나 시켜줬더니 눈물을 머금고 먹고 그 날 시합에서 3루타 때린 일화는 유명하지요...70경기 40안타.. 그래도 홈런 3개는 쳤네요.. 시즌 초 다짐이.. '많은 베이스를 훔쳐 도루왕에 도전하겠다 였는데.. 도루 4개.. 타점 6점... 용병 선발 실패외에도 이런 저럭 악재가 겹친 롯데는 마침내 2년 연속 꼴지... 18년 역사상 쌍방울을 제외하면 아무도 못 이룬 대 위업을 이룹니다.. 역시 김용희 감독 댕거덩~~~
그래도 롯데, 한화 두 팀은 감독 바뀐 후 올해는 용병 장사 성공해서 한국시리즈 파트너로 만나긴 합니다. 해태의 숀 헤어.. 97년 챔피언의 명예는 온데간데없이.. '해태 내야수비의 반이자 공격력의 1/3' 이라던 이종범마저 보낸 김응용 감독은 '나 감독 안해--!' 하고 비명을 지릅니다. 결국 안 데려올 예정이던 숀 헤어를 뒤늦게 데려오는데.. 이 선수가 한 일이라곤 오만함과 수준이하의 실력으로 김감독 성질 돋워놓기~~~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맙니다...
각 구단은... 98 시즌 종료 후.. 1년간의 경험을 교훈 삼아 두 번째의 '찜'을 준비합니다.. 스트라익 존과 국내 타자들의 적응 문제 때문에 투수들의 주가가 떨어지고 우즈가 보여준 화려한 성공무대 덕에 '한 방 부르스' 타자들에게 스폿라이트가 쏟아집니다.. 우선 두산은 '지금 이대로~ !'를 외치며 두 선수 모두 재공천... 엘지의 앤더슨은 쌍방울로 이적.. 펠릭스는 1년 더.. 허구연 해설위원은 '올해는 펠릭스 선수가 홈런왕과 MVP 경쟁에 뛰어들 것 같아요...' 라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물론 '일생일대의 오판'이지요.. 98년도의 영광에 도취되어 있던 우즈를 긴장시킨 소식은 메이져리그 출신의 두 용병 - 99시즌 내내 화려한 볼거리와 많은 이야기 거리를 쏟아낸 - 로마이어와 호세의 계약소식이었습니다... 우즈와 이 두 선수... 그리고 삼성의 '용병 씨름선수' 스미스는 '타고투저'의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며 이승엽 - 이병규 - 마해영 등과 함께 마운드를 초토화 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