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새봄을 맞이하여 파릇 파릇 새싹이 움이트니 여린 잎새들이 싱그럽기 그지 없다.
동해안으로 백두대간을 넘어가려면 한반도의 등줄기 백두대간이 남북으로 길게 누워있다.
그래서 저 산을 넘기가 옛날에는 참으로 힘들었다.
백두대간을 가로지르는 고개로는 대관령, 한계령, 미시령이 있는데,
강릉에서는 대관령 양양에서는 한계령, 속초에서는 미시령을 넘어야만 했다.
저 높고 험한 설악산을 넘자면
옛날에는 산에 들짐승도 많고 관가의 세금을 피해서 도망친 사람들로
산에 사는 산적도 많이 있어서 혼자서는 도저히 엄두를 낼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고갯길 중간쯤에는 쉬어갈 수 있는 주막이 있어야 했고,
그러고도 10여명 이상이 떼를 지어서 넘어야만
안심하고 산짐승도 피하고 산적들도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저 험한 설악산을 굽이 굽이 돌아 올랐다가 내려가는 고갯길로
찻길이 생겨서 서울에서 강릉 속초가 쉽게 갈 수 있어
좋은 세상이 되었다고 했던 때가 얼마 전인데,
이제는 그것도 멀고, 좁은 길에 교통체증이 심하며
또 눈이라도 내리면 다니기 어렵다고 백두대간을 통과하는 터널이 4차선으로 뚫여서
불과 10여분이면 저 험한 설악산을 지나올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좋은 시절이 되고보니 옛길은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아 한가해졌다.
그래서 더욱 운치가 느껴진다.
새봄이 움트는 계절에 설악의 옛 미시령고개를 오르다가 올려본
커다란 울산바위를 올려보고 새로난길로 쌩쌩거리며 달리는
찻길을 내려보니 이 또한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