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충북교육감 “교사는 예비살인자”… 논란 일자 사과
교사 특강서 “새싹 자르는 것도 살인”
尹 “교사의 자세 말하려던 것” 해명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이 26일 충북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논란이 된 “교사는 예비 살인자”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 제공
최근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교권 보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사진)이 “교사는 예비 살인자”라고 말했다가 비판을 받고 사과했다.
26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윤 교육감은 전날 청주시 상당구 충북단재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교사 대상 특강에서 “교사는 예비 살인자임을 인정하고, 살인하지 않을 공부를 대학 때 하고 현장에 나가야 한다”고 했다.
윤 교육감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어린아이들의 새싹을 자르는 것도 보이지 않는 살인이고 완전 범죄에 가깝다. 선생님 눈빛 하나, 말 한마디가 그 아이에게 깊은 상처를 줄 수 있다”고 발언의 취지를 설명했다. 또 “(교사) 본인은 예비 살인자라는 걸 인정하고 범죄의 가능성이 있으면 과감하게 자퇴해야 한다”고도 했다.
윤 교육감의 발언 내용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지역 교육계 수장조차 이런 시각으로 교사를 보니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파문이 확산되자 윤 교육감은 26일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의) 배경과 목적, 과정, 마무리 발언 내용까지 모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시기에 제 발언 때문에 상처받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 “강의는 교사의 전문성 신장, 교사의 역할과 책임, 진정한 교사의 자세 등을 말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발언 과정 처음부터 끝까지 학교 현장에서 헌신하는 교사를 위한 교육감이 되겠다고 반복적으로 밝혔다”고 해명했다.
그는 기자회견에 앞서 단재교육연수원을 찾아 전날 자신의 특강을 들었던 교사들에게도 사과했다. 윤 교육감은 청주교대 교수 출신으로 2016∼2020년 제18대 청주교대 총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단일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청주=장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