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이혼한다. 당신과 이혼한다. 당신과 이혼한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공주 셰이크하 마흐라 빈트 모함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30)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지난 16일(현지시간) 올라온 글 가운데 일부다. 전문이라 해야 길지 않다. "존경하는 남편이여, 당신이 다른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느라 바쁘기 때문에 이 자리를 빌어 이혼을 공식 선언한다. 당신과 이혼한다. 당신과 이혼한다. 당신과 이혼한다. 잘 사시라. 당신의 전 부인이."
왜 세 차례 이혼한다고 선언하는 것일까?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남성이 이혼한다고 세 차례만 외치면 이혼이 성립한 것으로 간주하는 잘못된 관습이 있다. '트리플 탈라크'(triple talaq)라 한다. 지금은? 결론부터 얘기하면 가능할 수도 있고, 불가능할 수도 있다. 거의 모든 이슬람 국가들에서 이런 식의 이혼은 금지됐다. 아무리 가부장적이고, 남성에게 유리한 사회구조를 갖고 있더라도 대놓고 이런 식으로 이혼을 허락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관습적으로 이렇게 남편이 간편하고 편리하게 이혼할 수 있는 여지는 열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슬람권의 결혼과 이혼 관습에 낯설 수 밖에 없는 서방 언론은 잔뜩 호기심을 품고 사태를 주시할 수 밖에 없다. 영국 BBC는 다음날 셰이크하 마흐라 공주의 진의를 알아보기 위해 접촉하고 있지만 그녀는 물론, 정부 관리들, 남편과 부친의 반응을 얻기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공주가 이 글을 쓰고 올린 것이 맞다면, 남성이 편리하게 이혼을 선언하는 관습을 조롱하거나 맹렬한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하기 위해 이런 행동을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셰이크하 마흐라 공주는 두바이 부통령 겸 실질적인 통치자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의 27명 자녀 가운데 한 명이다. 남편 셰이크 마나 빈 무함마드 빈 라시드 빈 마나 알 막툼 사진들은 그녀 계정에서 모두 삭제됐고, 남편 계정에서도 아내 사진은 모두 사라졌다고 BBC는 전했다. 이 부부는 지난해 4월 결혼했으며 두 달 전 첫 아이가 태어났기 때문에 이혼하겠다는 선언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다분하다.
일부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은 셰이크하 마흐라의 계정이 해킹을 당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어떤 공식적인 입장 표명도 없다. BBC가 이 기사를 보도한 시점에 공주의 포스팅 게시는 하루가 지난 시점이었다. 두바이 정부와 런던 주재 UAE 대사관 모두 코멘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