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음과 인터뷰, 대안교육기관 지원 [3.16]

[전정일]

 
2023. 3. 16. 나무날.
[글모음과 인터뷰, 대안교육기관 지원]
 
 마흔두 번째와 마흔세 번째 글모음(문집)이 왔다. 학교에서 점심을 채비하시던 다솜지음 어머니가 알려주시고 글모음을 1층 마루까지 함께 날라주셔서 고마웠다.
 <맑은샘 아이들>은 맑은샘학교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해마다 만들어내는 삶의 기록이다. 지난 한 해 어린이들이 쓴 글을 모두 모아 교사들은 수 천 쪽에 달하는 양을 읽고 또 읽으며 어린이 마음을 배우며 교사의 삶을 성찰한 시간이었다. 어린이마다 넣고 빼고 싶은 글을 고르고, 1월, 2월 두 달 동안 모든 교사들이 편집하느라 애를 썼다. 앗 그런데 4차 편집까지 있었는데도 표지 인쇄에서 실수가 있다. 주인으로 ‘주’가 빠져 있어서 깜짝 놀랐다. 다행히 써넣을 수 있는 수술을 했으나, 책이다 보니 역사에 남을 실수가 됐다. 이 또한 추억으로 두고두고 회자될 일이다.
 낮에는 기자와 인터뷰를 했다, 대안교육연대 대표로 하는 일인데 대안교육기관법 제정 이후 상황과 대안교육 정체성, 우리나라 교육 이야기를 한 시간쯤 나눴다. 대안교육을 알리는 일이니 정성을 들여야 하는 몫으로 생각하고 애를 썼다.
 같은 맥락으로 다음 주에 과천시 교육청소년과 과장과 과천시대안교육협의회와 만남이 있어 이번 주 줄곧 자료를 만들었다. 다른 지역 사례, 과천시 지원 역사와 현황, 2024년 반영되기를 바라는 항목과 예산들을 모으다 보니 한참이 걸린다. 그 가운데 대안교육기관법 제정 뒤 교육청과 일반자치단체가 협력해서 대안교육기관학교를 도와야 한다는 이야기를 일부러 길게 썼다. 자료집에 쓴 글 가운데 일부를 옮겨놓는다.
 
<대안교육기관법이 제정되고 등록대안교육기관학교가 되었으니 교육청과 자치단체가 협력해서 대안교육기관학교 학생들의 교육기본권과 교육복지를 정책과 재정으로 보장해야 합니다.>
 
2020년 12월 9일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었습니다.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대안교육기관법)이 제정된 것입니다. 오랜 세월 여러 차례 다양한 대안교육 지원을 위한 법률안이 발의되어 상임위에 오르거나 또는 법사위에서 논의되지 못한 채 폐기되었지만 드디어 2020년 12월 9일 대안교육기관이 합법화, 공식화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에는 초중등교육법상 학교가 있고, 대안교육기관법상 학교가 있습니다. 법의 사각지대에서 놓여있던 대안교육기관학교(대안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교육기본법과 청소년기본법 상 누려야 할 아동청소년의 학습에 대한 권리가 보장되리라 봅니다. 2021년에는 법률을 위한 시행령을 만들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고, 2022년 전국 교육청에서 등록을 받기 시작해 2023년 2월까지 전국 215개 대안교육기관이 등록을 했습니다. 과천은 2022년에 초등무지개학교와 맑은샘학교가 경기도교육청 등록대안교육기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대안교육기관법으로 대안교육기관이 공교육으로 공식화되고 합법화 되었지만,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에 재정지원과 학력인정이 빠진 상태라 국회에서 법률 개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또한 급식, 도로교통, 세제 같은 관련 법률도 대안교육기관이 포함된 법률 개정안도 국회 교육위에 발의된 상태라 올해는 개정되리라 전망합니다. 그런데 정책과 재정지원이 과도기 상태인 지금에는 여성가족부의 <학교밖청소년지원법>과 많은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에서 만든 <학교밖청소년 지원 조례>,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에 근거해 대안교육기관에 다니는 아동청소년의 학습권과 교육기본권을 보장하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안교육기관법이 제정되었지만 재원지원이 포함된 모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을 통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받을 수 없는 처지라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에서 협력해 대안교육기관 학생들의 안전과 학습을 보장해야 합니다. 교육관련 법률이 제정되었다고 해서 바로 자치단체 복지사무를 교육청 교육학예 사무와 따로 분리한다는 명목으로 대안교육기관학교 재정지원을 서로 떠넘겨서는 안 됩니다. 교육청의 교육학예 사무와 자치단체 주민복지 사무가 함께 가야 하는 건 현재도 초중등교육법 학교를 위한 공교육에 자치단체마다 재정지원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교육청과 일반자치단체에서 대안교육기관 지원을 위한 교육경비 지원 조례나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 학교밖청소년 지원 조례에 근거해 서로 협력해서 대안교육기관학교 학생들의 교육기본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교육자치 시대 서울시처럼 자치단체와 교육청이 협력해서 지원 조례(서울특별시교육청 대안교육기관과 위탁교육기관에 관한 지원 조례)에 근거해 인건비 지원과 프로그램 관련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는 것처럼 공교육 학생 1인에게 들이는 1,000만원-1,200만원에 해당되는 금액만큼 대안교육기관학교 학생들을 포함한 학교밖청소년들에게 동등하게 지원되어야 합니다.
(과천시 교육청소년과 2023년 예산은 약 161억입니다. 그 가운데 최고의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예산이 약 95억이고, <공교육활성화지원> 예산은 89.85억(약 90억)입니다. 교육기관에 대한 보조로 약 15억 7천만원 (교육환경개선 약 12억 등), 교육복지 조성 약 39억 3천만원(등하교길 안젅도우미 운영 지원, 방과후지원, 온라인 영어독서 학습 지원, 진로프로그램 지원, 코딩수업 지원, 수업준비물 없는 학교 운영(초,중), 원어민교사 지원(초,중), 배움터 지킴이 지원(초등))처럼 그밖의 교육 예산이 지원됩니다. 그에 준하는 지원이 필요합니다.)
 
대안학교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현재는 인가형 대안학교, 등록대안교육기관학교와 미(비)등록대안교육기관학교로 나눌 수 있습니다. 초중등교육법상으로는 특성화학교(43개교), 각종학교(43개교), 위탁형대안학교가 법정 대안학교이고, 나머지는 모두 등록대안교육기관학교(전국 215개, 경기도 55개)와 미(비)등록대안교육기관학교랍니다. 800여개 된다는 대안교육기관 가운데 최근 교육부통계로 300여개가 파악되고 있을 뿐입니다.
 
학생 개성을 존중하고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실천하는 대안교육의 정신이 법률이 드디어 제정되었습니다. 과천시에서도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 제정에 따라 현재 대안교육기관학교 학생을 포함한 학교밖청소년들의 학습권과 교육기본권을 보장하는데 정책과 재정지원을 더 늘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인가와 비인가, 등록과 미등록이 기준이 아니라 교육의 공공성을 실천하고 배움이 있고 학생이 있는 곳에는 그에 알맞은 지원이 필요합니다. 지방자치와 지방재정은 모두 과천시민들과 과천의 학생들 모두의 행복을 돕는 제도와 법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은 교육의 공공성을 앞장서 실천한 대안학교가 있어서 미래교육의 담론과 미래학교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고, 우리나라 교육의 학생주도 학습과 교육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긍정 변화가 있다는 건 많은 분들이 인정하고 연구자들이 동의하고 있는 바입니다. 과천만 보더라도 대안교육기관학교에서 여는 많은 계절학교와 마을학교, 교육청과 함께 하는 꿈의학교에 수많은 공교육학생들이 참여하고 교육의 뜻을 살려가고 있습니다. 일찍부터 마을교육공동체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도 대안교육기관학교 학부모들입니다. 소수자의 인권, 보편복지, 교육자치 시대 학습권을 생각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