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오리사옥 매각 재추진 13년 만에 새 주인 찾을까요?
서울경제, 노해철 기자, 2022. 10. 25.
[서울경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3년간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오리사옥’ 매각에 재차 나선다. LH는 조직 혁신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자산 효율화를 위해 오리사옥을 시작으로 소유 사옥과 사택, 유휴 부지 등 보유 자산을 순차적으로 처분할 계획이다. 다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악화는 상황을 고려할 때 자산 매각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월 25일 LH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LH는 다음 주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오리사옥에 대한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는 2019년 8월 이후 약 3년 2개월 만이다. 당시 LH는 매각 예정 가격 4492억 원에 오리사옥 처분을 시도했지만 매수 희망자가 없어 결국 불발됐다.
이번 오리사옥 매각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온라인 공공 자산 처분 시스템 ‘온비드’를 통한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매각 예정 가격은 감정평가 결과를 토대로 책정된다. 2020년 7월 실시한 감정 평가액인 4609억 원을 웃도는 금액일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방으로 이전한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들이 처분해야 하는 건축물과 부지(종전 부동산) 가운데 감정평가 금액이 가장 높다.
오리사옥은 LH 통합 출범 전 대한주택공사가 본사 사옥으로 사용하던 건물이다. LH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통합한 2009년 10월 이후 10여 년간 총 14차례의 매각 공고를 냈지만 입찰자가 없어 매번 실패했다. 현재는 LH 경기지역본부로 사용되고 있다. 1997년 준공된 오리사옥은 대지 면적 3만 7997㎡, 건축 연면적 7만 2011㎡에 본관(지하 2층~지상 8층)과 별관(지하 2층~지상 4층)으로 구성돼 있다.
LH는 오리사옥을 시작으로 보유 자산 처분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내년에는 소유 사택 40가구(본사 2가구, 제주 15가구, 광주 3가구, 대구 경북 20가구), 유휴 부지 6개 소(제주 2개 소, 서울·경북·부산·강원 각 1개 소), 업무 차량 78대를 순차적으로 매각한다.
또 각 지사가 소유한 사옥 6곳에 대해서는 기존 사용 면적을 축소하고 공간을 재배치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여유 공간 1만 8000㎡를 추가 확보해 사무실과 도서관·카페 등으로 외부에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체육 시설과 주차장 등 공공 성격의 편의 시설물(5만 3000㎡)은 지역 주민에 개방해 소통·편의 공간으로 활용한다.
다만 LH의 이 같은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업계에서는 오리사옥 매각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용도지역이 일반 상업 지역이고 건물 용도가 오피스 등 업무 시설로 제한돼 있어 활용도가 낮다는 게 주된 이유다. 반면 건물 가격은 수천억 원에 달해 선뜻 매수에 나서려는 수요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사옥 매수를 위한 자금 조달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토지·건물 전문 정보 업체인 밸류맵의 이창동 팀장은 “그동안 시장에서 일관되게 요구했던 것은 오리사옥의 용도 변경이었다”면서 “용도 변경이 안 된 상태에서 부동산 경기는 악화되고 자금 조달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물건이 나오더라도 시장에서 받아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