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퇴직연금 연구소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 출생) 남녀 500여 명을 대상으로 행복한 노후를
위한 필수조건을 조사했다. 여기에서 은퇴 예정자는 은퇴자금 마련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들이 예상하는
필요 은퇴자금은 5억 원가량이었다. 하지만 응답자의 60% 이상은 이를 마련하기는 역부족이라고 대답해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드러냈다. 그 이유는 자녀 교육비와 결혼자금, 생활비와 주택자금 부담 때문이었다.
실제 우리나라 은퇴 예정자는 저축할 여력이 없다. 주요인은 자녀에 대한 과도한 투자에 있었고 이를
지양하지 않으면 은퇴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
둘째, 은퇴자금을 준비했다고 반드시 행복한 노후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은퇴 후 30년을 생존한다면,
그 8∼12만여 시간을 누구와 어디서 무엇을 하며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계획이 중요하다. 대부분 사람은
‘젊은 시절 돈을 많이 벌어서 노년에는 골프를 치고 세계 여행을 하며 사는 것이 행복한 노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삶은 존재할 수도 없고, 행복하지도 않다. 즉 노년에는 시간 관리를 잘하는 일이 필요하다.
노년에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을 찾아 미리 준비하고 실행해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아울러 적더라도 소득을 얻어 경제적으로도 안정이 돼야 한다.
세 번째는 지속해서 할 수 있는 일을 가지는 것이다. 일은 노년의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은퇴 후 활동이 저하되면 무기력증과 우울증이 오고, 고지혈, 당뇨, 혈압 등 신체적인 문제도 생기기 쉽다.
노년에도 생활방식에 많은 변화를 주지 않는 것이 좋다. 즐거운 일에 몰두하면서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활동을 계속해야 건강 유지에 도움 된다.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하고 봉사활동도 권하고 싶다.
네 번째는 가족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다. 이 요소도 행복한 노년을 위한 핵심 조건이다.
세상의 남편들은 가족의 부양에 충실하였으니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그 과정에서 가족과의
대화가 단절되고 공통의 관심사를 만들지 못하면 외로운 노후를 맞기 십상이다. 이런 관계의 불편함은
결국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최근 황혼 이혼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가족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 급선무이다.
마지막으로 신앙인에게 중요한 것은 영적 생활이다. 아무리 여러 조건이 만족해도 영적 생활이
준비되지 않으면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는 어려울 터이다. 영적인 생활을 통해 자아에 대한 통찰과
통합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영적 생활이 우리 삶의 바탕을 든든하게 세워주는 반석이 될
것이다. 영적 생활이야말로 하나님이 우리를 이 땅에 보내신 이유와 의미를 아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우리의 삶이 물질적 풍요와 많은 관계가 있다 하더라도 하나님과 관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 삶은 무의미해진다. 그러므로 영적 생활을 기반으로 건강, 일, 관계, 가족이 잘 형성돼야
우리의 삶이 풍성해질 것이다.
<신순남 기자>
출처 : 실버넷뉴스 2023. 01. 0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