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5월의 책으로 무엇을 읽고 쓸까 기도하고 생각하다가 헨리 나우엔의 '이는 내 사랑하는 자요'라는 책을
읽고 쓸 마음이 생겼었다. 오래전에 읽은 책이지만 다시 읽으니 또 좋아서 읽고 여기 카페에 한참을 쓰고
등록버튼만 누르면 되는데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책에 이런 내용이 있다.
' 하나님의 집에는 수많은 개인주택이 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을 위한 독특하고 특별한 장소가 있다.
우리가 하나님 보시기에 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깊이 신뢰하기만 하면, 다른 사람들의 귀중함도,
하나님 마음속에 있는 그들의 독특한 자리도 인식할 수 게 된다.....'
교회 첫 화면에 얼마전 등산가서 찍은 사진들이 올라와 있다. 성도들의 얼굴이 담긴 여러장의 사진들이
돌아가면서 나오게 되어있다.... 나는 하나님의 집에 나를 위한 집과 다른 사람을 위한 집이 똑같이 소중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평소에 하나님이 모든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믿고 있었는데 하나님은 성도 한사람 한사람의 얼굴을 보여주시며 정말 그러한가 묻고 계시는 것 같았다.
나는 싫어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참 저사람 밉상이다.....이렇게 생각한 적이 많이 있다.
그러면서 어떤 때는 내 눈에 밉상인 저사람은 하나님눈에도 밉상일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내가 저 사람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준으로 분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 것 같다.
그리고 저 사람이 밉상이지만 그래도 내가 사랑해주어야지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밉상으로 보는 마음은 커지고 사랑하는 마음은 잘 생기지 않았다.
사랑스럽지 않은데, 하나님이 그 사람을 만나게 하시고 기도하기를 원하시는데 내가 사랑하지 못하여
기도에 응답받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염려와 부담으로 마음이 무거워지고 기쁨이 없어졌다.
나는 내가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교회 카페에 쓰는 것이 위선적이라고 느껴져서 한 시간 동안 쓴 것을
그냥 지웠다. 그리고 하나님을 바라보았다.....
며칠후 어떤 문제가 있어서 내가 간절히 기도하고 있는 학생의, 가장 친한 친구인 학생의 어머니가 학교로 찾아오셨다.
내 딸과 그 아이가 친구인 것이 너무나 싫지만 나도 신앙이 있고 사랑하도록 노력해보겠다. 하지만 그래도 그 아이가
변하지 않으면 나에게는 내 딸이 더 소중하니 내 딸을 전학시키겠다고 울면서 말씀하셨다.
나는 그 어머니의 마음이 다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딸의 친구인 것이 괴로운 그 아이를 나는
버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아이는 자신의 문제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을 떠날까봐 늘 불안해 하는 아이였다.
하나님이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 나도 너를 이해 해.... 니가 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 해... 하지만 나는 그 사람도 사랑해....
나에게는 너도 소중하고 그 사람도 똑같이 소중해...니가 사랑하기 힘들면 하지 않아도 괜찮아...나는 너를 이해한다...'
하나님은 어떤 사람이 나를 밉상이라고 할 때도 그 사람도 이해하시면서도 비난받고 있던 나를 고집스럽게 사랑해주셨다.
나에게는 사랑이 없다. 나는 나와 비슷한 사람만 사랑하고 나와 비슷한 사람만 이해할 뿐이다.
애시당초 나에게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고 하나님은 그것을 다 이시면서도 나에게
이 아이를 보내셨고 나와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하셨다.
하나님이 나에게 원하시는 것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정직한 것이었다.
그리고 나에게 가만히 따듯하게 이것만을 물어보신다.
' 니가 나를 사랑하느냐, 니가 나를 사랑하느냐.....'
나는 하나님을 사랑한다. 나는 하나님을 사랑한다.
사람들의 합당한 비난가운데 내가 있을때에도, 그 말이 다 맞는 것을 아시면서도, 고집스럽게 나를 사랑하시는 것을
확인시켜주신 하나님. 그 하나님이 이제 내가 싫어하고 불편해 하는 사람에 대해 말할때 다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사람도 너무나 사랑한다고 말씀하신다.
어느새 하나님이 마음 아프신 일은 나에게도 마음아픈 일이 되고 있다.
내 삶에 하나님의 마음을 무시하고 행복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다.
하나님은 이 세상 어떤 사람의 말보다 따듯한 말씀으로 나에게 말씀하시며. 이 세상 어떤 사람보다 자유로운 상태에서
선택하게 하시며, 이 세상 누구보다 서로 다른 나와 그 사람을 동일하게 깊이 사랑하시며, 이 세상 누구보다 진실하게
하나님의 마음을 나와 같이 보잘것 없고 편견투성이인 딸과 나누고 싶어하신다.
어떤 말씀의 뜻을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아는 것은 다른 것 같다.
이 말씀의 뜻을 안다고 생각했지만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성도들이 보는 이 카페에 위선적인 글을 쓰지 않도록
하나님은 나에게 다시 생각할 시간을 주시고 경험을 주셔서 진심으로 알게 하신다.
'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롬 5:8)
'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 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안에서 사는 것이라' (갈 2:20)
'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일이나 장래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아무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 (롬 8:38.39)
나는 이 글을 쓰는 지금은 하나님의 집에 나와, 내가 좀 밉상이라고 생각하는 그 사람의 집이 함께 소중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하나님께 소중한 사람이 나에게도 점점 소중해져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헨리 나우엔이 이 책을 쓰면서 가장 바랬던 것처럼
나와, 사랑하는 성도들과, 나의 사랑하는 학생들의 내면 구석구석에 지금도 울려퍼지고 있는 하나님의 이 음성이
들리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첫댓글내가 자주 두려워하는 것은 누군가를 미워할때 하나님께서 나를 외면하실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맘놓고 미워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사랑하지도 못할때 내안에 사랑이 너무나 없음에 답답함을 느낍니다. 어쩌면 집사님과 다른 느낌일지도 모르지만 깊이 공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나도 너도 하나님께는 내 사랑하는 자인것을...사랑합니다. 하나님 그리고 집사님
저도 비슷해요... 하나님의 사랑은 너무나 큰데 사람은 자기가 아는 만큼만 하나님을 누리는 것 같아요...그리고 아는 만큼만 다른 사람에게 전할 수 있고요. 저는 사는 날 동안 하나님사랑을 많이 알아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하나님이 어떻게 당신을 사랑하시는지 바르게 전하고 싶어요....나집사님, 항상 너그럽게 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주일에도 나집사님에게서 따듯함과 겸손하심을 많이 느꼈어요....
장은희선생님, 요즘 대화를 많이 못 나눴는데 이 말씀 꼭 드리고 싶었어요. 지난 금요예배때 최호윤집사님 기도편지 어려워서 내용이해는 잘 못하고 또 기도제목을 그대로 읽는데 눈물이 엄청 나서 혼자 계속 이상하다 이러면서 기도했어요ㅋ 한 줄 한 줄 읽는데 오래전부터 저의 간절한 기도제목인 것 같은 마음도 들었어요. 정말 여러분의 기도가 많이 쌓인 것 같고 저는 뒤늦게 기도하며 덩달아 은혜받아요...정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인가봐요^^
첫댓글 내가 자주 두려워하는 것은 누군가를 미워할때 하나님께서 나를 외면하실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맘놓고 미워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사랑하지도 못할때 내안에 사랑이 너무나 없음에 답답함을 느낍니다. 어쩌면 집사님과 다른 느낌일지도 모르지만 깊이 공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나도 너도 하나님께는 내 사랑하는 자인것을...사랑합니다. 하나님 그리고 집사님
저도 비슷해요... 하나님의 사랑은 너무나 큰데 사람은 자기가 아는 만큼만 하나님을 누리는 것 같아요...그리고 아는 만큼만 다른 사람에게 전할 수 있고요. 저는 사는 날 동안 하나님사랑을 많이 알아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하나님이 어떻게 당신을 사랑하시는지 바르게 전하고 싶어요....나집사님, 항상 너그럽게 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주일에도 나집사님에게서 따듯함과 겸손하심을 많이 느꼈어요....
참 예민하게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살펴가고 깨달아가는 선생님의 모습 통해 하나님 앞에서의 나를 한 번 더 돌아보게 됩니다. 귀한 깨달음 나눠줘서 고마워요^*^
장은희선생님, 요즘 대화를 많이 못 나눴는데 이 말씀 꼭 드리고 싶었어요. 지난 금요예배때 최호윤집사님 기도편지 어려워서 내용이해는 잘 못하고 또 기도제목을 그대로 읽는데 눈물이 엄청 나서 혼자 계속 이상하다 이러면서 기도했어요ㅋ 한 줄 한 줄 읽는데 오래전부터 저의 간절한 기도제목인 것 같은 마음도 들었어요. 정말 여러분의 기도가 많이 쌓인 것 같고 저는 뒤늦게 기도하며 덩달아 은혜받아요...정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인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