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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쭉 명산인 봉화산자락 `매봉"에 오르면 아영 들녘은 물론 장수 번암골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
"춘향골""지리산"으로 유명한 전북 남원의 봄은 잘 가꿔진 정원에 견줄법하다. 유독 깔끔하게 정돈된 거리에 신록이 푸르름을 더하고 봄꽃이 만발하는 5월이면 도시는 청징미(淸澄美) 넘치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남원의 봄은 현란한 철쭉꽃에서 그 절정을 맛볼 수 있다. 5월초, 겨우내 설원을 이고 지내던 지리산 북사면 바래봉과 백두대간 자락 봉화산에는 능선마다 선홍빛 철쭉꽃이 다투어 피어 오른다.
남원 여행의 또다른 묘미는 심산유곡 굽이돌아 지리산 정령치(1172m)에 이르는 스릴만점의 "산간 드라이브" 기행을 꼽을 수 있다. 굽이굽이 감춰진 비경과 폭포수 등 눈요기 뿐만아니라 산아래와 산정의 계절변화 추이가 여정에 흥미를 더한다.
바래봉 선홍빛 물들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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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빛을 더하고 있는 바래봉 철쭉. <운봉 종축장 초지와 푸른 들녘이 내려다 보이는 바래봉 철쭉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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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원 광한루 |
▶오월 햇살에 눈부신 철쭉
◇바래봉=남원시 운봉읍 소재 "바래봉"(1167m)은 덕유산, 한라산 못지 않은 국내 최고의 철쭉 명산으로 꼽힌다. 산모양이 마치 스님의 발우공양 그릇인 "바리때"를 엎어놓은 것 같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리산에는 세석평전 등 유명 철쭉군락지가 있지만 산꾼들은 바래봉의 것을 더 쳐준다. 특히 대다수 산철쭉이 분홍빛을 띠는 것과는 달리 바래봉 철쭉은 유독 붉은 기운이 강해 눈부심이 더하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주일 가량 개화시기가 앞당겨졌지만 하단부는 서리가 내리는 등 일기불순이 이어져 그다지 꽃이 고운편은 아니다. 5월초에는 800m까지, 8일쯤이면 정상에 철쭉꽃이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바래봉 철쭉 산행은 운봉읍 용산리 미니 사찰, 운지사(雲智寺) 입구에서 부터 시작한다. 마을을 벗어나 등산로를 따라 1㎞ 정도만 올라도 운봉 종축장 초지를 배경으로 철쭉의 자태를 실컷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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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화산의 철쭉꽃 |
◇봉화산=남원 사람들은 철쭉꽃 구경의 또다른 명소로 아영면 소재 "봉화산"(해발 920m)을 꼽는다.
전북 남원시와 장수군, 경남 함양군의 경계에 솟은 봉화산은 이름 그대로 예전에는 봉수대 역할을 했던 곳이다. 산 아래로는 흥부마을과 백제 요충지 아막산성이 있어 당일 여정지로도 손색 없다.
봉화산 철쭉은 유독 키가 크다. 때문에 4월말부터 산아래와 중턱 사면, 암릉 곳곳에는 "꽃터널"이 펼쳐지는데, 5월초 매봉 정상부 까지 드넓게 군락을 이뤄 온통 꽃동산을 연출한다.
특히 700고지 매봉 아래까지는 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어 산행이 버거운 노약자도 꽃구경을 쉽게 할 수 있다. 주차장에서부터 바로 시작되는 철쭉꽃 터널을 따라 꽃과 쪽빛 하늘을 번갈아 보며 10분 정도 걷다보면 매봉 정상이 나선다. 봉우리에서는 봉화산, 아막산성, 장수 번암들녘 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정상은 아직 3월초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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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뱀처럼 굽이치는 지리산 정령치 고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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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룡폭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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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령치 선유폭포 |
▶산간 드라이브(정령치 가는 길)=산아래가 봄꽃 만발한 5월이라면 정령치 정상은 아직 3월초순이다. 잿빛 능선 수목에는 연한 새순이 돋고, 지리산 북사면에는 아직 잔설도 남아 있다.
춘향묘가 있는 주천면 육모정에서 정령치에 이르는 12km 드라이브코스(60번 지방도)는 계절을 거슬러 올라가는 "초봄속으로의 시간여행"에 다름없다. 심산유곡 연노란 신록사이 와인빛깔의 홍단풍 가로수가 이어져 계절의 빛깔이 한층 경쾌하다.
10리 남짓 고갯길을 굽이돌면 작은 용폭교가 나서고 다리 인근 계곡에 작은 폭포수가 흘러 내린다. 길을 따라 오를수록 수목의 잎새는 작고 앙징맞은 모습이다. 철늦은 개나리꽃에 고도를 실감할 즈음 첩첩산중에 물이 가득담긴 다랭이 논이 펼쳐진다. 고랭지인 주천면 내기리 마을이다. 민박촌과 음식점이 들어선 마을에는 이른 모내기 준비가 한창이다.
마을에서 1km 떨어진 곳에 구룡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병풍처럼 둘러처진 기암괴석 사이를 쏜살같이 미끄러지는 폭포수 아래 푸른빛의 소(沼)가 있고, 그 아래로 몇구비 폭포수가 쏟아져 내리는 절경이다. 박초월, 강도근 등 동편제의 소리꾼들이 득음을 했다는 곳이다.
800고지에 다다르면 "칠월칠석날 내려온 선녀가 주변 경치에 반해 물놀이를 즐겼다"는 2단의 선유폭포가 길가에 펼쳐진다. 장쾌하게 쏟아내는 물줄기옆 너럭바위에서 김밥을 먹는 가족들의 모습이 여유롭기만 하다.
속리산 말티재를 능가하는 산굽이를 돌고 또돌자 마침내 정령치 정상.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지리연봉에 넋을 빼앗긴 사이 맑고 차가운 산바람이 온몸을 훑고 지나간다. 진정한 청량감이다. < 남원=글ㆍ사진 김형우 hwkim@sportschosun.com?>기자(hwkim@" target=_blank>hwkim@sportschosun.com"> 기자(hw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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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향 테마파크 `동헌" |
여행메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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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원 새집의 "미꾸리 숙회" |
▶여행 정보=남원을 찾아 즐기는데에는 문화 컨셉트의 여행상품 등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