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은, 옛 사람들이나 지금 사람들이나 엇비슷한 것 같습니다. 게으르면 못 산다는 말은, 알고 보니 수천년전부터 이미 사용을 했던 말이네요. 오늘은 명심보감(明心寶鑑)에 나와 있는 경제콘텐트, 돈 콘텐트 중 하나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명심보감은 잘 알고 있다시피, 고려 충렬왕 31년인 1305년경에 문신 추적이 만든 책 입니다. 어른이 아닌, 어린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만들었다는 게 특징이며 각종 고전에서 교훈적인 명문 만을 골라서 실어 놓은 책 입니다.
이같은 명심보감 얘기 중에서 2개를 소개합니다.
<<<공자삼계도(책 이름 입니다)에서 말하였다.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에 있고, 일년의 계획은 봄에 있고,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 봄에 밭 갈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으며,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그 날에 하는 일이 없다.>>>
여기에서 말하는 새벽은 인시(寅時)를 말 합니다. 즉 새벽 3시에서 새벽5시 사이를 말합니다. 돈 전문가들은 흔히들, 월급쟁이 투자자들이 투자에 관심이 있다고 하면 새벽에 일어나서 미리 준비를 하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옛 선인들도 인시에 일어나서 하루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을 하고 있군요. 참고로 이 글은 중국 원나라 때에 노명선이 지은 책인 농상의식촬요 라는 책에 들어 있는 문구 입니다.
위의 글을 좀더 쉽게 설명을 하면 일생이나 한 해나 하루는 처음에 시작을 잘 해야 하고, 그래야 나중에 잘 될 수 있다는 얘기 입니다. 시작을 잘 하고 또 부지런히 해야 만이 좋은 결과가 있다는 뜻도 됩니다.
이번에는 두번째 얘기 입니다.
<<<무왕이 태공(우리가 흔히 말하는 강태공이 바로 이 분 입니다)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사람이 세상에 사는데 어찌하여 귀천과 빈부가 생기는 것 입니까. 원하건대, 그 점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는 것을 듣고자 합니다.”
태공이 이렇게 대답을 하였다.
“부귀는 성인의 덕과 같아서 다 천명(하늘의 뜻)에서 나오는 것 입니다. 부자는 쓰는 것이 절도가 있고, 부유하지 않은 사람은 집에 열 가지 도둑이 있습니다.”
무왕이 말하였다.
“무엇을 열 가지 도둑이라고 합니까.”
<유상원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 기자, bestwiseman@empal.com
[재테크, 건강 정보의 보물창고, 뉴스레터 전문, 이코노미스트 엔 닷컴(www.economistn.com ) 제공
이코노미스트, 월간중앙 정기구독 신청도, 이코노미스트 엔 닷컴(www.economistn.com )]>
태공이 대답하였다.
“제 때에 익은 곡식을 거두어 들이지 않는 것이 첫째 도둑이요.
거두고 쌓는 일을 마치지 않은 것이 둘째 도둑이요,
일 없이 등불을 켜놓고 잠자는 것이 셋째 도둑이요,
게을러서 밭을 갈지 않는 것이 넷째 도둑이요,
공력을 들이지 않는 것이 다섯째 도둑이요,
오로지 교활하고 해로운 일만 행하는 것이 여섯째 도둑이요,
딸을 너무 많이 기르는 것이 일곱째 도둑이요(지금 관점에서 보면 사리에 맞지 않는 말이지만, 그 당시에는 딸이 가정경제를 잠식하는 요인이 있었다고 본 것 같습니다),
대낮에 잠자고 아침에 일어나기를 게을리 하는 것이 여덟째 도둑이요,
술을 탐하고 욕심을 즐기는 것이 아홉째 도둑이요,
심하게 질투라는 것이 열번째 도둑이요.”
(태공의 말에 따르면 부귀는 본래 하늘의 뜻에서 나온다는 얘기 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부자는 절도 있게 쓰고, 부유하지 못한 사람은 게으름과 낭비 같은‘열가지 도둑 요인’을 지니고 있다는 설명 입니다. 태공은 사람이 사람으로 능히 할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게으름과 낭비, 방종 때문에 생기는 열가지 재화 손실과 행동의 잘못을 가리켜‘10가지 도둑’이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무왕이 말하였다.
“집에 열가지 도둑이 없는데도 부유하지 못한 것은 어째서 입니까?”
태공이 말하였다. “그런 사람의 집에는 반드시 3가지 낭비가 있습니다.”
무왕이 말하였다. “무엇이 3가지 낭비 입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창고가 새로 넘치는데도 덮지 않아 쥐와 새들이 어지럽게 먹어대는 것이 첫째의 낭비요,
거두고 씨 뿌리는 때를 놓치는 것이 둘째의 낭비요,
곡식을 버리고 흩어지게 해서 더럽히고 천하게 하는 것이 세째 낭비 입니다.”
(여기에서는 집 안에 ‘열 가지 도둑’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부유하지 못한 경우에 대해서 말을 하고 있습니다. 재화를 허술하게 관리하거나 제 때에 맞추어 생산활동에 종사하지 않은 행위 등을 3가지 낭비적 행위로 표현한 것 입니다.) >>>
무왕은 주나라 임금으로 B.C.1169~B.C.1116년에 살았던 사람으로 성은 희, 이름은 발 입니다. 무왕은 문왕의 아들 입니다. 무왕은, 여상, 그러니까 이 글에서 나온 태공(우리가 흔히 말하는 강태공이 바로 이 분 입니다)을 태사로 삼고, 아우 단과 함께 은나라 주왕을 쳐서 은나라를 멸망을 시켰고, 주나라를 세웠습니다.
태공은, 위에서도 말을 했지만, 강태공을 뜻합니다. 강태공이 낚시를 하면서 세월을 기다린다고 말을 할 때에 등장하는 그 인물이 바로 이 분 입니다. 태공은 성이 강이고 씨는 여입니다. 이름은 상 또는 망 입니다. B.C.1122년 지금의 중국 산동선 태생 입니다. 주나라 초기의 현자로서 위수 가에서 낚시질을 하다가 문왕에게 기용이 되었다고 합니다.
태공이 위와 같은 말을 한 게 B.C. 1100년경 입니다. 약3000년 전에 선인들이 이미 게으름과 낭비를, 부자가 되는 길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보았다는 얘기 입니다. 그리고 이같은 시각이 지금도 그대로 통용되고 있다는 게 참으로 신기한 일 입니다.
참고로 태공의 저서로는 육도와 삼략이 전합니다. 육도삼략은 강태공의 가르침을 담아 놓은 병서를 말합니다. 육도(六韜)는 주나라 문왕과 무왕이 태공망 여상(呂尙)에게 나라를 다스리고 군대를 통솔하는 방법을 질문하면 태공망이 이에 답을 하는 대화체 형식의 책 입니다. 삼략(三略)은 ‘군참’이라는 병서를 인용하는 방식으로 통치자의 덕목과 통솔 요령 같은 강태공의 지혜를 전하는 책 입니다.
[명심보감 글 내용 부분은 <한자한문교육총서7, 교수용 지도서, 명심보감(이명수 저, 출판사 전통문화연구회, www.juntong.or.kr , 대표 이계황, 02-762-8401)>책에 들어 있는 정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