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악중학교(교장 임채순) 졸업생들은 지난 10일 교내 설빛관에서 거행된 졸업식에 사복을 입고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설악중학교가‘사복 졸업식’을 연 것은 졸업생들이 지난해 고입(12월 16일) 시험을 마친 뒤 후배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교복을 학교에 기증했기 때문이다. 설악중 지역사회부 한은자 교사는 “2007년부터 어머니회와 함께 교복 물려주기 운동을 해오고 있는데, (교복)수거가 졸업식 당일 이뤄지다 보니 수거율이 좋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올해는 시기를 앞당겨 고입 시험을 치른 이후부터 교복을 수거하기로 의견을 모았는데, 흡족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설악중은 매년 졸업생들로부터 기증받은 교복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설악중 어머니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7~23일 일주일간 수거한 교복 중 판매 가능한 것은 재킷, 셔츠, 조끼, 바지, 체육복 등 450여점이었고, 졸업식 전까지 250여점이 팔려 나갔다. 재킷(2천원)을 제외하고 모두 1천원에 판매돼, 총 28만원의 수익금이 발생했다. 판매하고 남은 교복은 재활용품 매장 ‘행복한 나눔 가게’에 전달됐다.이주연 어머니회장은 “졸업식 당일 교복을 입지 않다보니 교복 찢기나 밀가루·계란세례 같은 고질적인 폐해가 없어 좋았다”며 “졸업생들이 학교를 떠나면서 새 교복을 장만해야 하는 후배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데 깊은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의미 있는 사복졸업식이라는 새로운 전통이 생긴 것 같아 흐뭇하다”고 덧붙였다.설악중 어머니회는 교복 판매 수익금은 추후 총회를 통해 용도를 결정키로 했다. 이우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