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넷 김 대표, 15만개 컵 절감 효과… 키칠라노 2호점 확장
자기 컵 지참 또는 머그잔 구매·대여...고객 95% 호응
주거 지역 중심부에 위치..."동네 명소로 자리매김"
노스 밴쿠버에 일회용 컵을 완전히 없앤 첫 카페 '노마드 커피(Nomad Coffee)'가 개업 3년째를 맞아 여전히 화제다. 모스키토 크릭 주거 지역 중심부에 위치한 이 카페는 비윅 애비뉴(Bewicke Ave.) 1415번지에서 환경 친화적 경영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인 사업가 아넷 김(Annette Kim) 대표가 운영하는 노마드 커피는 일회용 컵 대신 바에 세척 스테이션을 갖추고, 고객들이 직접 컵을 가져오거나 카페에서 텀블러를 구매하거나 3달러 보증금으로 컵을 대여ㆍ구매할 수 있게 한다. 대여한 컵은 반납 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김 대표는 노마드 커피를 열기 전 두 곳의 커피숍 경험이 있었다. 첫 번째는 밴쿠버 종합병원의 '빈 어라운드 더 월드(Bean Around the World VGH)'였고, 두 번째는 로어 론스데일의 5번가와 론스데일에 있는 '빈 어라운드 더 월드 (Bean Around the World On 5th) 였다.
이전 매장에서 김 대표는 매일 300~400개의 컵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현실에 문제의식을 느꼈다. 일회용 커피 컵은 안쪽이 플라스틱으로 코팅되어 있어 재활용이 어렵다는 점을 알게 된 그는 새로운 방식의 카페를 구상하게 됐다.
팬데믹 기간 동안 할머니가 된 김 대표는 손자에게 자신이 경험한 캐나다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그대로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환경 보호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한국에서 20년 전에 이민 온 그는 작은 변화로도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노마드 커피를 열었다.
개업 당시 우려했던 고객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주거용 콘도 건물 1층에 위치한 덕분에 이웃들과 자연스럽게 친환경 문화를 공유할 수 있었고, 약 두 블록 떨어진 초등학교 학생들도 재사용 컵에 흥미를 보이며 새로운 습관을 형성해 나갔다.
김 대표는 '지역사회에 베풀면 지역사회가 돌려준다'는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노마드 커피는 지난 3년간 15만 개 이상의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현재 100만 개의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며, 커뮤니티 내 다른 카페와 비즈니스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폐기물 관리에는 상당한 재정적 부담이 따르지만, 김 대표는 환경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며 이를 감수하고 있다. 직원들도 친환경 정책에 자부심을 느끼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3년간의 성과가 모두 직원들의 자발적인 실천 덕분에 이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성공적인 운영에 힘입어 2025년 여름에 키칠라노에 오픈할 2호점도 동일한 정책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많은 지역사회와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다. 노마드 커피는 컵을 제공하지 않는 정책에도 불구하고 오픈 전 예상 고객의 5%에 대한 손실만 있었고, 노매드의 스페셜티 커피 (Specialty coffee)에 빠진 대부분의 단골손님들은 이제 자기 컵 가져오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노마드 커피는 커피와 다양한 카페 음료, 현장에서 구운 베이커리, 샌드위치를 제공하며, 채식, 비건, 글루텐 프리 옵션도 갖추고 있다. 또한 라떼아트 챔피언 바리스타들이 일하며 커피의 퀄리티를 높이고 있으며, 한국 문화를 알리는 약과 쿠키나 고추장 쿠키와 같은 한국 영감을 받은 음식도 제공하고 있다.
'오늘의 도전, 내일의 변화'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한 작은 도전은 이제 노스 밴쿠버의 친환경 운동을 이끄는 상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