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곤드레밥을 생각하면, 우선 유명 가수가 부른 ‘곤드레만드레’ 생각난다.
왜 노래 제목이 곤드레만드레인지 지금도 의문이다.
대충 생각해보면, 술이 취한 모습을 노래한 것이라고 짐작해 본다.
그 이름 때문에 오래 잊히지 않는 곤드레나물밥. 내가 사는 이곳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식물이다.
요즘은 전국 곳곳에서 이걸 파는 식당을 만날 수 있다.
쑥부쟁이나 취나물을 묵나물로 만들어 무친 것과 잘 구별되지 않는다. 김남극 시인은
‘첫사랑은 곤드레 같은 것이어서’라는 삼삼한 시를 쓰기도 했다. 시인이 노래하는 첫사랑은
“솜털이 보송보송한, 까실까실한,/
속은 비어 꺾으면 툭 하는 소리가/
허튼 약속처럼 들리는/
곤드레 같은 것”
이다.
이 사내는 도대체 첫사랑의 여자에게 속없이 어떤 허튼 약속을 했던 것일까?
곤드레는 봄에 연초록 어린잎과 줄기를 따서 묵나물로 만들어 두었다가 밥에 비벼 먹거나 죽을 쑤어 먹는다.
쌀이 귀하던 시절에는 밥을 안칠 때 몽땅 넣기도 했다.
알고 보면 강원도의 서러운 구황식물이다.
곤드레나물이 무슨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지, 우리 몸 어디에 좋은지, 그 효능 따위를 따지는 일은 부질없어 보인다.
결국 양념간장 맛이 곤드레나물밥의 맛을 결정하니까. 상업주의가 판치는 세상이라 하지만 음식점마다 재료의 효능을 써 붙인 곳이 너무 많다.
그 이름이 왜 곤드레나물일까 생각해보는 일은 어떨까?
곤드레만드레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은 속이 없다.
대궁이 비어 있는 곤드레가 바람에 그렇게 흔들리고 비틀거리는 것처럼. 곤드레나물은 국화과의 풀인데, 학명은 고려엉겅퀴다. 강원도에서는 도깨비엉겅퀴로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