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책소개
세계가 주목하는 오세나 작가의
가장 한국적이고, 가장 사적인 이야기
오세나 작가는 《빙산》, 《검정토끼》로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었으며, 《테트릭스》로 나미콩쿠르(남이섬국제그림책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에서 은상을 수상했습니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주목을 받아온 작가가 이번에는 한국적인 정서가 담뿍 담긴 메시지와 전통적인 색과 그림으로 독자들을 찾아왔습니다. 《문득》은 달과 사발, 그리고 그리움의 풍경을 황(黃), 청(靑), 백(白), 적(赤), 흑(黑)의 다섯 가지 색으로 표현한 그림책입니다. 오방색과 사발에 새겨 넣은 문양은 ‘그리움’이라는 한국적인 정서를 잘 보여줍니다.
그동안 발표한 작품이 ‘환경’을 주제로 한 것이었기에 오세나 작가는 환경 작가로도 유명합니다. 하지만 작가를 ‘OO 작가’라는 프레임에 가둬 두어서는 안 됩니다. 작가의 시선이 머무는 작고 사소한 것들에 삶의 철학을 담아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득》은 오세나 작가의 또 다른 모습, 어찌 보면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삶을 보여 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덜어내고, 비우고, 함축하는 작가
그래서 더 가득 채워지는 그림책
이 책의 독특함 중 하나는 표지뿐만 아니라 본문에도 타공이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밥그릇과 달의 상단이 반원 모양으로 뚫려 있지요. 타공 왼편으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차오르는 달이 표현되고, 타공 오른편으로는 밥 사발 위에 소복이 얹힌 밥 모양을 그리운 풍경, 소품, 색이 대신합니다. 타공된 공간은 이쪽과 저쪽을 넘나드는 자유로움이기도, 달과 밥, 공간이 연결되는 창구이기도 합니다.
어느 날 문득 고개를 들어 달을 바라보다 엄마의 밥이 떠오른 작가는 엄마를 향한 그리움을 ‘달’과 ‘밥’으로 표현합니다. 장면과 장면의 교차, 장면과 장면의 연결을 그림책으로 완벽하게 표현한 작품을 생각해낸 오세나 작가의 기획력이 놀라울 뿐입니다. 또한 비우고 덜어내어 한 편의 시처럼 완성한 글은 운율과 여운으로 가득합니다. 작가가 비워 낸 곳에 독자들이 들어와 상상하고, 공감하고, 공유하도록 자리를 내어 주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달과 밥, 그리고 엄마...
비워도 비워도 이내 차오르는 그리움
당신의 그리움은 무엇인가요?
새벽녘에 목이 말라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기다가 전원 스위치 주변 벽지에 묻은 손때를 보면서 문득 엄마를 떠올렸습니다. 엄마는 가족들에게 따뜻하고 정성스러운 밥상을 차려 주기 위해 수없이 많은 시간 부엌 전원 스위치를 켰다 껐다 하셨겠지요. 그 흔적이 고스란히 벽지에 남아 있네요. 이처럼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서 익숙한 풍경이나 소리, 냄새에 문득문득 그리운 사람을 떠올릴 때가 있습니다.
오세나 작가의 《문득》은 바로 ‘그리움’에 관한 그림책입니다. 작가는 ‘달’과 ‘밥’을 통해 엄마를 향한 그리움을 노래합니다. 이지러진 달이 점점 차오르는 모습과 밥 사발에 가득 담긴 추억과 기억을 교차해 보여주면서 항상 내 곁에서 나를 채워 주고 있던 존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합니다.
밥처럼 항상 있을 줄만 알았는데 이젠 그리운 밥상이 되었습니다.
우연히 달을 올려다보니, 항상 지켜보며 나를 채워 주던 엄마의 밥이 떠올랐어요.
누군가가 그리운 이들과 이 책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 오세나, <작가의 말>
지금은 곁에 없는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 비워도 비워도 이내 차오르는 그리움을 담아낸 그림책 《문득》은 오세나 작가가 그리운 이에게 보내는 편지와도 같습니다. 당신의 그리움은 무엇인가요? 작가의 말처럼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 그림책을 통해 함께 공감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길 바랍니다.
첫댓글 비워도 비워도 이내 차오르는 그림움
내가 비우려고 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나의 그리움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