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茶! 茶! 녹차의 고향 경남 하동
우리나라 첫 차 재배지 은은한 녹색향기의 바다
계곡 건너 가파른 산올라 "야생차 만들기" 한창
웰빙에 색깔이 있다면 아마 초록일 것이다. 이번 주말에는 초록의 세계로 웰빙 여행을 떠나 보자. 여행지는 지리산과 섬진강, 남해를 품고 있는 경남 하동. 초록 웰빙 여행의 최적지로 강도 들도 산도 바다도 온통 초록빛이다. 그 가운데 압권은 가파른 산비탈을 덮고 있는 녹차밭. 옅은 안개가 살짝 드리운 풍경이 선계의 그것처럼 신비스럽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막혔던 가슴이 확 트이는 듯하다. 때마침 항공스포츠의 꽃이라는 아시아 패러글라이딩 선수권도 열리고 다음주에는 야생차 축제까지 예정돼 있다.
하동=글.사진 전인엽 기자<trison@ilgan.co.kr">trison@ilgan.co.kr>
하동 하면 사람들은 꽃바람 불고 꽃비 내리는 섬진강의 봄을 먼저 떠올린다. 섬진강변 언덕밭의 매화와 쌍계사 10리 벚꽃길, 19번 국도변 배꽃. 실제로 하동의 봄꽃은 멀미를 일으킬 정도로 아찔하다. 하동 여행 또한 꽃 피는 시기에 집중된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배꽃이 지면 여행자의 발걸음이 한산해진다. 그러나 번잡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봄꽃들이 지기를 기다려 하동을 찾는다. 여유있게 하동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맘때 여행자를 하동으로 이끄는 것은 야생차에서 우러나오는 은은한 다향. 야생차는 벚꽃 같은 화사한 아름다움은 없으나 그윽한 향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하동의 차밭은 태반이 화개천을 따라 산기슭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화개장터에서 화개천을 계속 거슬러올라가면 지리산. 가지런하고 예쁘게 펼쳐진 보성이나 제주의 차밭과 달리 험상궂고 투박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또 차밭에 들어가려면 계곡을 건너고 가파른 산을 올라야 한다. 솔직히 밭이라기보다 산에 더 가깝다.
이 때문에 하동 차밭은 밭에 뛰어들어 요란스럽게 즐기기보다는 멀리 떨어져서 바람에 실려오는 그윽한 향을 맡는 식의 은근한 감상법이 어울린다. 하동사람들이 하동차를 "야생차"라고 고집하는 것도 차밭의 이 같은 특성 때문이다. 물론 주인 없이 바위틈에 자라는 진짜 야생차도 널려 있다.
하동은 우리 나라에서 차를 가장 먼저 재배한 곳. 화개면 운수리 쌍계사 인근에는 차 시배지(始培地)가 있다. 신라 흥덕왕 3년(828년)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김대렴이 차 종자를 가져와 처음 심은 곳으로 전해진다.
동사람들의 하동차에 대한 자부심은 각별하다. 차밭을 가꾸면서 틈틈이 하동을 찾는 외지인들의 관광안내도우미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이강문 씨는 "하동의 야생차는 여느 차와는 달리 옮겨 심으면 금방 죽는다”며 "보성이나 제주의 차가 인삼이라면 하동차는 산삼”이라고 말한다.
요즘 하동 차밭은 무척 바쁘다. 본격적으로 차를 따고 제조하는 시기인 것이다. 차는 찻잎을 가마솥에 넣고 "덖어"(볶듯이 익히는 것) 멍석에서 비비는 과정을 3~7회 반복한 뒤 건조시켜 만든다. 한여름까지 이같은 과정이 계속되며 차는 잎의 크기에 따라 세작, 중작, 대작 등으로 나누어진다.
멀리서 찾아온 나그네에게 손수 만든 차 한잔 대접하는 게 하동 야생차 인심. 하동을 찾는다면 화개천변 차농가에 들러 차 만드는 것도 보고 차도 얻어 마셔 보자. 차맛이 정말 기막히다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