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로 이상기후 시달리는 여름… “올겨울 라니냐 크게 온다”
라니냐, 엘니뇨의 반작용으로 발생
저수온 현상 심화돼 겨울 더 추워져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지구온난화와 엘니뇨의 영향으로 내년까지 역대급 폭염이 지구촌을 덮칠 것이란 예측을 내놓은 가운데 엘니뇨의 반대 현상인 라니냐 역시 급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극한 이상기후 현상이 더욱 잦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자판 중국해양대 교수 연구팀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른 기후변화를 예측한 결과 21세기 지구에서 라니냐에 의한 기후변화가 더욱 자주 나타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2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라니냐는 태평양 동쪽 적도 부근의 수온이 올라가는 엘니뇨와 반대되는 기상 현상이다. 동태평양에서 저수온 현상이 심화되며 겨울을 더 춥게 만든다. 동아시아에 위치한 한국은 엘니뇨보다 라니냐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라니냐와 엘니뇨는 공통적으로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가 원인이다. 대기 중에 열을 가두는 온실가스로 열대 지역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 적도의 대류 활동이 강화돼 두 이상 현상이 일어난다.
연구팀은 1900∼1999년 온실가스 배출량과 해수면 온도 및 라니냐 발생 빈도 자료를 바탕으로 21세기 라니냐 발생량을 예측했다. 그 결과 ‘온실가스 저배출 시나리오’에서 라니냐 발생 빈도는 8∼30%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온실가스 고배출 시나리오에선 20∼45% 더 많은 라니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저배출 시나리오는 화석연료 사용이 최소화되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고배출 시나리오는 화석연료 사용량이 많고 무분별한 개발이 확대될 것을 가정한다.
연구팀은 라니냐가 엘니뇨의 반작용으로 일어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라니냐의 증가는 곧 엘니뇨의 증가를 의미하는 만큼 지구촌의 극한 이상기후 현상이 모두 잦아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엘니뇨’와 ‘라니냐’
엘니뇨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 바다의 수온이 따뜻해지는 현상이다. 바다의 수온이 차가워지는 라니냐와 번갈아 3∼7년 주기로 나타난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자연 현상이지만 온난화와 중첩되면서 전 지구적인 고온, 가뭄, 홍수, 폭설 등 이상기후를 유발한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