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바람의 나라』가 초판 발행되었던 1992년 무렵의 만화들 특히 순정 만화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지요.
일단 주인공 및 그에 준하는 캐릭터들(주연급 조연 등등)은 전반적으로 준수하게 생긴 것이 사실입니다.
그에 반하여 적군의 인물들은 주인공들에 비하면 괴물(?)에 가까운 모습들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바람의 나라』초창기(적어도 1,2권에 관한 한)에서의 모습조차 대충 그런 스타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부여의 인물들이 사구 등의 마수(魔獸)들을 비롯하여 대소 왕이나 무엇인가 '우락부락' 내지는 '울퉁불퉁'하게 인상이 나타난 것에 비해 고구려의 인물들은 주인공인 무휼을 비롯하여 색주나 여타 인물들이 미끈한 인상을 지니고 있지요.
미끈한 것과는 거리가 있어보이는 호동의 어린 봉황이나 세류의 새인 남조의 경우 나름대로 귀엽게 보이는 모습일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많은 분들이, "얼짱이면 우리 편이고 안 생기면 넘의 편"이라는 정형은『바람의 나라』시리즈에서 파괴되었다고 주장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바람의 나라』초반에 등장하는 배 극은 아무리 악역 캐릭터라지만 어느 모로보나 오히려 적군인 부여 사람들을 연상시켰습니다.
게다가 무휼을 없애려고 했던 고구려 사람들(여기서는 명림 숲의 사람들)의 피를 먹고 자란 자목의 모습은 명백히 고구려를 노리는 부여 세력의 재판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야 '저놈들은 나쁜 놈?'하고 작가님께서 콕 찍어서 말씀해주셨으니 할 말이 없습니다만 3권에 등장하는 마로의 경우 주인공 무휼에 비한다면 다분히 '안 생긴' 축에 드는데 그래도 나쁜 놈이라 할 수 있을까요?
특히 무휼 팬들의 입장에서는 적어도 초반에 마로에게 매우 불쾌감을 느끼셨을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사적인 감정을 말하라면 저는 솔직히 '통쾌'했습니다만….)
더우기 5권 말에 가면 혼란은 더욱 가중됩니다.
매우 미끈하게 생긴 청소년(물론 그 당시 기준으로는 성인입니다. 고대에 15세 이상은 성인으로 간주하지요.)하나가 등장하는 방법부터 뭔가 남다르게 등장했고, 대소 왕의 형제들이나 그 형제들의 손자들처럼 파벌이나 단체에 소속감으로 얽매여있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초반의 부여군인을 연상시키는 마로나 연주 같은 사람들이 우리 편이고, 미끈한 인상을 지닌 용이가 나쁜(!) 놈이었다는 데서 부터 파격이 시작되었지요.
물론 어디까지나 중심축은 고구려 왕실 사람들이고 세류와 색주 같은 미려한 용모의 소유자들이 차례차례 아군(!)인 고구려의 주력 인물로 등장하고 활동하지만, 아무리 봐도 정이 안가는(?특히 여성들 입장에서?) 모습의 마로나 부정 연주는 끝까지 고구려의 기둥 장수로 활약했습니다.
물론 이것은 1·2권에서 제시된 우리 편과 넘의 편 개념을 재빨리 전환시킨 김 진 선생님의 솜씨이기도 하지만, 일단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하겠지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이것이 전부입니다.
기껏 잡아내자면 평범한 인상의 송옥구나 나이든 대신인 을두지 혹은 묘하게(!) 변해버린 부정 연주가 과거의 마로와 같은 성격을 갖고 있는 정도고 주연급들은 갈수록 찬란해지는 외모를 지속적으로 유지합니다.
반면 부여군은 더 이상 거론되지는 않지만 용이 정도를 제외하면 '안 생긴' 인물들이 다수이거나 괴물딱지가 등장하는가 하면 심지어 변태성욕자(!)까지 등장하는 등 지리멸렬한 인상마저 줍니다.
제가 말하고 싶었던 요점은 이런 것입니다.
원칙상 '미끈한' 고구려와 '안 생긴' 부여의 구도에서 스토리가 진행될 수록 미끈 모드와 얼꽝 모드가 뒤섞여버린 것은 스토리상 필요하기도 했겠으나 적군이지만 꼭 주인공처럼 행동하는 용이라던가 인상은 안 생긴 편에 속해도 '싸나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내주는 캐릭터인 마로가 등장함으로서 극의 긴장감을 유지시킬 수 있는 평행선을 찾았다고 보는 것이지요.
다만 주요 인물들 가운데『바람의 나라』에서 '얼꽝'들이 상당히 탈락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해줍니다.
사실, 적군 캐릭터 가운데 최씨 낙랑국왕 최 리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얼짱'이라는 점과 나름대로 개성 있는 인상의 소유자인 부정 연주가 중후한 모습으로 '얼꽝' 모드를 벗어났다는 점, 그리고 배 극에 비한다면 장족의 발전(?)을 보인 구도 일당의 모습은 아직도 고구려는 이쁜놈, 적군인 부여나 그와 상대적으로 가까운 인물들(예를 들어 채 같은 경우가 좋은 예입니다)은 안 생긴 (혹은 못된)놈이라는 공식이 발휘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물론 객관적으로 보아 채가 잘 생긴 점은 저도 인정합니다. 다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취지는 이른바 '악당집단'에 속하는 경우 안 생긴 용모가 있거나 혹은 성격이 엉망인 경우가 있다라는 말이었는데 용모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하다 보니 충분하게 설명이 아니 되었군요. 그래도 취지는 마찬가지입니다.
첫댓글 채는 변태 살인광이지만 나름대로 미소년이었던..... (퍼퍼퍼퍽)
채는.. 그래도 잘생겼어요... -.-...;;; 솔직히.. 싫어.. 했고...(지금도 좀 그렇지만...) 어렸을때의 사건.. 을 보며.. 이 넘은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넘이었군.. 생긴건 나쁘지 않은데.. 정도로 생각이 바뀌었던...;;
물론 객관적으로 보아 채가 잘 생긴 점은 저도 인정합니다. 다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취지는 이른바 '악당집단'에 속하는 경우 안 생긴 용모가 있거나 혹은 성격이 엉망인 경우가 있다라는 말이었는데 용모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하다 보니 충분하게 설명이 아니 되었군요. 그래도 취지는 마찬가지입니다.
[무휼수염 결사반대] 를 외치는 저로서는 할 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