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뮤클 합창단 근황 199번째 글입니다. 근황 기록이 200회를 이제 1회 앞두
게 되네요. 오늘은 또 특이하게도 [테데움]연습은 없이 송년회 연습만 했습니다.
송년회 연습 회수로 보면 3번째 연습인 셈입니다. 지휘자 선생님의 연주 준비관계
로 송년회 연습만 이루어진 것인데, 지휘자 선생님과 연습할 때와는 또 다른 방식
으로 연습이 진행되었다는 것, 그것이 오늘의 연습일지의 요지가 되겠습니다.
그 다른 방식의 특색은 인원 구성에서도 드러납니다. 참여 인원을 보면 평소 막강
한 인원을 과시하던 소프라노는 단 2명만 왔고, 앨토는 4명? 그런데 베이스와 테너
를 합한 남성회원의 숫자가 상당히 많습니다. 부지휘자가 지휘를 할 때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데, 그 연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연유가 어떠하든 다음 주에도 화
요일 연습에는 남성회원들의 숫자가 이런 정도로 모이었으면 하는 심정 간절합니
다.
저번 송년회연습은 [우리는 하나],[아베마리아], [우리들은 미남이다]등을 연습했
는데, 이번에는 레퍼토리가 바꾸었습니다. 부지휘자와 연습을 하면 성부 뿐 아니라
레퍼토리 자체도 자주 바뀝니다. 정격 악보를 들고 악보에 실린 내용을 충실히 재
현하려는 것이 지휘자와의 작업이라면 부지휘자와의 작업은 우리가 거의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송년회 때 할 공연이라면 어차피 뮤클
내부에서 우리끼리 하는 잔치일 수도 있는데, 조금 격식에 어긋나더라도 우리의 자
연스러운 방식으로 우리식의 연주를 해 본다는 것, 그런 것도 의의가 있는 일이겠
습니다.
그래서 지금 송년회때 이떤 곡으로 연주할 지 확정이 다 되지 않은 상태로 오늘은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그리고 [장미], 마지막으로 [우리들은 미남이다]를 잠
깐 연습해 보았습니다. 앞의 두 곡은 예전에 한번 연습을 해 보았던 곡들이라 처음
불러 보는 곡은 아니고 상당히 익숙한 편입니다. 부르기에 그리 어려운 곡들도 아
니어서 모두들 마음 편히 편안한 기분으로 연습해 보았습니다. 로시니의 [스타바
트 마테르]를 섭렵할 때 마치 아이거빙 벽을 넘는 듯한 기분, 지금 현재 브루크너
의 [테데움]을 접하면서 느끼는 까마득한 기분, 그런 기분과는 천양지판으로 차이
가 나는 기분입니다. 물론 이런 곡들이라 해서 함부로 다룰 수 있다는 말은 아니지
만, 일단 곡에 들어가는 자세가 부지휘자나 단원들이나 사실 셔츠의 칼라를 반쯤
풀어놓고 가벼운 마음으로-베토벤이 [8번 교향곡]을 그런 식으로 작곡했다고 하던
데....-간간 우스개소리도 섞어 가면서 연습을 하는데, 곡이 비교적 수월해서도 그
렇겠지만, 뮤클합창단의 수준도 이제 만만찮은 수준이라 연습과정은 비교적 순조
로웠던 것 같습니다.
1부에서 한참 연습을 하던중에 갑자기 지금 우리가 하는 게 송년회때의 공연 연습
인데, 막상 송년회 진행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복안이 서 있지 않은 듯 해서, 뮤클
합창단 송년회 진행을 위한 토의를 한참 했었습니다. 그런데 레크레이션 진행에 일
가견을 가진 지휘자 선생님의 경우와 달리 우리 모두는 도대체 송년회 진행을 어떻
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는데, 그래도 여기저기서 머리를 짜 내다 보니 기상
천외의 의견이 나오기도 하고 해소 모두 배를 쥐고 웃어대었습니다. 종국적으로는
완전히 결정된 것은 거의 없는 듯 한데 그래도 몇 가지 아이디어가 제시되었습니
다. 그런데 어떤 내용인지는 밝히기 곤란하네요. 뮤클 합창단 송년회를 하는 날, 뮤
클러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그때 같이 모여서 한번 즐기어 봅시다.
뮤클 합창단 송년회뿐 아니라, 뮤클 송년회도 해야겠는데, 지금 시기적으로 송년회
를 추진하기에 너무 늦은 것 같아 차라리 신년회를 하자는 의견이 나왔었고-뮤클
합창단에서의 논의이니까 뮤클 자체의 논의라 볼 수는 없는데, 지금 뮤클의 운영진
들 대부분이 활동이 너무 뜸한 상태라 논의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네요- 그래서 그
런 측면으로도 이야기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하도 이야기가 길어지
다 보니 2부 연습시간이 형편없이 줄어들어버려, 거의 30분 정도밖에 남지 않게 되
었습니다. 그래서 30분 동안 [장미]연습을 해 보았는데, 여기에서도 몇 가지 손볼
점이 없지야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연습은 순조롭게 진행된 듯 합니다. 당면한 어
려움과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난 뒤의 큰 쾌락과 즐거움, 숭고한 음악을 할 때 느끼
는 그런 큰 즐거움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노래하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느끼게 하는 시간, 전에 [뮤클 노래부르기 모임]에서 느끼었던 자유로움을 마음껏
즐기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친 김에 남성팀을 중심으로 [우리들은 미남이다]를 연습해 보았는데, 이
건 영 아니더군요, ㅋ. 하기야 아직 곡의 큰 틀마저도 우리 것으로 해 놓고 있지 못
한 상태이니, 조금 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오늘 3곡을 연습한
듯 한데, 이 곡들과 전에 연습한 [우리는 하나]까지 합하면 4곡, 그기에 남성합창
아닌 여성 합창을 하나 넎는다면 5곡입니다. 송년회 장소가 단지 노래만 부르는 자
리가 아니기 때문에 이 이상의 레퍼토리 확장은 힘들 것 같군요. 송년회 자리를 이
합창공연과 어떻게 조화를 맞출것인가 하는 문제도 지난한 문제인데, 아무래도 조
만간 빨리 운영진 모임을 한번 해야 할 듯도 합니다. 이제 다음 주 부터는 다시 [테
데움] 연습과 송년회 연습으로 연습이 이원화될 듯 하군요.
뮤클 합창단이 합창단 내부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뮤클이라는 카페의 큰 틀 안
에 존재하는데, 합창단과 뮤클과의 관계가 좀더 돈독해지고 밀접해졌으면 하는 바
램을 가져 봅니다. 이번 뮤클 합창단 송년회에 많이 참석해 주시고 연습현장에도
가끔씩 들러 격려해 주시기를 바라며 이만 오늘의 연습후기를 닫겠습니다.
좋은 공연 & 소중한 만남은, 언제나 [뮤클]과 함께 ^^ http://cafe.daum.net/muk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