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월 14일 수요일 하롱베이 여행기(마지막 여행기)
**이 여행기는 6박 8일간의 캄보디아, 베트남 여행기를 금강회원님들이 하루씩 맡아서
쓰기로 했는데 저는 마지막날 여행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수월님의 시조도 전화로 허락을 받고 올립니다.^^^*^^^
안개 낀 바다가 넓게 내려다보이는 SAGON HALONG HOTEL 14층에서 느긋하게 간단한
아침을 먹고 9시 30분경에 드디어 말로만 들었던 유명한 하롱베이 크루즈에 나섰다.
여행 오기전 대한항공에서 찍은 하롱베이 배경 광고며, 1992년에 찍은 인도차이나의
마지막 황녀 까미유와 프랑스 장교 밥의 운명적인 슬픈 사랑으로 유명한 영화 '인도차이나'!!
그 둘의 슬픈 사랑이 하롱베이를 배경으로 그림같이 아름다운 돛단배가 지나가는 그 곳!!
천하 제일이라는 중국의 계림보다 월등한 풍광을 자랑한다던 그 하롱베이.....
우리가 탑승한 배는 인근에서 가장 멋진 유람선인 'HAILONG DREAM'이다.
(사진이 잘나온 것이 없어서 유감천만!! ) 날씨는 어제부터 안개가 사방으로 퍼져
신비로움을 더하는 선선한 우리나라 가을 날씨 같다.. 디카로 사진 찍을 걱정을
하면서 유람을 하는데, 그 안개 낀 바다 위로 점점이 퍼져있는 수많은 기암괴석의
절경은 맑은 날씨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신비로움과 그윽함을 선사한다.
우리나라 남해안의 한려수도를 방불케하면서도 끝없이 겹치면서 이어지는 섬들의
은은한 자태는 모두들 탄성을 지른다. 또 석회질이 바다속으로 녹아들어 바닷물은
비취빛 그린색이다. 투명하지는 않지만 섬들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회원님1--- 아! 기암괴석의 섬들이 바글바글 끝없이 이어지네.
회원님2----사람을 미치게 만드네......
나--- 너무 아름다워. 시인이 왔어야 해....
몽유도원도야, 극락이야, .....저마다 표현할 말을 찾고서는 탄성을 지른다.
(사진은 안개낀 날씨탓에 흐릿합니다. 대부분의 날씨가 흐리대요)
이 하롱베이는 3000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석회질 섬으로 이 섬들 전체가 거대한 카르스트 지형이다.
하롱이라는 명칭은 한자로 '하룡(下龍) ' 이라고 쓰며, 용이 내려온 자리라는 뜻이다.
옛날 외적의 침입으로 고통받을 때 용 부자가 하늘에서 내려와 적에게 여의주을 쏴서 침략을 막았으며
그 여의주가 크고 작은 기암괴석으로 변해 그 뒤에도 외적의 침입을 막아주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러한 전설이 어울리도록 신비로운 기암괴석 사이를 누비고 지나간다. 잠시 후 '천궁'이라는 석회동굴에
내려서 들어갔다. 내가 한국에서 본 석회동굴과 달리 궁전같은 높은 천장에 물이 흘러내리지 않는 회색빛
깨끗한 석회암들이 여러 가지 모양으로 달려있다. 사자, 곰, 코끼리가족, 거북이, 용, 독수리, 약사여래불,
처녀가슴, 링가, 비구니모습등등....
석회동굴섬에서 나와 바다위에 떠있는 수상촌에 내려 현지 주민들의 생활모습을 보고 '다금바리'라는
활어 1마리를 샀다. 그물망으로 담으니 7.5kg 정도인데 150달러라고 한다. 이놈이 우리나라에서는
1kg에 150달러정도라니.... 하여튼 베트남의 물가는 우리나라 물가에 비해 대략 7--8배 정도 싼 것 같다.
다시 배를 타고 내린 곳은 '띱똡섬'이다. 이 이름은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달 상륙한 조종사 TIP TOP이
베트남에 와서 조종사훈련을 시켜서 호치민이 그 공으로 이 아름다운 섬에 그의 이름을 붙였다 한다.
그 섬에서 내려 전망대까지 돌계단으로 되어있는데 전망이 좋은 곳은 올라가면서 휴식할 수 있는 시설을
해 놓았다. 돌계단 수가 424개라고 한다. 올라가면서 이렇게 좋은곳을 이야기해주신 우리 금강회 지도 법사님
생각이 간절히 났다. 눈물겹게 아름다운 풍광을 보면 사랑하는 사람이 생각난다는데, '흥선스님' 생각이
간절히 난다고 이심전심으로 모두들 말을 주고 받았다. 내려오면서 해변가에 회원님 한 분이 모래밭에 크게
'흥선'이라고 쓰고는 기념촬영도 했다.
이제 이 섬은 '띱똡섬'이 아니라 '흥선섬'이라고 웃으면서.....
(흥선스님은 거의 같은 코스를 돌고오셨는데 하롱베이는 못 보셨다고 했다)
선상에서 점심을 먹었다. 먼저 다금바리 회가 나오고 이어서 여러 가지 싱싱한 해산물이 등장한 아주
근사한 점심을 먹었다. 다정한 사람들끼리 박장대소하면서 맛있는 해산물을 먹으면서 선창밖으로는
끝없이 이어지는 신비한 기암괴석들, 즉석 노래방도 하면서 오감이 만족되는 끝내주는 호화 크루즈
였다(? 미안....). 수월님이 하롱베이를 보고 지은 즉석시조 2편도 낭송하면서 분위기는 더할수
없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수월님의 즉석 시조>
안개 낀 하롱베이 금강회가 찾아오니
무수한 섬들은 연꽃으로 피어나네
부처님 베푼 이 법당 모두가 합장하네
안개 낀 하롱베이 용을 타고 산책하니
제석천이 오늘따라 연꽃을 피워내네
그림 속 무릉도원을 여기서도 보게 되네.
5시간 가량의 하롱베이 크루즈 후 버스로 이동하여 3시간 반정도 걸려 하노이 시내로 나왔다.
하노이 가이드 백종국씨도 잊을 수 없다. 맥가이버라고 불러달라는데 우리 회원님들이 아톰씨라고
바꿔 불렀다. 말씨며 표정이 얼마나 웃기던지 버스 타는 내내 웃으며 왔다. 라이 따이한 2세로 자신의
복잡한 가정사를 이야기했다. 한국에는 아버님의 본부인이 계시는데 월남전 때 베트남에 건너오셔서
미국인 회사에 취직하여 베트남 현지처를 얻어서 5남매 자식을 두었는데, 본국의 어머님과 사이가
좋지 않아서 어렵게 살아왔다는 이야기들 들려주었다. 베트남인 특유의 친절과 여유와 배려와 근면성
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매력이 넘쳤다. 베트남인도 대부분 우리 한국인을 무척 좋아한단다.
우리나라가 월남전에 참전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이해하고, 이제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치부를 끄집어내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사과하지 않는 용서라니.............
아톰씨 백종국 가이드의 재담 중 한토막 ---
"헤드는 머리죠. 라인은 선이죠, 그럼 헤드라인은 무얼까요?"
아무도 답을 못하고 종국씨가 답을 주면 또 한동안 우리는 웃었다. 정답은 "가름마"이란다.
정이 넘쳐서 휴게소에서 공짜 상황 버섯차를 얻어마시고 또 비싼 노니 쥬스 작은팩도 2개씩
이나 얻었고 잘 익은 망고도 1개씩 선물로 받았다.
저녁에 하노이에 도착해서 유명한 수상인형극을 1시간 가량 관람했다.
재래시장을 한바퀴 돌고 시내 한식당에서 삼겹살과 된장찌개로 포식을 하고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으로 이동 그 다음날 새벽 1시 10분발 인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시차는 우리나라보다
2시간 느리다). 1월 15일 아침 한국시각으로 6시 30분에 인천 국제 공항에 예정보다 일찍 도착했다.
마침 우리를 실어준 버스 기사 아저씨가 일찍 도착해서 버스를 타고 그 근처 해수목욕탕에 모두
가서 목욕 후 김천으로 돌아왔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알차고 보람되고 재미있는 여행이었다. 목표달성 120%라고 누군가는 말했다.
한겨레 여행사의 탁월한 안목과 알뜰한 배려와 봉사정신(지도법사님의 강추!!), T/C를 비롯하여
한국인 가이드의 목석이라도 감동할만한 성심을 다한 유머러스한 친절함과 근면함, 그리고 영민함을
보고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진 것, 가난하면서도 순수하고 선량한 마음을 가진 캄보디아와 베트남
주민들의 티없이 맑은 미소, 싼 물가에 넘치도록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 말로만 듣던 7대 불가사의에
들어가는 앙코르유적의 광대함과 섬세함등등......(3일동안을 앙코르 유적을 돌았는데도 다 보지 못할
정도로 방대하고 유적마다 빈틈없이 정교한 무늬로 압살라무희라든지, 온갖 문양, 흰두 신화이야기를
채워놓았다. 사람이 그 조각을 다했다고는 상상하지 못할정도로 섬세하고 모두 아름다운 조각이었다.)
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것은 회원들 서로간에 넘치는 사랑과 신뢰와 배려이리라.
그 사랑으로 풍광을 보고 유적을 보니 참으로 더할 수 없이 뜻깊고 아름다운 여행이었다.
진정 최고로 아름다운 것은 바로 사람이었다.
아니 사람들사이에 흐르는 따슷한 사랑이었다^^^^^*^^^^
첫댓글 통하였느냐? 아오자이를 입고 싶더냐? 하롱베이를 잊을수 없느니라! 꿈결처럼 몰롱하였느니라 참으로 좋았니라!
긴 글 베트남 하롱베이 여행기 잘 읽었네요. 가고 싶어요. ..........명절 잘 보내세요
앉아서 꽃나무 공부에, 글공부에, 이제는 해외여행까정 . 데이지 참말로 과복입니다.^^ 별꽃님! 편안한 설명절 되세요~
띱똡섬!! 환상적이네요 아름답습니다 따뜻한 봄날이 되면 고운 님을 뵈올련지 꿈 꾼답니다 즐거운 설날 되세요
나도 가보고 싶어.....여행하는 사람이 제일 부러워.. 흑흑..
자~알 봤습니다. 저도 가곺아요.ㅜㅠ. 설 잘 쇠고 오세요!
별꽃님,베트남에 다녀오셨군요. 저는 지금껏 여행한 중 다시 가고 싶은 곳이 바로 베트남입니다. 하롱베이 인상이 저와 비슷하네요. 정말 아름다운 곳이고, 무엇보다 베트남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인상이 배타적이거나 적대감이 없다는 점이 감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사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