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의 임도길이 생각나 가까운 안성으로 향했다. 서운산자락의 석남사 가는 길목을 지나 베틀재를 향해 막오르다 보면 길건너 좌측 산속으로 오르는 길이 보인다. 그냥 일반 임도이겠지 했는데 입구에 떡하니 테마길이라는 안내표지판이 있다. 그렇다면 이곳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 오는 곳이겠지. 가을단풍도 다 지고 스산한 기운이 맴도는 이맘 때에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도 없고 고요한 정적에 씨알이에 올라타 일상의 스트레스를 훌훌 털며 명상에 젖어든다.
안성으로 가는 길목의 고삼호수에 들렀다. 저수지 치고 꽤 커서 호수라는 정식 이름이 붙여진듯 하다.
고삼호수의 둘레길이 아기자기하니 좋다. 달리다 보면 바로 물옆길도 달릴 수 있다.
저멀리 호수의 어부도 보인다.
호수 물건너에 보이는 대저택엔 누가 살까...CRF250L에 몸을 싣고 온 나는 방랑객이지만~~
물위에 낚시집에서 하루 머물고 싶어진다. 낚시는 안하지만^^
호수둘레길은 흙길과 시멘트길이 번갈아 나온다.
돌다보면 흡사 바닷가 풍경이 나오는데 내륙의 마을이지만 바닷가 풍경 같은 이 마을도 살만하겠다 싶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석남사 입구
오늘은 느즈막히 나와서 2시가 넘어버렸다. 요즘의 2시는 한여름의 5시와 같다. 해가 산마루 위에서 멀지 않으니 말이다.
석남사엔 은근히 방문객이 이어졌다.
그리고 바로 근처에 있는 테마임도길에 도착한다.
한운상중테마임도길, 상중리에서 한운리로 이어지는 산길을 이렇게 잘 개발해 놓았다. 길이가 10여킬로이기 때문에 높낮이도 그리 크지 않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산중명상이 가능하겠다.
어느 시골길 가는 듯한 임도이다.
첩첩산중의 느낌이... 실은 근처가 아스팔트도로이지만 깊은 산중에 온듯한 기분이다.
낮아진 햇살과 아직 남아 있는 잎사귀들덕에 가을의 느낌이 남아있다.
산속에서 흰빨의 씨알이가 잘 어울리는듯...
꼬불길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산속에 억새는 더욱 이쁘다.
아직 철쭉이 계절을 망각한채 피어있다. 꽃몽우리까지 피우면서...
이곳에는 아마도 자전거라이더들도 꽤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 다행히 오늘은 등산객 두명만 초입에서 만나고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생긴것 만큼 엄청난 성능은 아니지만 딱 적당히 즐길만한 씨알이
따스함이 느껴지는 억새와 저뒤에 내가 지나온 길
산길에는 국화도 피어있다.
단풍철에는 얼마나 화려한 길목이였을까 상상해보았다.
단풍철에는 민폐가 예상되니 오기 힘들것도 같다.
싸구리 멀티헬멧 HJC에 스모그라레리필름을 끼고 나와봤다. 눈도 안부시고 입김도 안끼고 아주 좋았다. 세나 옮기는게 귀찮아서 이어폰을 끼었더니 귀가 좀 아프다... 헬멧이 여려개이다보니 세나를 일일히 다 구매할수도 없는 노릇....그런면에선 이어폰이 편하긴하다.ㅎㅎ
노을빛으로 물들어가는 오후의 산속휴게소
이 길목은 쫌 오르막이 있다. 걸어서 올라오려면 숨이 턱턱 막힐것 같은 곳이다.
쉼터가 중간중간에 잘 조성되어 있어 이런곳에서 식사나 간식을 해도 좋겠다.
다시 계속 이어지는 꼬불탱이길....중간중간에 흙길 자갈길 그리고 엄청난 가을낙엽길이 계속 이어진다.
역광의 샷은 늘 드라마틱이다.
이 노랑 들꽃이 빼꼼이 홀로 서있었다. 눈에 확 들어왔다.
드디어 끝이다. 한운리길로 나오는 길목에서.
한운마을의 감나무를 올려본다.
시골저녁 밥짖는 냄새가 이곳저곳에서 난다. 개짖는 소리와 함께 ㅎㅎ
나오는 길목에 아직 생생히 남아있는 단풍나무아래에서 휴식을
이렇게 한해도 끝을 향해 달리누나...
초코렛과 믹스커피로 에너지를 보충하고 다시 출발해본다.
그리고 다음 라이딩을 기약하며 즐거운 일상으로 돌아가보자.
-시로-
------------------------------------------------------
ⓒ 2018. 시로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