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성격 급한 수영이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 서둘러 글을 올린다.
은퇴라니, 말도 안되지.
거의 매일 들르면서 내 얘긴 한번도 올리지 않으니까,
남의 사는 모습만 몰래 훔쳐보는거 같아서 좀 미안한 생각도 들더구나.
여전히 같은 모습들로 재밌게 살고 있는듯해서 여기만 들어오면
맘이 따뜻해진다.
연희의 글에 내 이름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아, 아직도 누구에겐가는 잊혀지지 않은 이름이군요. 감사~
뒤늦게 임신 축하한다, 연희야.
경순이도 무척 반갑구나.
동화, 정말 많이 컸지?
동화도 3살인가?
요즘엔 "미운 3살"이 뭔지 정말 확실하게 느끼고 있는 중이야. 으~~
위에 올려진 진욱이의 추억, 맞아 맞아 고개 끄떡이며 재밌게 읽었어.
백수의 사랑 얘기도 그렇고.
자꾸 백수=진욱으로 읽히는데 그래도 되지?
아님, 어디서 떠도는 얘기 퍼온건가? 세상 돌아가는 일에 워낙 캄캄해서시리...
어쨋든 진욱이처럼 각자 떠오르는 "그 시절"을 나열해보는 것도
참 재밌을거 같은데...
난,
10월 마지막 날 있었던 경순이의 생일, (그래서 해마다 잊혀지지 않는)
지각하면서 만난 길봉이, (그런 일에 동지가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정답 '말가죽부대'가 여러 사람의 컨닝을 거쳐 이상한 이름들로 시험지 위를 헤맸던 일, (왜 그렇게 공부를 안 했을까?)
답사 가서 순창에 들렀을 때 후배의 아버지가 돌렸던 맛있는 우유. (멋있는 애였는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서 미안하군.)
3학년 때까지 그나마 아주 가끔 갔던 도서관에 신분증 보이고 들어갔던 일, (신분증 제시하라는 표찰은 있었지만 아무도 그러지 않았는데 순진, 멍청해서...지금도 공부 안 한 거 가지고 남편이 엄청 구박함.)
괜히 얼굴이 달아오른다.
부끄러운 기억이 더 많은거 같아서..
너희들도 올려봐.
기대 많이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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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속의 태아가 건강하고 또한 산모인 너도 건강하기를 바라며 이글을 올린다.
엄청 불어난 배가 무척이나 힘들고 버겁겠지만 그래도 태어날 아기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태남씨도 무척 흐뭇하게 생각하리라 추측한다. 당근이겠지만.
그런데 너의 글을 읽어 보니 넌 아직도 그 '종로'사건을 잊지 못하고 정종에 어묵을 그리워 하는구나.
역시 주(酒)연희답다.
하지만 근간에 너의 주우(酒友)였던 많은 이들도 삶과 전쟁을 버리느라 술을 자주 먹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그것을 위안으로 삼기 바란다.
그래서 그런지 진로의 매출이 많이 떨어졌다고 한다. 또한 길가 포장마차의 무 둥둥, 고추 풍덩 수영장에 잠수를 하고 있는 오뎅들도 들어갈 입을 찾지 못해 한쪽에서 눈치밥을 먹고 있다는 구나. 아마도 누구의 안주가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하면서 말이야.
그래도 이렇게 술을 참고 있는 것은 나중에 기쁜 마음으로 술 먹자고 할 친구들을 생각하며 컨디션 조절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여성 동지들이 글을 올리지 않는 이유는 아이들과 씨름하며(은경이는 제외) 정신없이 살다보니 타자 치는 방법을 까먹어서 독수리 타법으로 치자니 할 말이 너무 많아 그러다 보면 남편 출근하고 시작한 글이 어느새 남편 퇴근시간이 되서야 완성되기 때문에 그 사이에 할 집안일들을 할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눈으로 읽고 나간다고 생각한다.
아님 집에 컴퓨터가 없던지.
하지만 하루가 지나면 올라가는 조회수에 글을 올린 사람들은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그렇게 울어댔던 소쩍새처럼 자신의 글이 인기가 많기를 바랄 것이다.
예전에 내가 한문학과 날적이에 글을 적었을 때는 조회수가 한달에 10건을 넘지 못했는데 여기서 글을 올리면 올라가는 조회수에 내 심장이 멎을 것 같다.
내 인기가 은둔하고 있는 서태지와 맞먹는 다는 사실에 밤새 잠을 이룰 수가 없다오.
모두 여러분들의 성원에 힘입은 바입니다.
박연희양을 비롯한 많은 동기 여러분.
잘 먹고 잘 삽시다(왠 뜬금없는 소리지)
그리고 창호가 10월 말에 시험을 마치고 11월에 서울로 상경을 해서 얼굴을 보자고 하니 동지들 중에서 번개나 모임이 없는 사람들은 나오시길 바랍니다.
물론 너무 많이 나와도 걱정이겠죠
그리고 창호가 그렇게도 꿈에 그리던 병아리 감별사 시험을 보니 우리 모두 마음 속으로 합격하기를 기원합시다.
또 압니까 나중에 전원생활을 즐기러 시골로 내려갔을 때 좋은 닭과 나쁜 닭을 구별해 줄 수 있을지 압니까?
서로 돕고 사는 거니 모두들 건투를 빕시다.
그리고 이 글 밑으로 리플 세 개 이상 달리지 않으면 서태지처럼 은퇴를 할까 합니다.
컴백 시기는 미정이 될 수 있으니 여러분들의 열화와 같은 말대꾸가 필요합니다.
사소한 일에 목숨걸 게 하지 마십쇼.
그럼 간단한 글 여기서 마칠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