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 3년만에 2시간 27분… 아직도 성장기
트레이너 생활을 그만두고 시작한 사업이 실패하면서 정신적ㆍ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렸을 때 마라톤을 시작했다. 2007년 초의 일이다. 빠르게 실력이 늘면서 2008년부터는 10km와 하프코스 입상권에 들기 시작했지만 주위 사람들은 그가 풀코스에서도 정상급 실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의 체형이나 폼이 전혀 고수스럽지 않았기 때문. 짧은 거리에선 빠를지 몰라도 42.195km를 같은 속도로 소화하지는 못할 거라고 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첫 풀코스인 2009 MBC 섬진강 꽃길 마라톤(3월)에서 2시간 35분 56초로 우승을 차지하며 일약 마스터스 초고수 반열에 올라섰다. 같은 해 대구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31분 51초를 찍었고, 작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는 2시간 27분 07초로 2시간 30분 벽을 가뿐히 넘어버렸다.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리죠. 어떻게 저런 몸매에서 저런 스피드와 지구력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해요. 처음에 제가 뛸 때 동호회원들이 깔깔대며 웃었어요. 그렇게 뛰는 거 아니라고요. 입상하기 시작하면서 ‘장성연은 원래 저렇게 뛰는 양반’이라고 인정해주죠. 잘 된 일인지 뭔지 모르겠어요.”
175cm 신장에 70kg 체중을 가지고도 직업선수 못지않은 기록을 내는 그를 사람들은 ‘괴물’ 혹은 ‘황소’라고 부른다. 활배근과 어깨가 발달해 팔이 벌어지고 엉성한 폼이 되는데도 잘 달린다. 폼이야 인이 박혔다 치고, 감량의 필요성은 본인도 느낀다. 비슷한 신장의 다른 주자들보다 5kg 이상 더 달고 뛰니 기록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워낙 근육량이 많고 고기와 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아직까지는 시합 때만 평소보다 2~3kg 정도 감량하고 뛰는 중이다.
러닝머신만 뛰는데도 초고수, 정말이야?
장성연 씨의 훈련 스케줄을 들은 사람들은 좀처럼 곧이듣지 않는다. 뭔가 숨기고 있다고 지레짐작하기 일쑤다. 믿거나 말거나, 그는 도로와 트랙 훈련을 하지 않고 러닝머신에서만 운동을 한다. 퇴근 후 직장(울진군청) 내 헬스클럽에서 1시간 동안 달리고 1시간 동안 기구 를 이용한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포장도로에서 장거리훈련을 하거나 트랙에서 인터벌트레이닝을 하고, 남는 시간에 맨손 근력운동을 하는 다른 고수들과 정 반대로 훈련하는 셈이다.
“딱히 이유가 있는 건 아닌데, 실내운동을 좋아해요. 헬스 트레이너를 오래 한 영향도 있겠죠. 시간이 절약되는 이점도 있고, 습관이 돼서 편합니다. (시속)10에 놓고 뛰다가 단계적으로 속도를 올려서 19에 놓고 몇 분간 뛰어요. 다시 단계적으로 속도를 내려서 마무리 하죠. 가끔 지루해지면 사이클로 대체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아는 상식으로는 실제로 (땅에서)달릴 때와 러닝머신에서 달릴 때 사용하는 근육이 다르기 때문에, 러닝머신만 이용하면 실전에서 기량을 발휘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장성연 씨는 그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러닝머신 훈련만으로 충분히 기록을 단축하고 있다. 순간적인 스피드가 라이벌 주자들보다 부족하다고 여기지만, 반대로 한 번 스피드를 내면 그것을 유지하는 능력은 더 뛰어나다고 자부한다. 러닝머신에서 달릴 때 기계가 인위적으로 등속운동을 유도하므로 지속력이 좋아지는 것 같단다.
근육량이 많고 체중도 많이 나가 고민하면서 웨이트트레이닝과 달리기를 같은 비중으로 실시하는 이유는 뭘까? 그의 설명에 의하면 이열치열이다. 어차피 체중이 잘 줄지 않으므로, 근력을 최대한 강화해서 힘으로 밀어붙인다는 전략이다. 이 역시 아직까지는 먹히고 있다. 남들보다 뒷심이 좋고, 부상도 전혀 입지 않는 걸 보면 체계적으로 잘 발달된 근육이 도움이 되는 모양이다.
첫댓글 음 트레드밀............. 자세는 모르는제가 보기에도 아주 좋은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