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53의 『쩐의 흐름을 타라』
가. 서점 가득한 투자 관련 서적들
서점을 가면 투자와 관련된 책은 널려있다. 그걸 보면 모든 사람들이 일확천금을 꿈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는 어쩌면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것이 아니가 싶기도 하다.
우리나라 경제 정책은 미시적이라 할 수 있다. 정권에 따라 경제 정책은 심하게 요동치기 때문이다. 단임제 대통령제가 갖는 한계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권에 따라 바뀌는 경제 정책은 가계의 장기계획을 세우는데 오히려 방해요인이 되고 있을 정도다.
그러다보니 서민들은 각자도생으로 각자의 삶은 화려하게 바꾸려 애쓴다. 그것이 주식투자로 몰리게 하는 한 요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서민들의 가려운 곳은 긁어준다는 이름으로 수많은 투자서가 쏟아져 나오는 것이라 본다.
그러나 대부분의 책들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어떤 책은 가치분석을 통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하는가 하면 또 어떤 책은 가치투자를 통한 장기간 주식을 보유하는 것은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수년간의 주가 변동 그래프를 제시한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대부분 골치 아픈 가치분석에 의한 투자보다는 기술 분석을 선호하는 듯하다. 개미들의 이러한 점을 파고들어 텔레비전의 주식관련 프로그램도 온통 개별 종목의 주가 그래프를 화면에 띄우고 설명에 열을 올린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그들이 설명하는 그래프는 과거의 자료들이다. 주식이 내 손에 돈을 쥐어주는 것은 과거의 그래프가 아니라 미래의 그래프다. 그런데 누구도 이걸 읽어낼 재주는 없다. 만약 그런 자가 있다면 그는 분명 신일 것이다.
나. 추세추종
그런데도 그런 기술 분석을 통해 주식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도 있다. 아마도 ‘미녀53‘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저자도 그 중의 한 사람일 것이다. 대체로 주식으로 부를 일군 사람들은 자신을 삶을 몹시 자랑스러워한다.
’쩐의 흐름을 타라‘라는 이 책의 제목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읽혀진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른 투자서와는 달리 묘한 매력이 느껴진다. 처음부터 시종일관 시장에서 발휘할 수 있는 잔기술들이 가득 담겨있다. 그야말로 주식시장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듯한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쓴 의도에 대해 첫째, 돈을 버는데 특별한 비법이나 왕도는 없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고, 둘째로는 주식 말고는 다른 삶의 방식을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 적어도 최소한의 ‘도박 기술’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저자의 ‘최소한의 도박 기술’은 추세추종이라는 한 마디로 요약된다. 주식 매매는 추세를 잘 따라야 한다는 말이다. 말하자면 오를 때 사고, 내릴 때 팔라는 말이다. 참쉬운 당연한 말이나 주식을 하는 사람들은 이 말처럼 실천하기가 어려운 말도 없다.
즉, 언제가 오를 때고, 언제가 내릴 때인지를 누가 알겠는가 말이다. 그러니 그래프가 올라간다 싶으면 뛰어들고, 내가 사기 무섭게 가격이 떨어지는 경험을 수도 없이 하면서 좌절하기가 일쑤다. 그래서 마침내는 깡통을 찼다는 말이 회자되는 것이다.
훌륭한 추세추종자는 시장에 대해 올바른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것은 다음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수익과 손실은 모두 시장이 만드는 것이다.
-시장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나 자신의 행동만큼은 내가 통제할 수 있다.
돈을 버는 트레이더와 잃는 트레이더의 차이는 기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
-매매에 임하는 자세,
-주어진 정보를 해석해 내는 능력,
-매매 실패를 다루는 방법,
-자금 관리 등에 있다.
누구나 알 법한 말이다. 그런데도 그것이 나의 문제일 때는 망설이고, 때를 놓치고, 독단에 빠지고, 정보를 무시하기가 일쑤다. 저자의 말은 간명하다. 추세추종의 기법은 한 가지 대전제를 가지고 출발하는데 그것은 ‘시장에는 추세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트레이딩은 추세를 먹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트레이딩을 잘하기 위한 요건은 올바른 마인드셋을 가지고, 베팅머니를 잘 조절하며, 시세의 강약을 짚을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은 공감이 간다.
따지고 보면 시세라는 것은 오르거나, 내리거나, 옆으로 기거나 하는 세 가지 경우밖에 없다. 이걸 알기 위해 온갖 잡다한 자료를 뒤진다. 그런데 정보를 취득하면 시세가 어디로 갈지 예측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정보가 아니라 마인드셋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인드셋이 시장 친화적으로 올바로 정립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이 성립하는 것이다. 마인드셋은 사고의 틀이다. 주식게임을 바라보는 관점, 게임을 정의하는 방식, 게임을 하는 목적의 정립 등등이 바로 마인드셋이다.
개미라고 하더라도 돈 버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는 것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트레이딩 경험을 쌓으면 된다는 것이다. 냉소적인 태도를 취하느니 그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면 조금씩 트레이딩의 도를 깨우쳐 갈 수 있다.
저자가 초보 투자자에게 하는 말 중 중요한 또 하나는 베팅 노하우를 기르라는 것이다. 시세의 흐름을 읽는 것만큼이나 베팅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간과하고 있다. 가장 이상적인 베팅 방법은 자신이 가진 자본의 일정 비율을 베팅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취하면 돈을 잃는 구간에서는 베팅머니가 줄어들고 돈을 버는 구간에서는 베팅머니가 늘어나 복리 효과가 나타난다. 주식을 하는 목적은 예측을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버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 시장이 가는대로 쫓아가라
이 책의 강점은 실제 투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가상하고 하나하나 실천 전략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 제시하는 각종 비법을 꼼꼼히 챙겨두면 특히 초보 투자자들에게는 상당한 도움이 될 듯하다.
1) 매매비법에 대한 환상에서 고수를 찾아 헤매지 마라
2) 좋은 기법의 조건 : 단순할수록 좋다.
3) 시장에서 승리하는 비결 : 오랫동안 살아남아야 버블을 먹는다.
4) 주식과 사랑의 공통점 : 내 맘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5) 미래는 알 수 있는가? : 100% 들어맞는 추세 발생 신호?
6) 개투 고수가 되는 지름길 : 자기만의 스트라이크존을 만들어라
7) 강한 추세를 잡는 법 : 시세 그 자체와 이평선에 집중하라
8) 주가 모멘텀과 모멘텀 반전 : 뛰는 말에 올라타라
9) 장세 판단의 경험칙 : 성급하게 시세를 예단하지 마라
10) 언제 팔아야 하나 : 고점 대비 일정 비율 하락시 매도하라
11) 가짜 추세 가려내는 법 : 좀더 기다리거나 거래량을 체크하라
라. 인간 심리와 투자
투자 방식은 개인의 심리에 크게 좌우된다.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면 올바른 투자를 하기가 힘들어진다. 따라서 투자를 하려면 먼저 심리적 안정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리적으로 안정이 될 때 객관적인 분석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주식에서 성공을 하려면 주기를 통해 시세의 큰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장세의 종류, 시세의 원리, 주가 파동의 주기, 주가의 좌우 전이, 파동의 발생원인 등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특히 초보 투자자가 범하는 오류는 너무 자주 트레이딩을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투자수익률은 매매 횟수를 줄일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음을 강조한다. 말하자면 일봉 차트를 기준으로 매매하기보다는 주봉 차트 기준으로 장기 포지션 트레이딩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런 다음 주식 시장의 흐름을 잘 타는 것이 추세추종 기법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매매 계획을 수립하고, 진입부터 청산까지 기본 전략을 치밀하게 수립해야 하며, 장세를 면밀하게 읽고 그에 맞추어 전략을 구축할 것을 권한다.
마. 위험 관리
초보 투자자가 범하기 쉬운 것 중에 치명적인 것이 수익에만 몰두한다는 점이다. 한번이라도 더 베팅을 하면 그 만큼 수익이 나는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자칫 빝빠진 독에 물붓기가 되고 만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트레이딩을 함에 있어 나름의 투자 철학과 매매원칙을 세울 것을 주문하고 있다. 즉, 포지션 진입과 청산시의 체크포인트, 심리와 시장에 대한 체크포인트, 매매일지 작성 등을 통해 섣부른 투자를 경계할 것을 주문한다.
저자는 추세추종 기법을 적용함에 있어 초보 투자자가 흔히 듣는 다양한 정보에 대한 가중치는 별로 크재 않아 보인다. 그는 시장의 변동성에만 주목하는 듯하기도 한다. 그 외의 정보는 부차적이며 오히려 그런 것들이 주식투자를 어렵게 한다고 느끼는 듯하다.
그래서 저자는, “트레이딩에서 성공하고 실패하는 사람의 차이는 시장 예측 기법에 있는 것이 아니라 베팅의 기슬과 마인드셋에 있다.” 고 단언하고 있다.
즉 성공하는 트레이더들은 거의 모든 면에서 일반적인 인간 본성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 사실 그렇기 때문에 본능적인 행태를 보이는 대다수의 트레이더들로부터 돈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며, 대다수의 트레이더들이 보이는 본능적 행태를 요약하여 제시하고 있다.
바. 저자의 트레이딩 방법
완전 정배열 혹은 역배열을 이룬 후 이동평균선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초입에 포지션을 들어간다. 이를 눌림목 매매라고도 한다. 눌림목 매매는 제일 안전한 매매 방법 중 하나다.
1분 차트, 5분 차트, 30분 차트, 일봉 차트에서 각각 매매신호가 일치하면 일치할수록 더 강력한 매매 신호가 발생했다고 가정한다. 이동평균선 배열이 혼조세일 때는 아무리 클릭질을 하고 싶어도 참는다. 잘못 들어가면 물린다.
강한 시세와 거래량을 사랑한다. 시세가 강하게 출발할수록 그것은 겁을 낼 것이 아니라 더 공격적으로 참여해야 함을 의미한다. 물론 결과적으로 아니면 말고, 빨리 손절하고 나와야 한다.
지지선과 저항선을 무시하지 않는다. 지지선과 저항선 근처에 오면 일단은지지 받거나 저항 받는다는 가정 하에 행동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상승시세에 가담해서 얼굴에 웃음꽃이 피는 와중에 저항선 근처에 오면 일단 익절매한다. 그러다가 저항을 뚫으면 다시 올라탄다.
일단 시세에 올라타서 평가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이때부터 차트에 파리볼릭 지표를 추가해서 trailing stop을 한다. 조심할 것은, 외국인이 선물을 엄청나게 샀다고 따라 샀다가는 모두 잃는다. 외국인 큰손의 장난일 수 있다.
경제 뉴스는 그야말로 ‘황’이다. 시세가 만들어진 후에 이유 갖다 붙이기에 불과하다. 시세 자체가 경제 상황에 대한 가장 좋은 지표다. 경제가 좋아질 것 같으면 귀신 같이 누가 알고 주식을 사기 시작한다.
현물을 살 때도 바닥권에서 어떤 사람이 물량을 왕창 매수한 흔적을 보이면서 계속 입질을 하면 같이 따라 붙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 사람들이 나 대신 가치분석을 열심히 해서 좋으니까 샀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