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자마자 무심정에 올랐다.
산성 둘레길을 왼쪽에 끼고
푸르럼이 짙은 유월의 오후
숲길로 차를 몰았다.
무성한 숲이 참 보기좋을 때다.
내 좋아하는 아이리시 음악이 푸른 숲길과 잘 어울린다.
창을 내리고 초록 빛을 은밀히 유혹하여 끌어 들였다.
내 유혹에 넘어온 초록빛 빛 빛...
나를 초록물이 들게 했다.
무심정.
무심하고도 정없는 사람
갑자기 이 생각이 났다.
혼자 속으로 웃었다.
차이나풍의 거대한 .... 금빛이 많이 묻어나는 집이다.
동래 온천장에서 동문을 넘어오는 일행과 합류하기 위해 잠시 기다려 섰다.
오늘 학교 가는 날만 아니었다면 함께 서너시간을 걸어 동문을 넘었을텐데...
무안연밥으로 점심을 맞았다.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맛깔스럽고 깔끔한 상이다.
인심 후한 주인장 단골을 알아보고 시원한 팥빙수를 덤으로 대접한다.
붉은 팥이 넉넉하게 담겼다.
오랜만에 가져보는 여유로움이다.
점심을 느그적대며 먹은 후 가까이 있는 동이님을 만나러 갔다.
요즘 내가 mbc 드라마 <동이>를 가끔 보는데 볼때마다 산성도예 동이님 생각이 났다.
속히 한번 가 봐야 할텐데.........봄빛 무르익기 전에 가야 할텐데....
하다가 .... 매번 놓치고 이제사 되었다.
오랫동안 찾지 않은 야속함 때문인지 동이님이 서운함과 반가움을 동시에 내비친다.
마당에는 여름 꽃들이 무리지어 피어 올랐다.
동이님은 내가 참 좋아하는 달맞이꽃을 닮은 여인이다.
갸녀리고 은은한
풀이파리에 이슬처럼 맑다.
차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동안 자주 못왔더니 여기 저기 많이 변했다.
들어오는 길도 좀 변했고 마당도 더 넓어졌다.
차 대접 잘 받고 밖으러 나오니 아직 해저물기는 글렀다.
요즘 부쩍 해가 길어졌다.
부른 배를 꺼뜨리려 다시 야생화 숲 산책을 나섰다.
끈끈이대나물과 붓꽃이 무리지어 피어있었다.
산앵두도 있다.
그렇게 오랫동안 숲에 머물러 있는 동안 내 온 몸은 초록물이 더 들어 버렸다.
이젠 숲이 나를 유혹해 온다.
그 끈끈한 유혹에 화들짝 놀라 돌아서니 숲에 그늘이 들기 시작한다.
**무심정 전경
**맛깔스런 무심정 식탁, 연잎밥상
**산성도예에서.
**은은한 달빛 향 머금은 달맞이꽃을 닮았지요.
**이제 야생화 숲 산책 나갑니다.
첫댓글 모두가 산성도예뿐인걸 ㅎㅎㅎ 하지만 그릇들이 정말 예쁘네요 ... 그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글고 야생화 구경하는 사진이나마 등산폼이 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