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20 - 서영남
석정여고 학생 아홉 명이 비가 많이 오는데도 불구하고 민들레국수집에 왔습니다. 작은 아가씨들이 참 고맙습니다. 지난 번에는 서로 다퉜습니다. 다시 안 올 줄 알았는데 사과하러 왔다고 합니다. 그 용기가 참 예쁩니다. 그렇습니다. 작은 아씨들이 싸우면서 크는 것 같습니다. 마늘 까고 감자 깍고 비오는 날 고생 많이 했습니다. 작은 아씨들의 사과하는 큰 마음 덕택에 기분 좋은 날이되었습니다.
오늘은 비가 참 많이 옵니다. 이렇게 많이 오면 민들레 꿈 공부방도 비가 샐 염려가 있고 민들레국수집 구관도 비가 샐 우려가 있어서 비가 샐 곳 근처의 물건은 미리 치워두어야 합니다.
민들레 희망지원센터는 마무리 공사가 한창입니다. 월요일부터는 대청소하고 집기들 자리를 찾아주는 작업도 해야할 것 같습니다. 민들레 희망지원센터를 이용하실 손님들 회원 가입 신청도 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참 많은 봉사자들께서 오셨습니다. 마늘 다듬고, 감자 깍고, 비가 오니까 부침개도 만들고, 고등어 자반도 굽고 그랬습니다. 막걸리도 조금씩 맛보고요. 점심 때 자원 봉사자 님들로만 민들레국수집 식탁이 꽉 찼습니다.
우리 손님들이 비가 많이 오니까 비 그치길 기다리다 기다리다 배가 너무 고프셔서 우산도 없이 비 맞고 식사하러 오셨습니다. 몇 개 준비해 둔 우산을 나눠드렸습니다. 어떤 손님은 맨발로 오셨습니다.
구두 밑창이 비를 맞고 벌어져버렸기에 구두를 손에 들고 맨발로 왔습니다. 슬리퍼를 드렸습니다.
첫댓글 이 세상의 많은 만남 중에서 사람과의 만남처럼 소중한 것은 없을 것이다. 좋은 만남이 좋은 삶을 살게 해주고 사람을 살려주기 때문이다.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에게 서영남 수사님과의 만남은 인생을 바꿔놓는 감동적인 만남이라 할 수 있다. 어떤 만남에도 사랑의 힘이 가장 크다는 것을,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기는 힘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도 그렇게 민들레 수사님처럼 살고 싶습니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 ^^